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있지만, 환급은 안돼…보험사 가산금리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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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있지만, 환급은 안돼…보험사 가산금리 파문
  • 이재홍 기자 leejaehong@kongje.or.kr
  • 승인 2024.01.19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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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화 주문에 내려가는 가산금리, 받은 이자는 ‘모르쇠’
부적절 관행 개선 두고…혜택, 상생 키워드로 본질 호도
금감원, “자의적인 마진율 탓에 부당이득 단정은 어려워”
금융감독원이 보험업계의 부적절한 가산금리 적용 사례를 적발하고 개선을 권고했지만, 이를 통해 수취한 이자 환급에 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금융감독원이 보험업계의 부적절한 가산금리 적용 사례를 적발하고 개선을 권고했지만, 이를 통해 수취한 이자 환급에 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국공제보험신문=이재홍 기자] 보험사들이 가산금리를 제멋대로 산정해 오다 적발됐다. 금융당국으로부터 개선 권고를 받고 저마다 가산금리를 인하하고 있는데, 이미 받은 이자에 대한 환급은 전혀 언급되지 않아 논란이 인다.

지난 9일 금융감독원은 ‘보험계약대출 가산금리 산정체계 점검결과’를 발표했다. 일부 보험사에 대한 검사에서 보험계약대출 금리 산정체계가 불합리한 것을 발견, 전 보험사를 대상으로 확대했던 사안이다. 

이에 따르면 9개 생명보험사는 시장금리 변동위험에 따른 기회비용을 가산금리 내 유동성프리미엄에 반영하고 있었다. 보험계약대출은 부채 조달금리를 해약환급금의 부리이율로 쓰기 때문에 시장금리 변동에 따른 기회비용과 무관하다. 

또 생명보험사 3개사, 손해보험사 1개사는 업무원가 배분대상이 아닌 법인세 비용을 업무원가에 배분했으며 대출과 관련이 적은 상품개발부서 등에서 발생한 비용을 업무원가에 포함하거나 합리적 근거없이 금리유형별(금리확정형, 금리연동형)로 다른 업무원가를 적용하고 있었다. 

이밖에 6개 생명보험사, 4개 손해보험사는 목표이익률을 별도로 산출하지 않고 가산금리를 먼저 확정한 후 기타 원가요소를 차감해 목표이익률을 산출해온 것으로 나타났으며, 일부에선 과거 고금리 시절 판매했던 보험상품 기초서류를 그대로 적용하고 있던 사례도 발견됐다.

금감원은 보험업계에 모범규준 개정 등을 통해 점검에서 확인된 불합리한 사항들을 개선하라고 지시했다. 

이후 보험업계에선 보험계약대출 가산금리 인하가 이어졌다. 한화생명이 17일부터 1.99%였던 가산금리를 1.50%로 내렸다. 교보생명도 같은 수준의 하향 계획을 밝혔고 삼성화재, 현대해상, KB손해보험, DB손해보험도 각각 0.5%포인트를 인하할 예정이다. 

가장 먼저 가산금리를 인하한 한화생명 측은 “금감원 개선 권고에 따라 보험계약대출에 적용되는 금리 산정체계를 합리화한 결과”라며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돼 있던 금리확정형의 가산금리를 금리연동형과 동일한 수준으로 맞췄다”고 설명했다.

일부 보험사들은 가산금리 인하에 대해 상생금융의 일환이라거나 많은 소비자의 이자 부담이 줄어드는 혜택으로 포장해 논란을 낳는다. 본래 가산금리에 적용하지 말아야 할 요인들을 적용해오다 감독당국의 점검에서 걸려 정상화한 것의 본질을 흐리고 있는 셈이다.

논란의 여지는 또 있다. 이번에 발견된 문제점 중 금리변동 위험을 가산금리에 포함시킨 부분이다. 이는 지난 2020년 6월 금감원이 배포했던 ‘생보사, 소비자 눈높이에 맞춰 보험계약대출금리 인하 추진’이란 자료에서도 똑같이 지적됐던 사안이다.

2020년 6월 3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보험계약대출금리 산정체계 개선방향. 자료=금융감독원
2020년 6월 3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보험계약대출금리 산정체계 개선방향. 자료=금융감독원

금감원은 당시에도 보험계약대출과 관련이 적고 산정근거가 불명확한 금리변동 위험을 가산금리 산정요소에서 제거하고 예비유동성 기회비용이 과대 추정되지 않도록 조정하겠다고 밝혔었다. 

이를 통해 전년 말 보험계약대출금액을 기준으로 전체 이용자의 연간 이자절감액은 589억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함께였다. 그런데 약 3년 7개월이 지난 후 진행된 점검에서 똑같은 문제가 되풀이된 것이다. 

하지만 그간 부당하게 적용한 가산금리로 수취한 이자에 대한 환급 여부는 거론조차 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선 점검을 진행한 금감원조차 마땅한 방법이 없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가산금리에는 업무원가 외에 보험사가 자의적으로 정하는 마진율이 포함된다”며 “일부 부적절한 요인이 포함된 데 대한 개선을 권고할 순 있지만, 마진율은 보험사가 정하기 나름이기에 최종적으로 산출된 가산금리에 따라 받은 이자 전체가 부당하다고 단정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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