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제는 효과적인 사회문제 해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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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제는 효과적인 사회문제 해결사”
  • 박형재 기자 parkhyungjae@kongje.or.kr
  • 승인 2023.08.10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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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석구 위맥공제보험연구소 대표
국내 유일 공제보험연구소, 10년간 80여개 용역 수행
배달서비스공제 등 사회문제 해결, 보험사각지대 해소
신규 산업에 공제 부각, 신사업 장려‧사업자 부담 완화
“정부 정책 가교역할, 사회안전망 강화에 앞장설 것”

[한국공제보험신문=박형재 기자] 공제기관 설립 움직임이 늘고 있다. 금융·보험업을 통해 스스로의 위험을 관리하고 수익을 창출하며 이해관계자를 규합할 수 있는 장점이 입소문을 타면서 설립 논의가 활발한 것이다. 공제기관 설립의 산파(産婆) 역할을 하는 위맥공제보험연구소 이석구 대표를 만나 공제산업 전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연구소에 대해 소개해달라.

위맥공제보험연구소는 국내 유일의 공제보험 전문 연구기관이다. 2013년 1월 설립돼 지금까지 80여개 연구용역을 수행했다. 주요 사업은 공제기관 설립 컨설팅, 운영 컨설팅, 재공제(재보험) 컨설팅이다. 설립 초기에는 노무와 공제컨설팅이 결합된 형태로 업무를 수행했으나, 지금은 사업자단체의 공제설립 및 운영 전반에 대한 컨설팅 업무를 주로 하고 있다.

기억에 남는 컨설팅 사례가 있다면?

작년에 수행한 배달서비스공제조합 연구용역이 떠오른다. 국토교통부에서 ‘공제조합 설립 연구 및 위탁사무’를 맡아 연구용역은 물론 실제 조합 설립까지 관여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배달서비스가 호황을 이루면서 배달라이더의 보험 미가입 문제가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비싼 보험료로 인해 무보험으로 다니는 라이더들이 많아서 이들을 조직화하고 맞춤형 보험을 제공하자는 여론이 형성됐다.

민관합동 공제조합 설립 추진단을 구성하고 배달플랫폼기업 등 이해관계자 의견 조율을 거쳐 약 100억원의 출자금으로 ‘배달서비스공제조합’이 탄생했다. 보험사 대비 15% 이상 저렴한 유상운송보험을 제공해 라이더 보험가입률을 높여갈 예정이다.

2018년 수행한 금융위원회 ‘소액단기보험 도입에 관한 연구용역’도 기억에 남는다. 일본의 경우 지자체, 노조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공제조직을 설립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스스로의 위험을 공제보험으로 관리하고 규모가 커지면 소액단기보험사로 전환하기도 한다. 연구용역을 통해 공제와 보험의 전환을 겪었던 일본 사례를 바탕으로 국내 소액단기보험 활성화 해법을 제시했다.

공제를 통해 사회문제 해결과 정부 정책 결정에 기여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몇 년 전부터 이와 비슷한 공공정책 목적의 연구 의뢰가 늘어났다. 예컨대 2021년 수행한 국토부 ‘항공산업발전조합 설립 용역’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생존 위기에 처한 국적 항공사들의 자생력 강화를 위해 진행됐다. 세계 각국의 보건방침에 따라 비행기 운항이 금지되자, 항공 금융기구를 만들어 조합원 출자금을 적립해 항공기 대여료 절감, 공동장비구매, 보증, 펀드 투자 등의 지원 사업을 검토한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로봇산업협회가 추진하는 실외이동로봇에 대한 공제사업도 마찬가지다. 지난 3월 ‘지능형 로봇개발 및 보급촉진법’ 개정안이 국회 상임위를 통과함에 따라 앞으로 실외이동로봇의 책임보험 가입이 의무화된다.

그런데 로봇은 아직까지 데이터가 없어서 보험사들이 높은 보험료를 요구한다. 이에 따라 공제를 통해 사업자 부담을 덜어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처럼 신규 산업을 시작하거나 새로운 정책을 펼칠 때 공제의 역할이 많이 부각된다. 정부는 신사업 장려, 리스크 해소, 사업자 부담 최소화라는 고민이 있는데, 이를 해결하는 정책 목적 달성 도구로 공제가 활용되고 있다.

민간에서도 공제 설립이 활발하다고 들었다.

700만 소상공인을 대표하는 소상공인연합회에서 공제조합 설립을 검토 중이다. 연합회 회원은 미용사, 제빵사, 음식점주 등으로 매우 다양한데 코로나19 당시 심각한 경영위기에 내몰린 당사자이면서 동시에 화재보험, 배상책임보험 등 보험 수요가 있는 분들이다.

소상공인공제조합이 설립되면 다양한 이해관계를 가진 연합회 회원을 하나로 모으는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고, 기존 보험사보다 저렴한 공제상품을 제공해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 또한 이렇게 얻은 수익금으로 회원 복지를 강화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런 식으로 공제기관의 장점이 널리 알려지면서 설립 컨설팅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

어떤 분들이 주로 찾아오나.

공제기관의 사업 범위는 크게 3가지로 보증, 공제, 적립형공제다. 적립형공제는 교직원공제회처럼 특정 직업인의 연금저축상품을 운영하는 것이고, 보증은 발주자와 시행사 사이에 계약 이행을 보증한다. 공제는 보험과 동일한 형태라고 보면 된다.

이 중 신규 설립이 활발한 것은 공제보험 분야다. 앞서 사례들처럼 자체 보험수요가 있어 수익사업을 할 수 있고, 이를 통해 회원들의 사회안전망과 복지 확충이 필요한 협‧단체에서 설립 요구가 많다.

설립 프로세스는 어떻게 진행되나?

공제 설립을 원하는 협‧단체가 있다면 대면 면담을 통해 회원 규모, 사업 형태, 설립 목적 등을 파악하고 실제로 설립 가능성이 있는지를 검토한다. 어떤 사업자들이 모여있으며 공제를 통해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등을 고려해 용역을 맡는다.

설립 프로세스는 협‧단체 특성에 따라 맞춤형으로 진행되며, 가장 중요한 근거법 마련부터 상품 개발, 계리 업무, 사무국 운영까지 설립 전반에 대한 단계별 플랜을 제공한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

공제의 최대 장점은 금융보험업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이해집단의 재무적 위험을 분산시키는 역할을 한다. 또한 배달서비스공제조합처럼 보험 사각지대를 해소하거나, 이동형로봇처럼 신규 산업의 마중물 역할도 한다.

앞으로도 공제의 장점을 널리 알리고 공제산업의 저변을 확대하며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는데 도움이 되고 싶다. 다양한 사회문제 해결과 정부 정책달성에 도움되는 가교 역할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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