접속 안되는 공제회 홈페이지, ‘그들만의 리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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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속 안되는 공제회 홈페이지, ‘그들만의 리그’인가?
  • 박형재 기자 parkhyungjae@kongje.or.kr
  • 승인 2020.03.23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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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직원공제·파란우산공제 등 보안프로그램 필수 설치 강요
설치 안하면 서비스 이용 불가, 접근성·확장성 떨어져
한국교직원공제회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곧바로 보안프로그램 설치 창으로 넘어간다. 공제회 정보가 궁금해 들어온 일반인이라면 '뒤로가기'를 누르게 마련이다.
한국교직원공제회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곧바로 위와 같은 보안프로그램 설치 창으로 넘어간다. 공제회 정보가 궁금해 들어온 일반인이라면 '뒤로가기'를 누르게 마련이다.

[한국공제신문=박형재 기자] 한국교직원공제회 등 일부 공제회 홈페이지가 낮은 접근성으로 빈축을 사고 있다.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곧바로 보안프로그램 설치 창으로 넘어가 불편한 것. 공제회 회원이라면 파일을 설치하겠지만, 단순 호기심에 방문한 사람은 ‘뒤로가기’를 누르게 된다. 경찰공제회 등 다른 공제회들이 회원 전용 서비스만 보안을 요구하는 것과 비교된다.

16일 한국교직원공제회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곧바로 팝업창이 뜬다. ‘인증서 관리 프로그램이 설치되지 않아 서비스 이용이 불가합니다. 프로그램을 설치하시겠습니까’라는 내용이다. 확인을 누르면 통합설치솔루션, 공인인증서 보안, 키보드 보안, 스크래핑 모듈 등 4가지 프로그램 설치를 요구한다. 프로그램을 깔지 않으면 공제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운영하는 파란우산공제 역시 마찬가지다. 접속하자마자 팝업창을 통해 ‘보안클라이언트가 설치되지 않았습니다’라는 메시지가 뜨고, 확인을 누르면 자동으로 보안프로그램 설치가 이뤄진다. 공제상품을 둘러보기에 앞서 보안이란 진입장벽을 넘어야 한다.

건축사공제조합은 홈페이지 접속시 안내 팝업창조차 없이 곧바로 보안프로그램 설치창으로 넘어간다. 출력물 위변조 방지, 보고서 미리보기, 설치체크 프로그램 등 3가지를 필수로 깔아야 한다.

파란우산공제(위)와 건축사공제조합 홈페이지 역시 폐쇄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사진은 홈페이지 접속 후 보안프로그램 설치 화면으로 넘어간 모습.
파란우산공제(위)와 건축사공제조합 홈페이지에 접속한 뒤 자동으로 보안프로그램 설치 화면으로 넘어간 모습.

이처럼 보안프로그램을 강제로 요구할 경우 공제회를 자주 방문하는 회원이 아니라면 거부감을 느낄 수 있다. 비유하자면, 손님이 공제회란 상점에 찾아왔는데 물건을 살펴보기도 전에 문전박대하는 것이다. 최근 공제회들이 SNS 채널을 개설하고 열린 소통을 강조하고 있지만, 홈페이지 시스템은 여전히 ‘그들만의 리그’인 셈이다.

이에 대해 교직원공제회 관계자는 “작년에 홈페이지 리뉴얼 진행하면서 보안 프로그램을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며 “해당 문제에 대해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파란우산공제 관계자는 “이런 문제가 있는지 잘 몰랐다”며 “담당부서와 협의해 보안이 꼭 필요한 서비스가 아니면 프로그램 설치를 요구하지 않도록 바꾸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승윤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공제회는 비업무적인 상황에서 방문할 가능성이 낮은 곳이기 때문에 방문자가 공제회 회원이라는 것을 전제로 홈페이지를 운영해온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일반인이라면 보안프로그램을 깔지 않고 나갈 확률이 높다. 비즈니스를 확장시키려면 보다 많은 사람에게 퍼뜨릴 수 있도록 홈페이지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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