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와 투기
상태바
투자와 투기
  • 김창기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 changki@korea.ac.kr
  • 승인 2020.02.17 07: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제회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적절한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
적절한 투자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먼저 투자와 투기를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

투자는 개인, 기업 또는 정부가 자본을 투입하여 경제적 생산 활동을 촉진하고 부가가치가 창출될 것을 기대하여 자본을 사용하는 경제행위이다. 반면, 투기는 경제적 생산 활동과 무관하게 오직 큰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위험이 큼에도 불구하고 자본을 사용하는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두 개념은 모두 현재 자본을 투입하여 미래 수익을 기대하는 활동이라는 점에서는 공통점이 있다. 따라서 투자와 투기를 개념적으로 명확하게 구분하기는 어려운 면이 있다.

하지만, 자본 투입의 목적, 근거, 기간 그리고 위험 감내 수준 등에서 차이를 구분해 볼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단기간에 큰 이익을 벌어들이면 투기라고 칭하는 데, 단기간에 벌어들인 큰 수익이라 할지라도 투기적이지 않은 방법에 의한 수익은 투기가 아니다.

일반적으로 단기 투자라고 하면 1년 이내의 자본 활용에 대한 결과가 나타나는 것을 말하지만, 그 활동을 모두 투기라고 할 수는 없다. 다만, 단기간에 큰 수익을 벌기 위해 큰 위험을 수반하거나 부정적인 방식으로 진행되는 경우 투기로 인식한다. 하지만 자본 경제가 발전하여 현재 국내 자본시장은 꽤 성숙한 상태이므로 현재 시장 상황에서 단기에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는 드물다. 즉 경제가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시기가 아닌 이상에야 단기에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는 투자 기회는 거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투자는 경제 발전에 도움을 준다.
다양한 경제 주체들의 투자는 실물 경제를 활성화하고 이를 통하여 이익이 창출되기 때문에 파지티브섬 게임(positive-sum game)이라고 볼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 국가 경제 발전에 좋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하지만 투기가 만연한 사회에서는 모두가 일확천금을 위해 고위험을 감수하고 자본을 활용하려는 투기 심리 때문에 일시적으로 자산들의 가격이 상승할 수 있지만, 언젠가는 거품이 드러나고 자산들의 가격이 다시 급격히 하락하게 되므로 그 자산에 자본을 투입한 대다수 사람들의 부는 사라지게 된다. 그러므로 투기 활동은 제로섬 게임(zero-sum game)이라고 볼 수 있으며, 극소수의 투기꾼들은 이익을 얻지만 다수의 사람들은 손실을 보게 된다.

경제는 다양한 분야들이 서로 연관되어 있어서 한 곳에서의 손실이 다른 분야의 손실로 전파되어 경제의 붕괴가 연쇄적으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과도한 투기 활동에 대하여 규제가 필요한 것이다.
즉, 투기 활동이 만연할 경우 이는 투기꾼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 전체의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회 국가적 문제가 될 수 있으므로 사회적, 법적으로 제재하거나 정책적으로 투기 활동을 제약하는 것이다. 공제회의 자산은 여러 공제회원들의 공제료에 의하여 조성된 기금에서 얻어진 것이다.

따라서 공제회의 투자 정책을 고려할 때 투기 심리에 휩쓸려서 무리한 투자를 하거나 적절하지 못한 투기적 거래를 하는 것에 대하여 매우 신중해야 한다. 투기의 결과는 공제회원들의 손실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잠재적으로 국가 경제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와 투기를 분별하여 적절한 투자를 함으로써 올 한 해 공제회의 좋은 투자 성과가 있기를 기대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