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의 자화상 I
상태바
초고령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의 자화상 I
  • 박상범 항공대 경영학부 교수 psb2214@hanmail.net
  • 승인 2023.09.18 11: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공제보험신문=박상범 교수]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들이 적지 않다. 삶을 바라보는 인문학적 소양, 다양한 체험과 여행, 사람들과의 관계 구축 등이 대표적이다. 은퇴 이후 길어진 인생을 행복하게 살려면 그에 맞는 적절한 준비가 필요하다.

이 중에서 가장 중요한 준비는 경제력이다. 많은 기업들이 정년을 55세 전후로 설정해놓고 있어 그 이후는 생계 걱정이 크다. 자영업자나 사업가 등을 제외한 대부분 직장인이 이에 해당한다.

직장인들은 사회생활을 하며 가족부양과 회사의 발전을 위해 노력한다. 그러면서 가장 우선시하는 목표 바로 내 집 마련이다. 그리하여 평생을 다 바친 직장을 떠날 때는 집 한 채와 약간의 퇴직금이 전부인 경우가 많다. 그나마 내 집을 마련하고 대출금을 다 갚고 나온 경우는 나은 편이다.

국민 대다수가 거주하는 아파트는 사실 금융방편으로 볼 때 상당히 불리하다. 예전 가옥은 사랑채나 기거하는 방들의 구조가 따로 떼어서 살아가는데 상대적으로 편리한 부분이 있었다. 즉 전세나 월세로 가옥의 일부분을 할애해도 크게 불편하지 않았다.

그러나 아파트는 그 구조상 방 일부를 전세나 월세로 활용하기 쉽지 않은 구조다. 하는 수 없이 집을 담보로 융자를 받아서 생활비로 활용할 때, 고정 수입이 있는 경우는 별 문제가 없으나, 수입이 마땅치 않은 은퇴자나 고령자는 대출금 상환에 문제가 생기면 고율의 연체금 등으로 자칫 주택을 잃을 수도 있다.

이러한 어려운 점을 보완하고자 도입된 제도가 역저당제도(reverse annuity mortgage loan)이다. 필자가 1990년대말 처음 역저당제도 도입의 필요성을 역설했을 때 역연금저당제도라고 칭했는데 지금은 역저당제도로 부른다. 또한 제도의 구조상 생명표 등 데이터가 축적되어 있는 생보사 등 보험사가 이 제도를 운영하면 좋을 것이라 제안했는데 정부에서는 주택금융공사라는 공기업을 세워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는 모두 노후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잘나갈 때 계획 없이 펑펑쓰면 늙어서 생활고에 시달릴 수 있다.

흔히 개인이 노후를 대비할 때 3가지 축을 활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가장 바탕이 되는 축은 국가·사회를 통해 보장받는 부분이고, 다음이 개인이 속해 있는 회사나 조직을 통하여 보장받을 수 있는 부분이다. 나머지가 본인 스스로 준비해야 할 부분이다.

국가는 국민연금 등 연금제도를 운영하며 기본적 보장을 제공하고, 퇴직연금이나 기업연금 등을 통하여 회사나 조직이 다음 단계의 보장을 담당한다. 최종적으로 개인이 스스로를 위하여 노후준비를 하는 것은 개별적으로 알아서 할 부분이다.

다만, 국가는 개인이 노후준비를 할 때 활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제도나 방법들을 고안하고 마련해서 제시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개인의 노후생활 준비와 관련해 생각해볼 부분이 있다. 바로 세금과 제도운영이다. 정부가 매년 예산을 세우고 집행하게 되는데 예산은 세금으로 조달된다. 이때 누가 얼마만큼의 세금을 부담할 것인가 하는 부담주체 및 부담액 관련 이슈가 있다. 특히 오랜 시간 축적되고 장기간 운영되는 기금이나 연금에 있어서는 세율 및 세금부과 방식에 따라 그 결과에 상당한 차이를 가져올 수 있다.

제도운영 관련해서 생각해 볼만한 것은 역저당제도와 관련하여 주택금융공사 단독으로 관련 제도를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가 하는 점이다. 공기업이라는 주체가 운영할 경우 안정성이나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유리한 점이 있지만 효율성이나 급변하는 상황에 신속하고 기민하게 대처하는 데에는 아무래도 한계를 보일 수 밖에 없다. 특히 소비자에게 다양한 선택권 부여라는 측면에서는 보험사나 은행 등에게도 관련 제도 운영에 참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바야흐로 초고령사회 그리고 백세시대를 바라보는 시점이다. 각자의 현실 속에서 노후 생활 준비를 철저히 하고, 이를 실행하는데 있어 작은 부분이라도 소홀하지 말아야 한다. 지금이라도 자신의 경제력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퇴직 후 수입이 줄어든다면 감당할 수 있는지, 다른 수입원이 없는지 등을 고민해보기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