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결정시 위험의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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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결정시 위험의 반영
  • 박상범 항공대 경영학부 교수 kgn@kongje.or.kr
  • 승인 2023.08.23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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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공제보험신문=박상범 교수] 정부는 여러 분야에서 정책 결정을 한다. 특히 도로, 공항, 철도 등 사회 인프라 건설에는 막대한 세금이 투입되므로 의사결정 과정에서 철저한 사업타당성 조사와 투명한 절차가 요구된다.

예컨대 도로 등 특정 인프라 건설 필요성이 제기되면 우선 여기에 투입되는 비용(cost)과 이로 인해 얻는 효익(benefit)을 계산하게 된다.

민간영역이라면 비용대비 수익을 고려할 것이다. 사실 비용대비 효익(수익)이 상당히 크다면 민간차원에서 수행하는게 권장된다. 비용대비 효익이 작거나 약간 높을 경우가 주로 공공영역에서 감당하는 부분이다. 물론, 사업의 우선순위, 지역적 필요성, 정치적 상황 등이 고려될 것이다.

비용 대비 효익을 계산할 때 생각해볼 것은 비용은 상대적으로 쉽게 산출할 수 있지만, 효익은 추산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예컨대 도로공사 사업에 드는 비용(투입예산)은 토지수용, 공사비, 부대시설 설치비 등이 필요하다. 이러한 비용에 대한 추산은 집적된 자료, 훈련된 전문인력, 상황변동 등에 대한 고려 등을 감안하여 그리 어렵지 않게 해낼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비해 효익부분은 산출하기 어렵다. 도로건설의 경우 이동시간 절약, 연료비 절감, 건설사업으로 인한 고용효과 및 파급효과 등을 생각해 볼 수 있고, 이동시간 절약이나 연료비 절감은 예측된 교통량을 감안하여 계산할 수 있을 것이다. 투자된 건설자금에 따른 고용증가 등 파급효과 역시 적절한 계산방식으로 계산해 낼 수 있다.

다만, 여기에는 숨겨진 비용이 있으니, 토지수용 및 도로건설에 따른 자연 및 생태계 파괴, 보존가치 상실, 소음 등 지역사회에 미치는 악영향, 교통사고 증가 등의 부정적 영향 등이 있을 수 있다.

공항 건설이나 철도, 원자력발전소 등의 건설 또한 유사하다. 공항 건설에는 소음과 지상의 공기 및 토지오염 등의 위험이 있고, 철도 건설의 경우는 도로 건설과 유사한 피해 위험이 있다. 원자력발전소 건설의 경우는 원자력 누수, 핵폐기물 처리 관련 위험 등이 도사리고 있다.

이러한 대규모 인프라 건설의 비용 대비 효익 분석에 있어서는 건설에 따라오는 부정적 위험들을 고려할 필요가 있으며, 이들 위험이 현실화됐을 때 이를 치유‧복구하는데 소요될 자원도 비용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본다.

이 경우 소요될 자원의 계산법을 문제삼을 여지가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인프라 건설 관련 상당한 경험을 축적하고 있으며 그로 인해 발생했던 부작용에 대한 자료 역시 상당한수준으로 확보하고 있다. 또한 가상가치평가법(contingent valuation method; CVM) 등 위험이 현실화됐을 때 피해 규모를 산정할 수 있는 방법들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따라서 계산상 문제는 극복가능할 것이라 판단된다.

앞에서 효익 부분의 계산이 상대적으로 어렵고, 계산하는 주체의 주관적 견해가 반영될 소지가 다분히 존재한다는 점을 적시했다. 또한 인프라 건설에 수반되는 위험과 피해들의 복구하기 위한 비용도 사업비용에 포함하자는 제안을 했다. 이는 꼭 필요한 인프라 구축 사업을 위축시키려는 뜻은 아니다.

, 건설 사업 하나하나 결정하는데 있어 최선을 다해 관련 비용들을 추산하고 건설에 따른 효익을 계산하여 적절하고 유용한 사업 결정이 되도록 하자는 취지다. 최근 서울양평 고속도로 건설사업을 보면서 정치적 위험 역시 비용에 포함시킬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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