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절이 하 수상(殊常)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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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절이 하 수상(殊常)하니
  • 남상욱 서원대 경영학부 교수(한국보험교육연구원 대표) kgn@kongje.or.kr
  • 승인 2020.07.20 07: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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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공제신문=남상욱] 하루가 멀다고 큰일들이 계속 벌어지고 있다.

가뜩이나 코로나19가 떨어져 나갈 기미조차 보이질 않는데, 깜짝깜짝 놀랄 만큼 큼지막한 사건이 끊이질 않는다. 불안 불안하다.

누구나 할 것 없이 모두가 신경을 곤두세우고 하루를 시작하지 않나 싶다. 참 힘들고 어려운 시기다.

이런 와중에 보란 듯 연거푸 불상사가 일어나면서 뜨거운 기름을 붓고 있다. 마음 편할 날이 없이 뒤숭숭하기만 한 요즘이다.

안타깝기 그지없는 고 최숙현 선수의 절규에 온 나라가 분노에 휩싸인 상태에서 갑작스러운 서울시장의 성추행 사건과 그의 자살은 그야말로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가했다.

그 어떤 권력이나 위력 아래 불거지는 갖가지 폭력이 더는 발을 못 붙이게 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그것을 일이 벌어지고 나서야 잠시 깨닫고, 또 사달이 난 후에야 분주하게 움직이곤 해 왔다. 그것도 너무나 안이하게 또 반복적으로. 그래서 되풀이되는 것이다.

숙주가 사라지지 않으니 시간이 흘러 사람들이 잊어버리면 슬금슬금 다시 숙주 활동이 시작된다. 되돌아볼 일이다.

문제는 사회적 망각성이다. 사회적 기억력 상실이다. 우리 모두 기억력을 강화해야 한다. 오래도록 잊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 똑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는다.

그리고 폭력 피해자는 우리 모두가 보호해야 한다. 피해자가 받았던 고통과 아픔을 우리 사회가 함께 고루 나눠 깊은 상처가 빨리 아물게끔 돕고 응원해야 한다. 2차 가해가 없도록 하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아울러 이번 일로 자살 전염이 발현되지 않게끔 사회적으로 경계해야 한다. 특히, 코로나19로 일상이 우울하고 무기력해지는 소위 코로나 블루 현상이 일고 있는 지금은 베르테르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모방 자살은 연쇄성을 키우기 때문에 더 큰 관심을 요한다.

사실 괴테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발표한 후 유럽의 많은 젊은이들이 베르테르의 옷차림까지 쫓으면서 모방 자살이 유행처럼 번져 나갔지 않나. 이에 당시 베를린 계몽주의 작가였던 크리스토프 프리드리히 니콜라이가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풍자한 젊은 베르테르의 기쁨(Freuden des jungen Werthers)을 출간해 베르테르의 자살을 꼬집을 정도로 자살 전염성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자살은 한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사회, 우리 모두가 나서서 자살을 막아야 한다.

이미 사회적으로 자살률을 낮추기 위한 여러 노력이 강구되고, 실제 자살 예방을 위한 갖가지 캠페인이라든지 자살 방지 교육 등이 여러 채널을 통해 실행되고 있다.

우리 공제업계도 이참에 건강한 사회로 나아가는 길목에서 자살 방지와 예방을 통한 생명 존중 캠페인에 동참하기를 권한다. 삶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공제업계가 나서서 전파하는 것은 참으로 귀한 일이 될 것이다.

아울러 성폭력 피해자 지원사업도 함께 추진한다면 공제업의 사회적 책임(Social responsibility) 수행에도 걸맞은 일이다. 무릇 동주공제(同舟共濟)의 모토와 같이 한마음 한뜻으로 함께 나아가는 공제업의 본질과도 일맥상통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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