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판매채널의 효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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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판매채널의 효율성
  • 최미수 서울디지털대 교수 cms@sdu.ac.kr
  • 승인 2024.03.04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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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공제보험신문=최미수 교수] 보험은 대면채널 중심으로 판매되고 있다. 인터넷과 모바일 등을 통한 보험가입 비중은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이 각각 0.6%와 6.2%에 불가하다. 은행업 74.7% 및 금융투자업 83.6%와 비교해 보면 비대면채널 활용에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보험회사는 전속설계사 중심의 판매채널에서 벗어나 법인보험대리점인 GA와 방카슈랑스 등 비전속채널에 대한 판매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GA의 대형화와 함께 자회사형 GA설립이 증가하면서 GA가 모집시장의 핵심 판매채널로 자리잡았다. 최근 10년 동안 전속설계사는 연평균 3.7% 감소한 반면 GA소속 설계사는 4.8% 증가한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대면채널 중심의 시장구조는 판매인력 확보를 위한 회사간 과열경쟁으로 이어져 보험서비스 전달방식의 혁신이나 시장의 효율성을 저해하고 소비자 피해를 유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대면채널 중심의 모집시장에서는 대면 판매인력 확보가 회사의 성과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어 각 영업조직은 고객접점 확보를 위한 혁신적 노력보다는 설계사 채용과 영업조직 유지에 힘을 쏟고 있다.

설계사 확보를 위한 회사간 과열경쟁은 영업조직 운영비용 증가로 이어져 모집시장의 비효율성을 초래하기도 한다. 매출 확대를 동반하지 않은 판매인력 충원은 영업조직의 생산성 하락을 유발하며 모집시장의 과열경쟁에 따른 설계사의 잦은 이직은 부당 승환계약과 같은 불완전판매나 민원발생을 증가시키고 있다.

판매자가 중립적 위치에서 소비자에게 적합한 상품을 추천하는 것이 중요해 지면서 지난 1월부터 플랫폼을 통해 여러 보험회사에서 제공하고 있는 다양한 온라인상품을 비교하고 본인에게 적합한 상품을 추천받는 보험 비교·추천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보험 비교·추천서비스는 온라인 플랫폼에서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하여 소비자에게 적합한 여러 보험회사의 보험상품을 비교·추천하고 보험계약 체결이 가능한 보험회사 홈페이지로 연결해 주는 서비스이다.

이러한 변화는 소비자 편익증진과 건전한 모집시장 환경 조성에 기여할 것으로 보이나 운영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들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비교·추천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알고리즘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운영돼야 한다. 보험소비자가 비교·추천 순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알고리즘 주요사항 등이 소비자에게 충분히 안내되어야 한다. 물론 소비자가 선호와 필요에 따라 보험상품에 접근할 수 있도록 비교·추천기준에 대한 선택권도 제공해야 한다.

비교·추천과정에서 가공된 정보를 비교·추천 목적 외에 활용하거나 제공하는 행위도 제한해야 한다. 비교·추천을 위한 정보 수집·제공, 수수료 정산 검증을 위해서만 활용되어야 한다. 보험업법상 판매중개자에 대한 영업행위 규제 준수도 필요하다. 특별이익 제공은 연간 보험료의 10% 또는 3만원 이내로 제한되고 본인신용정보관리회사의 이익을 위해 금융소비자에게 적합하지 않다고 인정되는 계약 체결을 추천 또는 권유하는 행위가 금지되는 영업행위 준수가 필요하다.

또한 온라인 플랫폼 비교·추천을 통해 가입하는 경우와 보험사 홈페이지를 통해 가입하는 경우 보험료가 달라질 수 있음을 보험소비자에게 안내해야 한다. 보험소비자는 구체적 정보를 얻기 위해 각 보험사 홈페이지로 이동해야 하므로 플랫폼에 어느 정도까지 개인정보를 제공해야 하는지 그 가이드라인도 마련되어야 한다.

한편 감독당국은 비전속채널 및 GA 중심으로 보험계약이 체결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여 상품판매자에 대한 정보를 보다 체계적으로 공시할 필요가 있다. GA의 규모와 모집시장에 대한 영향력이 과거에 비해 현저히 증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보험회사 중심의 모집정보가 제공됨에 따라 공급자의 특징과 문제점을 평가하는 데 한계가 있다. 모집시장에서 판매채널의 다양성을 확보하면서 공정경쟁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채널 간 규제차익을 유발하는 모집규제에 대해서도 점검해야 한다.

GA와 플랫폼 등 보험 판매채널은 소비자의 편익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경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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