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제보험신문이 주간 보험브리핑을 시작합니다. 보험업계를 강타한 대형 이슈부터 정부 동향, 소소한 뒷얘기까지 눈에 띄는 정보를 살펴봅니다. |
◆1인실 입원일당, 과도한 개입 ‘불만’
금융당국이 1인실 입원일당 과열경쟁을 자제하라고 당부했습니다. 하지만 DB손해보험은 오히려 기존 60만원이었던 입원일당을 65만원으로 늘렸죠. DB손해보험뿐만 아니라 다른 보험사들도 1인실 입원일당 담보를 쉽게 내려놓진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영업현장에선 이 담보의 뜨거운 인기를 실감하고 있습니다. 금융당국이 제동을 걸어준 덕에 오히려 언제 없어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소비자 문의도 늘고 있죠. 보험사들은 대체 이 담보가 무슨 문제냐는 시각입니다.
일단 금융당국의 논리는 이렇습니다. 월 1~2만원가량의 보험료로 1인실 입원 때 60만원을 보장받는다면 하루 입원으로도 초과이익이 발생한다는 거죠. 이는 불필요한 1인실 입원을 유발할 수 있고, 사회적 낭비와 정말 필요한 환자들의 입원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고요.
보험사들은 반박합니다. 60만원이란 금액은 상급종합병원 1인실에 입원할 때 받을 수 있는 최대치라고요. 그리고 애초에 불필요한 1인실 입원이란 게 상급종합병원에선 불가능하다는 거죠.
상급종합병원의 병실은 넉넉하지 않습니다. 일반병실이 없어 부득이하게 1인실에 입원했다가 옮기는 경우도 많고, 이마저도 여의치 않아 근처 타 병원에 며칠씩 입원하며 병실이 나오길 기다리는 상황도 빈번합니다.
병실에 여유가 있어도 그렇습니다. 의사가 불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입원 자체가 불가능하죠. 그러니까 단순히 1인실 입원일당에 가입해 있다고 해서 다른 필요한 환자들의 입원 기회를 박탈하거나, 안해도 되는 입원이 만연해질 것이란 걱정은 기우라는 겁니다.
만약 금융당국의 우려처럼 불필요한 1인실 입원이 늘어난다면? 수익을 추구하는 보험사들은 방법을 찾을 겁니다. 보험료를 대폭 높이든, 심사기준을 강화하든. 어떤 식으로든 손해율을 낮추기 위해 노력하겠죠.
월 1~2만원으로 부득이한 상급병원 1인실 입원 때 비용을 보전받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의 니즈, 그 정도 보험료로도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다고 판단한 보험사, 발생하지 않은 일을 우려하며 과도한 경쟁을 자제하라는 금융당국의 논리가 빈약해 보입니다.
◆빅2 메리츠화재의 영업전략은 외주화?
메리츠화재가 지난해 순이익 기준으로 삼성화재에 이어 2위에 올랐습니다. 중대형사, 빅5 등으로 분류되던 메리츠화재가 이젠 명실상부하게 대형사 반열에 섰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재미있는 얘기가 들립니다. 김중현 메리츠화재 대표이사가 최근 38개 GA 대표들과 인도네시아에서 3박5일간 콘퍼런스를 가진 겁니다. 이 자리에서 GA 소득 개선, 보험사와 GA의 상생 방안 등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GA업계에선 우호 관계 수립을 위한 행사라고 말합니다. 판매실적의 큰 축을 담당하는 GA와의 관계를 돈독히 하기 위해서라고요. 아무리 전속 보험설계사들이 선전하는 메리츠화재라도 GA를 무시할 순 없는 상황이죠.
이게 또 보험업계의 주목을 받은 건 지난해와 이어진 행보이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연초엔 보험중개사들을 모아놓고 행사를 열었었거든요. 당시 보험중개사 매출액 기준 상위 5개사의 원수영업 담당자들을 불렀죠.
물론 이런 몇 차례의 행사가 곧바로 실적으로 이어지진 않을 겁니다. 보험중개사건, GA건 수수료 등 자사의 이익을 더 따질 수밖에 없으니까요. 하지만 신경을 써주고 있다는 표현만으로도 여러 보험사의 상품을 취급하는 외부 판매채널에는 이례적이죠. 같은 조건이라면 더 마음이 갈 거고요.
메리츠화재는 극단의 효율성을 추구하는 경영전략으로도 유명합니다. 정규직 지점장들을 모두 위촉직으로 바꾼 이른바 ‘피의 크리스마스이브’가 대표적인 사례죠. 그런 메리츠화재가 보험중개사, GA들을 챙기는 건 분명 이를 통해 더 많은 이익을 올릴 수 있다는 계산이 있었을 겁니다.
◆실적 높아도 골치 아픈 삼성화재
삼성화재의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 대비 12% 성장한 1조8184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계약서비스마진(CSM)은 3조4995억원을 달성했고, 이 역시 전년에 비해 9.5% 증가한 수치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실적 발표가 있던 컨퍼런스콜에선 삼성화재의 주주환원 정책에 관한 의문이 제기됐습니다. 탄탄한 자본 여력을 갖고도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을 보고 정책을 결정하겠다는 보수적 기조 때문입니다.
삼성화재는 앞서 보통주 1주당 1만6000원의 현금 결산배당을 결정했습니다. 전년 대비 2200원 증가한 금액입니다. 시가배당률은 6.5%로 전년 대비 0.1%포인트 늘었고요. 그렇지만 배당성향은 37.3%로 오히려 8.4%포인트 낮아졌습니다.
이에 대해 삼성화재는 주당 배당금 규모를 계속 늘려가겠다는 기조는 일관적이나 안정적인 이익 실현이 전제라고 밝혔습니다. K-ICS가 연말 기준으로 272%가 나오긴 했지만 연중 가장 낮았을 땐 263%까지 떨어졌었고, 내부 기준으로는 17% 정도 낮은 상황이라면서요.
게다가 IFRS17, K-ICS에 대해선 금융당국도 계속해서 가이드라인을 설정하거나 규제를 바꾸는 등 변화 이슈가 있었죠. 가장 기본적인 실적에 대해서조차 신뢰도가 부족한 것도 사실이고요.
결국 지금의 수치는 안정적이라고 하나, 이게 변하진 않을지. 혹은 계속 안정적일지는 장담할 수 없는 게 삼성화재의 상황입니다. 고배당을 자제하라는 금융당국의 언급도 있었던 터에 가뜩이나 실적 1위로 주목받는 삼성화재가 성급하게 배당을 확대하긴 아무래도 어려울 수밖에 없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