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경영 보고 기준, GRI 스탠다드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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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경영 보고 기준, GRI 스탠다드에 대하여
  • 김민석 마스턴투자운용 브랜드전략팀장·ESG LAB 연구위원 listen-listen@nate.com
  • 승인 2023.11.08 10: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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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의 ESG 오디세이]

[한국공제보험신문=김민석]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는 기업이 늘어나면서, 보고 지침 및 기준에 대한 토의가 그 어느 때보다 왕성하다. GRI(Global Reporting Initiative) 스탠다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ESG 담당자들에게는 낯선 개념이 아닌데, 또 막상 GRI 스탠다드를 주제로 논의해 보려고 하면 생각만큼 쉽지는 않다.

GRI는 1997년 미국 보스턴에서 비영리단체인 세리즈(Ceres) 등에 의해 발족했다. GRI 스탠다드는 GRI 산하 글로벌 지속가능성 표준위원회(GSSB, Global Sustainability Standards Board)가 고안한 지속가능성 보고 표준이다.

2000년 선보인 GRI 가이드라인(G1)은 지속가능성 보고와 관련된 최초의 글로벌 프레임워크로 평가받고 있다. G2(2002년), G3(2006년), G4(2013년)로의 발전 과정을 거쳤고, 이후 ‘가이드라인(Guideline)’에서 ‘표준(Standards)’으로 무게중심의 이동이 있었다. 2021년에는 2023년부터 필수로 적용해야 하는 ‘GRI 스탠다드 2021’이 발표됐다.

GRI 스탠다드는 세 개의 기둥으로 이뤄져 있다. 보편 표준(Universal Standards), 섹터 표준(Sector Standards), 주제 표준(Topic Standards)이다. 보편 표준은 다시 세 가지 줄기(GRI 1, GRI 2, GRI 3)로 나뉜다. GRI 1에서는 GRI 스탠다드의 목적, 핵심 개념, 보고 원칙 등을 설명한다. 핵심 개념은 영향(Impact), 중요 주제(Material Topics), 실사, 이해관계자가 포함된다. 보고 원칙은 총 여덟 가지(정확성, 균형성, 명확성, 비교가능성, 완전성, 지속가능성 맥락, 적시성, 검증가능성)이다.

아울러 요구사항(Requirements), 지침(Guidance), 권고사항(Recommendation)의 차이점도 숙지해야 한다. ‘shall’로 표현되는 요구사항은 반드시 표기되어야 하는 성격을 갖는다. 기밀 사항과 같은 이유가 있다면, 이에 대해 추가로 설명을 해야 한다. 지침 및 권고사항은 요구사항처럼 ‘반드시’ 공개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GRI 2에서는 조직 정보, 보고 관행, 거버넌스, 정책 등을 다루고 있다. 총 30개의 항목이 있는데, 앞의 5개는 필수 공개 지표다. 나머지 25개 항목은 합당한 사유가 있으면 생략할 수 있다. GRI 3은 조직의 중요 주제(Material Topics)를 결정하는 방법에 대한 단계별 지침을 제공한다.

다음으로 섹터 표준은 조직이 속한 산업의 중요 주제에 대한 개요와 영향을 서술한다. 가령 GRI 11(석유와 가스), GRI 12(석탄), GRI 13(농업, 양식업, 어업)에서는 각 산업의 중요 주제 리스트를 제시한다. 섹터 표준은 GRI 스탠다드 2021에서 새롭게 추가된 영역이다.

주제 표준은 말 그대로 특정 주제(Topic)와 관련한 영향에 대한 정보를 보고할 수 있는 표준을 다룬다. 크게 경제 성과(GRI 200), 환경 성과(GRI 300), 사회 성과(GRI 400)로 구성된다. GRI 200에는 시장 지위, 조세 등이 포함되며, GRI 300에는 에너지, 생물 다양성, 폐기물 등이 들어 있다. GRI 400은 고용, 다양성과 기회 균등, 공급망 관리, 고객 정보 보호 등으로 이뤄져 있다.

GRI 스탠다드의 밑그림을 간략히 다뤄봤다. 추후 다른 칼럼에서 세부 영역별로 한 발짝 더 깊이 들어가 보고자 한다. 우리가 흔히 쓰는 용어나 개념이 지속가능성 보고라는 맥락에서는 다르게 적용될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최근 각 기업에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했다는 기사가 연이어 게재되고 있다. 모 기업과 관련한 기사의 일부다. “보고서는 지속가능경영 국제 보고 가이드라인인 GRI(Global Reporting Initiative) 스탠다드 2021을 준수해 작성했으며, 객관성과 신뢰성 확보를 위해 전문 검증기관의 제3자 검증을 받았다.”

기사에는 간단히 쓰였지만, 이번 글에서 다룬 ‘GRI 스탠다드’가 기사 본문에 기재되어 있다. 이제 관심 있는 기업의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받아보자. GRI라는 렌즈를 통해서 읽게 되면, 보고서의 전체적인 구조가 한눈에 들어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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