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과 ES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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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전문은행과 ESG
  • 김민석 마스턴투자운용 브랜드전략팀장·ESG LAB 연구위원 listen-listen@nate.com
  • 승인 2023.12.01 10: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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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공제보험신문=김민석] ‘인뱅’이라 불리는 인터넷전문은행의 ESG 행보에 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물론 아직 인터넷전문은행의 역사가 일천한 만큼, 앞으로 보완해야 할 요소가 한둘이 아닐 터이다. 여타 대형 시중은행과 비교했을 때 인터넷전문은행의 ESG 내재화는 여전히 갈 길이 먼 수준이다. 그럼에도 역으로 생각해 보면 인터넷전문은행의 사업도, ESG도 이제 시작 단계인 만큼, 앞으로 발전할 수 있는 여지도 그만큼 크다고 해석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이 ESG 경영을 추진할 수 있는 동력은 곳곳에서 발견된다. 일단 오프라인 점포를 운영하지 않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존재론적 특성 자체가 ESG 친화적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이니 무점포 영업구조는 당연한 것 아니냐고 반문하는 이가 있을 수 있겠다. 그런데 이는 우리가 당연시했던 금융 생활의 문법을 송두리째 바꾸는 것이다. 내점을 위해 차량을 이용할 필요가 없게 되고, 이는 탄소 배출 저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현금 보관 및 수송에 소요되는 에너지도 절약 가능하다.

무점포 영업구조와 연동되는 또 다른 특징은 ‘페이퍼리스(paperless)’다. 비즈니스 자체가 친환경 철학에 맞닿아 있는 것이다. 비대면 방식으로 계좌를 개설하고, 복잡했던 서류 뭉치가 전자 서식으로 변환된다. 대출 신청, 심사, 결과 안내까지 전 과정이 디지털화된다. 또 전자송금 방식을 통해 어음이나 수표 등에 사용되는 종이 사용도 줄일 수 있다. 책자 형태의 설명서도 필요 없다. 모든 설명은 앱을 통해 이뤄진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출범 취지 중 하나가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이라는 점도 특기할 만하다. 시작부터 상생금융, 포용금융의 연장선에 서 있는 것이다. 금융의 문턱을 낮춰 금융 취약 계층의 부담을 경감시키고자 하는 행보다. 이런 지점이 앞으로 전사적인 비즈니스 전략과 연계해 발전된다면, 다른 산업과는 차별화한 ESG 성과를 거둘 수 있는 토양이 될 것이다.

앞으로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사회적 책임 이행 요구 수준은 이전보다 훨씬 거세질 것이다. 외형과 영향력이 커지는 만큼 책임의 크기도 덩달아 커지기 마련이다. 최첨단 기술 도입을 통해 여러 방면의 운영비를 절감했을 터인데, 이 부분을 유기적으로 사회공헌 부분에 투입할 수 있는 체계적인 시스템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기부금심의위원회 또한 보다 내실 있고 투명하게 운영할 수 있도록 제도 정비에 나서야 하고, 다른 금융사 대비 부족한 ESG 전담인력 또한 시급히 확충해야 할 것이다. 과제가 산적하다.

은행권이 사회공헌에 지출한 금액 중 인터넷전문은행이 기여한 비중이 0.4%에도 못 미친다는 분석이 있다. 외국계 은행 하나와 비교를 해도 크게 부족한 액수다. 물론 수익과 자산 규모가 훨씬 앞서는 시중은행과 이제 막 영업의 발을 뗀 인터넷전문은행을 지출 금액 기준으로 비교하는 것은 가혹할 수 있겠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의 방향성이다. ‘혁신’을 내세웠던 인터넷전문은행이 ESG 분야에서도 창의적인 방식의 CSR 프로젝트와 업의 본질에 부합하는 형태의 캠페인 등을 통해 혁신적인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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