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보험시장 뒤흔드는 패스트트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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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보험시장 뒤흔드는 패스트트랙
  • 이재홍 기자 leejaehong@kongje.or.kr
  • 승인 2024.04.18 12:35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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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화된 퍼실리티…계약자에 더 큰 편익 제공
부당한 공동행위 저촉 소지…부담은 보험사에
마쉬는 지난해 4월 18일 보도자료를 통해 패스트 트랙의 출시를 공식적으로 알렸다. 사진: 마쉬 홈페이지
마쉬는 지난해 4월 18일 보도자료를 통해 패스트 트랙의 출시를 공식적으로 알렸다. 사진: 마쉬 홈페이지

[한국공제보험신문=이재홍 기자] 일반보험시장이 뒤숭숭하다. 마쉬코리아보험중개(마쉬)의 ‘패스트 트랙’ 때문이다. 글로벌에서의 탄탄한 입지를 토대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내놨다는 긍정적 평가와, 공정경쟁이나 보험업계 발전에는 역행하는 흐름이란 비판이 함께 나온다.

패스트 트랙

패스트 트랙은 일종의 퍼실리티(신용 공여)다. 마쉬는 지난해 4월 이를 선보였다. 마쉬가 체결하는 계약이라면 기본적으로 우량하단 전제에서, 최대 7.5%의 재보험 캐파를 추가로 제공해주는 방식이다. 재보험사 패널은 QBE(리더)와 캐노피어스로 구성됐다. 

일정 규모 이상의 일반보험계약은 통상 경쟁입찰 형태로 진행된다. 입찰에 참여하려는 보험사는 재보험사로부터 받은 요율(협의요율)을 기반으로 견적을 제출한다. 이때 협의요율은 직접 구할 수도, 보험중개사를 통해 찾을 수도 있다. 계약자는 각 보험사의 제시안을 검토해 최종적으로 결정한다.

판단요율 사용도 가능하나, 현실적으론 무리가 따른다. 대형 일반보험계약을 보험사가 단독으로 인수하기는 어려워서다. 재보험을 통해 위험을 분산해야 하는데, 낮은 금액이라면 재보험 가입이 여의치 않다. 참조순보험요율도 마찬가지다. 유연한 조정이 불가해 기본적으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 또 패키지로 다양한 특약이 묶인 계약에는 적용하기 어렵다.

협의요율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마쉬의 패스트 트랙은 일반적인 프로세스와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아무리 낮은 요율을 적용하더라도 7.5%의 재보험 캐파가 더 보장된다. 계약자에겐 보다 저렴한 보험료를, 보험사엔 추가적인 안전장치를 제공할 수 있다. 

패스트 트랙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낮은 보험료로 인한 리스크를 상쇄하기 위한 장치다. 원수보험료가 줄어드는 보험사엔 많은 RI 커미션을 제공한다. 어떤 요율로 체결되던 25%가 고정이다. 통상적인 수준을 넘어선다. 이는 보험사의 수익 감소를 어느 정도 보완해준다. 원수보험사가 2개 이상인 공동인수 계약에만 한정, 사고로 인한 위험도 완화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하나는 마쉬의 리테일 계약에만 사용한다는 거다. 요율이 낮으면 자연히 RI 커미션도 줄어든다. 그런데도 25%를 줄 수 있는 건 개별 계약에서 마쉬가 가져가는 브로커리지가 적다는 의미다. 패스트 트랙은 글로벌 마쉬에서 사용하는 퍼실리티다. 이른바 박리다매, 그만큼 많은 계약을 체결하기에 가능한 구조로 분석된다.

출혈경쟁 유도

문제는 이러한 패스트 트랙이 단순히 계약자의 편익 증대, 보험사의 위험 분산 역할만을 하는 게 아니란 점이다. 보험업계에선 더 낮은 보험료로 계약을 따내기 위한 출혈경쟁을 부추기는 부작용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우려한다.

최근 마무리된 SK실트론 계약이 대표적인 사례다. KB손해보험은 패스트 트랙의 지원을 받아 기존 대비 30%가량 보험료를 낮추며 계약을 따냈다. 최종 보험료는 35억원 수준, 기존 간사였던 DB손해보험은 처음엔 KB가 판단요율을 쓴 것이라 봤다. 굳이 무리하게 맞출 이유가 없다고 판단, 일찌감치 발을 뺐다는 후문이다.

지난해까지 마쉬는 이를 제한적으로 사용했었다. 올해부터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패스트 트랙으로 체결된 국내 계약은 약 68건, 대부분 기존 대비 20~30% 정도 보험료가 낮아졌다. 업종이나 손해율도 무관, 전년도에 사고가 있었던 곳까지 되레 보험료를 낮췄다.

공동인수로 한정했지만, 사고가 발생했을 때 보험사의 부담은 여전히 크다. 공동인수라 처음부터 가져가는 원수보험료도 적기 때문이다. 7.5%의 재보험 캐파가 있어도 92.5%는 남는다. 낮은 요율론 다른 재보험자를 찾기가 쉽지 않다.

반면 마쉬나 QBE의 부담은 적다. 일단 보험중개사인 마쉬는 손해율과 무관하다. QBE 역시 전 세계에서 마쉬가 패스트 트랙으로 가져오는 계약 모두를 인수하기에 국내에서의 몇 건의 사고로 심각한 영향을 받진 않는다. 

보험사로선 독이 든 성배와도 같다. 매출을 위해선 낮은 요율을 써야 한다. 마쉬의 패스트 트랙에 공동인수자로 참여하거나, 이보다 낮은 보험료를 제시해야만 계약을 수주할 수 있다. 사고가 나면 큰 리스크를 감수해야 함을 알면서 말이다.

일부에선 차라리 숏폴(shortfall)을 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마쉬가 제안하는 요율을 받아들이면 손해를 볼 가능성이 크니, 아예 공동인수에 참여하지 말자는 뜻이다. 패스트 트랙을 쓸 수 있는 전제가 2개 보험사 이상의 공동인수라, 다른 참여사가 없으면 성립할 수 없다.

하지만 성사 가능성은 적다. 손익보다 매출이 중요한 보험사엔 패스트 트랙에 동참할 유인이 크다. 또 글로벌 1위 브로커 마쉬의 영향력을 무시하기 어렵다는 점, 입찰에 참여할지 결정하는 건 자유지만, 보험사끼리 이를 논의했다간 자칫 담합으로 몰릴 수 있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보험업감독규정

금융당국은 계속해서 보험사들의 위험 보유 역량을 강화하고, 재보험 수지차 역조를 해소하려는 방향으로 규정을 정비해왔다. 그런데 해외 재보험사의 협의요율을 토대로 한 패스트 트랙은 국내 보험업감독규정과 상충될 소지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현재 기업성보험, 일반보험에 대해선 보험요율 산출근거를 포함한 기초서류 신고가 면제된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신고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다. 보험사는 협의요율을 쓰더라도 기초서류는 작성해야 하며, 해당 요율의 산출근거를 확보해 통계로 관리해야 한다. 또 요율 산출기관(보험개발원)에 이를 제공해야 하고, 계약자별 형평성이 저해되지 않도록 요율 산출 절차와 방법에 관한 내부통제기준도 마련해야 한다.

이러한 지침은 보험사들이 장기적으로 요율을 직접 산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물론 거대 위험을 담보하는 기업성보험의 특성상, 요율을 낼 수 있다는 것만으로 독자적인 보유가 가능하진 않다. 하지만 재보험사와의 협의에 있어, 요율을 산출할 수 있는 능력의 유무는 차이가 크다.

하지만 실무에선 이러한 규정이 잘 지켜지지 않는다. 요율 산출근거는 재보험사의 위험 평가 방법으로, 내부기밀에 해당한다. 보험사들이 참고해 스스로 요율을 낼 수 있는 데이터, 보험개발원이 참조순요율을 만들 수 있는 근거로 내주긴 쉽지 않다.

게다가 패스트 트랙은 마쉬의 리테일 계약이 전제다. 세부적인 언더라이팅보다 마쉬의 영업력이 우선 고려되는 구조다. 특정 계약의 요율이 왜 이렇게 산출됐는가에 대한 근거가 마쉬의 리테일 계약이기 때문이란 답은 정확한 리스크 관리를 위한 베이스 통계로 활용하기 어렵다.

보험사 입장에서도 딜레마다. 법규정상 보험사는 동질의 위험을 가진 계약자들을 차별할 수 없다. 그런데 이 경우 계약자가 보유한 위험도가 아니라, 패스트 트랙을 쓰느냐 마느냐에 따라 적용할 수 있는 요율이 달라진다. 

또 RI 커미션까지 미리 정해둔 건 특별이익 제공에 해당할 여지를 남긴다. 자사 리테일 계약의 재보험 출재도 담당하는 건 보험중개사업계에선 흔한 일이지만, 엄밀히 따지면 보험사는 정해진 모집수수료 외 별도의 이익을 보험중개사에 줄 수 없다. 그런데 이는 뒷 단의 재보험 출재까지 사전에 약속하는 형태로 볼 수 있다는 거다.

공정거래법

사업자의 자유로운 시장 참여와 공정한 경쟁을 촉진하기 위한 공정거래법의 취지와도 상충할 소지가 있다. 어떤 요율이든 7.5%의 재보험 캐파 추가와 25%의 RI 커미션 약속은, 정상적인 경쟁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우선 기업성보험 계약 과정에서 마쉬의 위치가 중요하다. 보험중개사인 마쉬는 기업성보험을 직접 인수할 수 없고, 보험사에 요율을 구해주며 실제 계약을 인수한 보험사로부터 모집수수료를 받는다.

이때 마쉬의 경쟁상대를, 같은 일을 수행하는 타 보험중개사라 본다면 위험도나 요율과 무관한 7.5%의 재보험 캐파 제공이 문제가 될 수 있다. 공정거래법에선 사업자(마쉬)가 부당하거나 과다한 이익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경쟁사업자(타 보험중개사)의 고객(보험사)를 유인하는 행위를 금한다.

만약 마쉬의 경쟁상대를 보험사로 본다면 ‘부당한 공동행위’에 저촉될 수 있다. 공정거래법은 이 요건을 상당히 포괄적으로 규정한다. 사업자는 계약‧협정‧결의 기타 어떠한 방법으로도 다른 사업자와 공동으로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하는 행위를 하거나, 합의해서는 안 된다고 정하고 있다.

공동행위의 주체는 둘 이상의 사업자이며, 반드시 경쟁 관계에 있는 경우로만 한정하지 않는다. 거래 단계를 달리하는 사업자 간 협정이라도 이것이 3자에게 효과를 미친다면 규제 대상이다. 패스트 트랙은 여기에 참여하는 둘 이상의 보험사에 재보험 캐파를 더 준다. 보험사들의 최저가 경쟁입찰에선 충분히 결과를 좌우할 만한 메리트다.

물론 패스트 트랙은 마쉬가 구축한 글로벌에서의 입지 때문에, 신뢰도를 바탕으로 한 요율 할인이 가능한 부분으로 이 자체로 부당하다 보긴 어렵다. 하지만 역으로 시장에서 마쉬가 차지하는 입지가 공정거래법상에선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거래상 지위가 우월한 사업자가 경쟁자를 배제하기 위해 행하는 차별적 행위라고 해석될 여지도 있다는 이유다.

1사2요율 비판하던 마쉬

과거 마쉬는 보험사들이 영업 경쟁력을 높이려 이른바 직급요율을 따로 만들어 운영(1사2요율)하던 걸 강하게 비판했었다. 보험사들이 자사 영업조직에게 보다 유리한 요율을 제공해 공정경쟁을 훼손하고, 직급요율을 진입장벽으로 대리점이나 보험중개사가 고객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기회를 제한하고 있다는 게 마쉬의 주장이었다.

같은 논리라면 QBE 역시 마쉬에 대해서만 별도의 기준을 적용한다. 이는 마쉬의 주장처럼 과도한 가격 경쟁을 초래해 손해율 악화를 야기할 수 있고, 패스트 트랙에 동참하지 않는 보험사들이 고객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기회를 제한하는 행위가 될 수도 있다.

또 마쉬는 보험사들이 전속 대리점과 보험설계사를 보호하기 위해 요율 제공과 인수를 거부하는 데 대한 문제도 제기했었다. 그런데 마찬가지로 패스트 트랙 참여사가 아닌 보험사들엔 경쟁적인 요율과 QBE의 재보험 캐파가 추가로 제공되지 않는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마쉬는 현행 7.5%의 재보험 캐파 제공 비율을 10%까지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까지 제한적으로 사용하다가 올해 들어 본격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한 점, 제공하는 재보험 캐파를 늘리려는 점 모두 패스트 트랙으로 인한 계약 유치의 유리함이 입증됐기 때문이 아니겠냐는 평가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SK 계열사가 어떻게 보면 마쉬의 대표적인 계약인데 지난해 이걸 많이 빼앗겼었다”며 “근래 이슈가 된 SK실트론 계약부터 해서 이제는 더 공격적으로 나서겠다는 행보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우려되는 건 이게 손해율도, 업종이나 보종도 무관(자동차보험 제외)하게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언더라이팅과 리스크 관리 같은 보험사의 기본적인 역량 강화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흐름이고, 이게 활성화되면 기업성보험의 건전성을 위협하는 치킨게임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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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보험 전문위원 2024-04-29 16:10:23
사실과 다른 내용을 일방적으로 썼네요

마쉬 2024-04-22 12:35:15
시장파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