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공제회는 왜 미국 상업용부동산 대출에 투자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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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공제회는 왜 미국 상업용부동산 대출에 투자했을까?
  • 박형재 기자 parkhyungjae@kongje.or.kr
  • 승인 2023.11.17 15: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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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0리츠 1억달러 투자 약정, 비하인드스토리
©게티이미지뱅크

[한국공제보험신문=박형재 기자] 행정공제회가 미국 현지 상업용부동산 전문 투자회사인 3650리츠(3650REIT)에 1억달러(1360억원) 투자를 약정해 주목된다. 미국 상업용 부동산 경기침체가 심각하고 여러 공제기관이 오피스 투자 실패를 맛본 와중에 오히려 과감한 투자에 나선 것이다.

왜 투자했을까?

3650리츠는 ‘브릿지 앤드 이벤트 드리븐(Bridge and Event-Driven·BED)’ 대출 전략을 쓰는 부동산 대체투자 전문 기업이다. PF 이전의 브릿지론 단기대출을 통해서 수익을 낸다. 주로 건설 착공, 기업 인수, 리포지셔닝 전략, 자본 재조정 등을 추구하는 대출자들에게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미국 마이애미에 본사를 두고 미국 주요도시 5곳에 사무실을 두고 있으며 자산규모는 약 30억 달러다. 135억 달러의 서비스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3650리츠는 SVB 사태 이후 지난 18개월 동안 미국 상업은행들이 대출 규모를 줄인 가운데, 부동산 시장에 유동성을 적극 공급하며 고수익을 얻고 있다. 은행이 만든 유동성 공백을 3650리츠와 같은 사설 대출업자들이 채우고 있는 것이다.

특히 미국은 부동산 부실 자산이 많아지면서 은행들이 부동산 담보대출 조건을 까다롭게 설정하고, 기준금리도 올라서 담보대출 금리도 덩달아 올라갔다. 수요 공급 측면에서 대출 수요에 비해 은행 유동성 공급이 부족하다보니 이를 대체할 수 있는 3650리츠의 수익성은 더 좋아지고 있다.

게다가 부동산 가격이 떨어진 상태에서 LTV를 제공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자산운용이 가능하다.

행정공제회 관계자는 “미국 부동산 시장 상황이 어렵다보니 제도권 은행의 대출 조건이 굉장히 까다로워졌고, 이는 대체재 역할을 하는 3650리츠 같은 곳에는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리스크 관리 어떻게?

행정공제회의 투자 약정을 두고 ‘역발상’이라는 말이 있지만, 사실 계산된 전략적 투자에 가깝다. 여러 변수를 산정하고 모두 문제없다고 생각해 투자를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주변에서 가장 우려하는 것은 역시 시장 상황. 미국 상업용 부동산 침체가 심각한 가운데, 돈을 떼일 가능성은 없냐는 부분이다.

이런 리스크 관리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고민을 거듭했다. 우선 에쿼티 투자는 가격 하락이 좀 더 있을 수 있어서 투자가 어렵지만, 상대적으로 부동산 대출 자금을 투자하는 것은 가격이 일정부분 떨어져도 버퍼가 있기 때문에 좀 더 괜찮다고 생각했다.

또한, 3650리츠의 과거 투자-리스크관리 이력을 유심히 살펴보고,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관리되고 있는지 체크했다.

투자 의사결정을 위한 공제회 내부 심의, 미국 현지출장 및 운용사 실사, 외부 투자심의위원회 등을 모두 통과했다.

미국 최대 연기금 중 하나인 캘리포니아 교직원연금(CalSTRS)이 3650리츠의 지분을 갖고 있는 점도 투자 결정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행정공제회는 캘리포니아 연금과 2020년 2월 미국 부동산을 중심으로 투자하는 합작 벤처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등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연금은 1913년 설립됐으며 약 100만 회원을 위한 420조원 규모 자산을 운용 중이다.

행정공제회 관계자는 “투자가 어려운 게 남들 투자할 때는 좀 쉬고, 남들이 안할 때 투자해야 하는데 그런 적절한 투자처를 찾기가 쉽지 않다. 3650리츠의 리스크관리 사례를 봤을 때 신뢰할 수 있었고, 미국 부동산 시장 및 대출시장 등을 면밀히 검토해 투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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