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제업계 악성민원 대처법
상태바
공제업계 악성민원 대처법
  • 홍정민 기자 hongchungmin@kongje.or.kr
  • 승인 2023.08.30 09: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회원 가입, 급여금 청구, 보상 문의 등 다양
돈 문제 얽히면 민감, ‘금감원 찌른다’ 협박도
콜센터 조직 전담관리, “고맙다”는 말에 보람

[한국공제보험신문=홍정민 기자] 공제기관에서 가장 힘든 업무는 ‘민원 처리’다. 조합원 문의사항을 해결하는 단순 응대도 있지만, 각종 고충처리나 말도 안되는 요구사항도 많기 때문이다. 이를 적절히 쳐내면서도 상대방이 기분나쁘지 않게 응대하려면 상당한 기술이 필요하다. 공제기관 민원 담당자를 만나 각종 민원과 이에 대한 대처법을 들었다.

단순 문의부터 공제금 청구까지 다양

공제기관에 오는 민원의 종류는 다양하다. 단순 공제 가입 문의부터 급여금 청구, 보상 문의, 공제금 청구, 서류 제출, 저축성공제 금리 문제까지 제각각이다.

회원 가입이나 서류안내 같은 단순 문의사항의 경우 비교적 손쉽게 해결 가능하다. 그러나 보상 등 돈 문제가 얽히면 민원인의 언성이 높아지기도 한다.

A공제회 관계자는 “우리는 목돈수탁급여 등 저축성공제를 운영하는데 급여금을 지급일 전에 급하게 받을 수 있냐는 문의가 난감하다”며 “업무일이 아닌데도 막무가내로 처리해달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B공제조합 관계자는 “공제금 청구 절차에 대한 문의가 가장 많고, 그 다음으로 보상 여부에 대한 문의가 많은 편이다. 특히 보상문제는 자신이 생각했던 금액보다 적게 들어오면 저희에게 따지는 경우가 많다. 조합 규정과 절차대로 진행했다고 설명해도 말이 통하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금감원에 찌를거에요”

민원인 중 악질은 금융감독원, 감사원, 국토교통부 등 상급기관에 ‘찌르겠다’고 나오는 경우다. 공제 사고에 따른 보상이나 업무 처리가 마음에 안든다며 다른 기관에 악성 민원을 넣는 것이다.

민원 담당자에게 아무 귀책이 없어도 하나하나 다 답변하고 소명해야 해서 시간은 시간대로 뺏기고 마음도 상한다. 일부 상급자는 전후사정 파악도 않고 왜 민원 들어오게 했냐고 구박하고, 심지어 민원접수 기록 만으로 인사평가에 반영될 수 있다는 스트레스도 받는다.

C공제회 관계자는 “정신적 피해보상 명목의 금전 요구, 조직 내 관리자 면담 요구, 반복 민원 제기로 인해 업무 처리 시간이 많이 소요되며 민원인 요구 수준의 합의금 지급이 이뤄지지 않으면 민원 취하로 이어지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서  골치아프다”고 털어놨다.

악성 민원은 공제 담당 공무원들도 대응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공무원은 국민이 제기한 민원에 대해 답변할 의무가 있고, 소소한 것이라도 하나하나 응대하다보면 시간과 심력이 소모된다.

실제로 육운공제조합을 담당하는 국토부 자동차운영보험과 주무관의 경우, 최근 인사이동을 통해 담당자가 배정됐으나 조합원 민원에 시달리다 3개월만에 휴직하고 다른 담당자로 바뀌었다. 택시기사 등 ‘시간 많고 기동력 있는’ 민원인이 너무 쪼아서 스트레스가 극심했다는 후문이다.

민원 전담 콜센터 운영 

민원 처리가 골칫거리로 떠오르자 아예 전담 조직을 세팅한 경우도 있다. 회원수 82만명에 달하는 교사를 관리하는 교직원공제회와 일용직 건설근로자들을 관리하는 건설근로자공제회가 대표적이다.

교직원공제회는 민원처리 전담 ‘콜센터’를 갖고 있다. 다른 공제기관들도 회원지원팀, 조합원지원팀, 대외협력실 등의 민원 전담부서가 있지만, 교공은 워낙 회원수도 많고 다양한 민원이 들어오다보니 아예 회원복지부 산하에 콜센터를 따로 만든 것이다.

회원들이 콜센터에 민원을 넣으면 이를 주제별로 정리해 담당 부서로 전달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해당 민원은 콜센터에서 피드백을 주거나, 부서에서 직접 회원에게 연락한다.

교공 관계자는 “회원 문의사항이 많아지면서 이를 전문적으로 맡아 빠른 시일 안에 해결할 수 있도록 콜센터를 조직했다”고 말했다.

찾아가는 민원 상담서비스를 운영하는 곳도 있다. 건설근로자공제회는 건설현장 근무로 공제회에 직접 방문이 어려운 공제회원(건설근로자)의 편의를 위해 ‘찾아가는 상담버스’를 운영 중이다.

주요 건설현장과 새벽인력시장 등을 방문해 고용·복지 등에 대한 다양한 민원을 듣고 원스톱으로 해결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동상담 버스 방문은 건설사 관계자나 근로자가 신청할 수 있으며, 매주 방문일정을 홈페이지에 알리고 있다.

“고맙다”는 한마디에 보람

민원 처리가 어려운 이유는 회원들이 기본적으로 불만을 품은 상태에서 접근하기 때문이다. 단순 문의야 매뉴얼대로 응대하면 그만이지만, 공제금 지급, 사고 보상과 같은 사항은 민원인이 원하는대로 처리해주기 어렵다.

보상부서에서 이미 내부 절차에 따라 자세히 검토하고 보상이 끝난 사항을 다시 들춰봐야 추가 보상이 쉽지 않은 것이다. 그럼에도 민원인들은 공제조합의 주인이자 이용자이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서 해법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그 과정에서 실제로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거나, 불편했던 부분을 해결해줄 때 민원 담당자들은 큰 보람을 느낀다.

D공제기관 관계자는 “회원들이 공제회에 대해 궁금증이 생기거나, 불편한 점이 있으면 가장 먼저 찾는 것이 민원부서”라며 “우리가 공제회의 얼굴이라는 생각으로 가능한 선에서 최대한 해결해주려고 노력한다. 상담을 받고 고충이 해소되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노력해줘서 고맙다는 말을 들을 때 보람있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