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는 맞고, 지금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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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는 맞고, 지금은 다르다
  • 임도영 ehdud2011@naver.com
  • 승인 2023.12.26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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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보험라이프]

한국공제보험신문이 ‘2030보험라이프’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2030세대의 보험·공제에 대한 솔직한 생각과 에피소드를 공유하고, 실생활에서 진짜 필요한 보험 및 제도는 무엇인지 함께 고민합니다.

[한국공제보험신문=임도영] 종신보험은 중도해지율이 가장 높은 보험으로 손꼽힌다. 종신보험 가입자 10명 중 4명이 중도해지한다. 종신보험이 나쁜 보험이라서 그런 것일까.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걸까?

보험설계사가 종신보험을 판매할 때, 3040세대에게는 ‘가족에 대한 사랑’을 강조한다. 갑작스러운 사고 등으로 경제 사정이 안좋을 때 종신보험이 있으면 너무 든든하다는 것이다. 평소 담배 한 값, 커피 한 잔 안먹고 그 돈으로 보험료를 꾸준히 납입하면, 남은 가족의 행복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논리다.

솔로가 대부분인 2030에게는 그 개념이 먹히지 않아 수익률을 강조하며 보험 가입을 권유한다. ‘경제활동기 사망보장’ 플러스 노후 대비 측면에서도 ‘예·적금보다 수익률이 낫다’는 측면을 강조한다.

둘 다 틀린 설명은 아니다. 그런데 보험은 언제나 납입기간이 변수다.

종신보험 가입 시 결심했던 의지는 납입기간이 흐를수록 약해진다. 초창기 높은 사업비로 인해 해지환급률이 낮아 부정적인 느낌도 강하다.

통상 납입기간 15년(10년과 20년납의 중간치) 안에 삶의 변수는 생기기 마련이다. 경제적 여유가 있을 때 보험 가입을 했어도 살림살이가 빠듯해지면, 가족에 대한 사랑도 희미해지기 마련이다. 돈이 궁해지면 보험은 항상 제거 대상 1순위다.

한국에서 연금으로 노후준비를 한다는 것은 허상에 가깝다. 의무납인 국민연금을 제외하고, 퇴직연금의 연금수령비율은 2022년 기준 10%가 채 되지 않는다. 가입은 의무인 퇴직연금도 이러한데 강제성이 전혀 없어 스스로 가입까지 해야 하는 개인연금의 연금수령비율은 당연히 더 낮을 것이다. 그 개인연금보다도 수익성이 떨어지는 종신보험을 노후대비 목적으로 가입한다는 건 시작부터 기약이 없는 약속이다. 그래서 종신보험을 설명할 때는 ‘사망보장’을 강조해야 하는데, 실제로는 노후대비를 더 강조해 문제가 생긴다.

시간이 흘러도 가입한 보험상품은 변하지 않지만 내 마음은 아니다. 세월이 흐를수록 경험이 쌓여 같은 사물을 보더라도 그때그때 다르게 바라볼 수 있다. 가령 학창시절 좋아했던 음악이나 가수를 지금도 좋아하는지 떠올려보면 알 수 있다. 처음 1~10 중에 5에도 만족했던 사람이 시간이 흐르면 5는 별로이고, 6정도는 돼야 ‘좋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 시각을 장기상품이라는 보험에 적용하면, 종신보험 중도해지율이 높은 이유를 유추해볼 수 있다. 결국 흔들리는 건 내 마음뿐이다.

이번 글의 제목을 ‘그때는 맞고, 지금은 다르다’로 정했다. 여기서 말하는 그때는 ‘보험 가입 당시’이고, 지금은 ‘해지하는 시기’이다. 보험을 해지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보험상품이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고 생각한다. 그때는 좋아보여 가입했는데 지금은 별로라는 것이다. 그러고 나서 가만히 있는 보험회사나 상품 또는 보험설계사를 탓한다. 그러나 사실 내 마음이 달라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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