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서울개인택시조합, 복지법인 감사 부당해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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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서울개인택시조합, 복지법인 감사 부당해임 논란
  • 홍정민 기자 hongchungmin@kongje.or.kr
  • 승인 2023.08.24 09:4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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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장 지시로 쌀 사은행사·밴 사업 계약 ‘무리수’
감사보고서 통해 지적하자 주주총회 열어 해임
이영식 감사가 작성한 서울개인택시복지법인의 2022년도 하반기 감사보고서의 감사지적 및 권장사항.
이영식 감사가 작성한 서울개인택시복지법인의 2022년도 하반기 감사보고서의 감사지적 및 권장사항.

[한국공제보험신문=홍정민 기자]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복지법인 감사가 억울하게 해임된 것으로 드러났다. 차순선 이사장의 지시로 복지법인이 사은행사용 쌀을 비싸게 매입하고, 수익사업을 외면하는 등 조합에 손해를 입히자 이를 지적하는 감사보고서를 썼다가 쫓겨난 것이다.

가스충전소 사은행사… “차순선 이사장 고향 쌀 낙찰”

지난해 6월 차순선 서울조합 이사장은 복지법인에 쌀 사은행사를 요구했다. 복지법인이 운영 중인 가스충전소 이용조합원에게 감사의 의미로 쌀을 나눠주라는 것이다.

복지법인은 2017년 설립된 서울개인택시조합의 출자회사로 차량용 가스충전소 사업, 충전소 이용 조합원 대출보증, 택시복지몰 운영, LPG 구매 환급금 안내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조합은 복지법인 주식의 62.2%를 갖고 있어 지시에 따를 수 밖에 없다.

복지법인 경영진은 이미 조합원에게 충전소 이용실적에 따른 현금 캐쉬백 행사를 하고 있다며 쌀 사은행사에 반대했다.

특히 대손충당금(회수 불가능한 채권에 대비해 쌓아놓은 돈)이 53억원으로 재무건전성이 낮아 현금성 이벤트는 무리라는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조합의 영향력이 큰 상황에서 이사장 지시를 거부할 수 없어 결국 사은행사가 진행됐다.

쌀 납품업체 선정을 위해 지난해 6월 24일 입찰공고를 낸 후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7월 1일), 현장실사(7월 4일), 납품계약체결, 각 충전소에서 사은행사 실시(7월 18일) 등의 절차가 3주만에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그런데 우선협상 대상자 2곳 중 ‘대동 미곡처리장’에 대한 현장실사를 마치자, 노동갑 복지법인 대표는 나머지 1개의 현장실사를 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또한 이영식 당시 복지법인 감사는 현장실사 다음날 ‘쌀값 폭락’ 기사를 접하고, 쌀값 현지 시세에 대한 재조사 및 재입찰 후에 계약을 체결하자며 긴급이사회 소집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쌀 사은행사 업체 선정이 사실상 수의계약으로 진행됐다. 약 8억원의 예산을 사용해 차순선 이사장의 고향인 ‘대동 미곡처리장’의 쌀이 정가 그대로 낙찰됐다.

밴 사업 제동, 연 1억8000만원 기대수익 증발

그동안 복지법인은 13개 가스충전소 밴 사업 운영을 외주 업체에 맡겨왔다. 그러나 지난해 9월 30일 외주업체와 계약이 만료되면 복지법인이 직접 사업에 뛰어들 생각으로 3월 29일 주주총회에서 정관에 ‘신용카드 단말기 설치사업’을 추가했다.

밴 사업은 신용카드 단말기를 설치·관리하고 수수료를 받는 것이다. 복지법인이 보유한 가스충전소 카드 단말기 관리로 매년 1억8000만원의 수익이 예상됐다.

그런데 기존 업체와 계약기간이 만료되자 노동갑 복지법인 대표는 말을 바꿨다. 이사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외주업체 2곳과 3년간 신규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노 대표는 계약 이유로 차순선 이사장의 의사를 무시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에 따라 3년간 기대수익인 5억4000만원이 사라졌다.

이영식 감사는 정관변경까지 하면서 추진한 신용카드 단말기 사업과 수익을 포기하고 다시 외주업체와 계약하는 것은 잘못됐으니 철회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으나 무시됐다.

밴 사업 계약 관련 감사 지적서면.
밴 사업 계약과 관련한 감사 지적서면. 

감사보고서 제출과 동시에 해임, ‘재갈물리기?’

당시 복지법인 감사였던 이영식 감사와 김치각 감사는 2022년 하반기 감사를 마치고 복지법인의 투명한 운영을 위해 쌀 매입 계약 및 충전소 밴 사업에 대한 진상조사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감사보고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감사보고서가 제출된 후 긴급이사회가 소집됐고 그 자리에서 예상 못한 회유와 압박이 들어왔다.

노동갑 복지법인 대표는 “차순선 이사장으로부터 이영식 감사가 개인 유튜브로 조합 정책을 지속적으로 비난하며 조합원들에게 불신 이미지를 조성해 조합과 조합원에게 피해를 주고 있어서 해임할 것이니 임시주총 절차를 밟으라는 공문이 왔다”며 “단 이영식 감사가 유감 표명을 하면 대표가 책임지고 없었던 일로 하겠다”고 회유했다.

이영식 전 감사는 “조합을 비난하는 영상을 올린 적이 없으니 유튜브 영상을 확인해달라”고 항변했다.

그러나 차순선 이사장은 “양곡 쌀 행사는 이미 업체와 계약을 해서 쌀을 도정 중이었는데도 이영식 감사가 이사회에 계약 중단과 번복을 부당하게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밴 사업은 복지법인이 할 수 없는 사업임에도 이를 마치 복지법인이 고의로 하지 않아서 손해를 보고 있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해 조합원들을 이간질시킨다”며 감사보고서 지적 사항이 잘못됐다고 강조했다.

결국 올해 5월 23일 개최된 주주종회에서 차순선 이사장은 대주주 자격으로 이영식 감사의 해임을 승인했다.

이영식 감사는 “해임 사유가 개인방송을 통해 조합을 비난했다는 것인데 그러한 방송을 한 사실이 없다”며 “공개돼 있는 유튜브를 통해 즉시 확인이 가능함에도 해임안을 통과시킨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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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 2023-08-25 13:03:55
정치권에서 줏어배웠나 어디서 카르텔 흉내내는구나 가소롭다 그딴짓하다 죄받어 어설픈 행동 하지말자 옛날같이 무식한줄아냐? 작금의 상황은 기사들 수준높다는걸 알아야지 가방끈 길고짧고떠나 수준 높다는걸 알아야지 석두나 깨닫지 못하지 큰집이 기다릴지 모르겠다 조심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