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제보험신문=최미수 교수] 보이스피싱 피해금액이 감소하고 있으나 신종사기 피해는 늘어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사기활동 위축 등으로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금액은 1451억원으로 13.7% 감소했다. 그러나 오픈뱅킹, 간편송금 등 금융거래의 간편성을 악용한 신종사기 피해가 발생하고 있어 지속적인 피해 예방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보이스피싱 유형별로 보면 가족, 지인, 공공기관 등을 사칭하는 사칭형이 78.6%로 여전히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대출빙자형도 21.4%나 된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메신저나 SNS 등 비대면채널 이용이 증가하면서 가족이나 지인을 사칭하는 메신저피싱 피해가 크게 늘어났다.
메신저피싱은 메신저로 피해자에게 접근하여 신분증 사본, 계좌 비밀번호 등을 보낼 것을 요구하거나 악성 앱 설치를 유도한 후 휴대폰을 원격조종하여 개인정보를 빼내는 수법이다.
피해금액은 연령과도 관련이 있는데 60대 이상 673억원, 50대 477억원, 40대 145억원, 30대 53억원으로 피해금액이 연령에 비례하여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특히 50대와 60대 이상이 전체 피해금액의 79.8%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또 대부분의 연령대에서 피해규모가 감소하는데 비해 20대 이하 청년층과 60대 이상 고령층의 피해규모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사회활동 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청년층과 금융사기 예방지식이나 정보에서 소외된 고령층이 피해에 취약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은행 계좌를 통한 피해금액이 금융권 전체의 76.6%로 증가했고 그 중 인터넷전문은행의 피해금액이 129억원에서 304억원으로 급증했다. 비은행의 경우 증권사를 중심으로 피해금액이 급감했다. 이는 비대면 금융거래의 편의성으로 인해 인터넷전문은행의 계좌가 보이스피싱 범죄에 많이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오픈뱅킹 활성화로 오픈뱅킹을 통해 피해자의 다수 계좌에 대한 접근이 용이해짐에 따라 1인당 피해 규모도 2019년 이후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보이스피싱 피해금 환급률은 2020년 48.5%를 기록한 이후 계속 낮아져 지난해에는 26.1%에 불과했다. 피해금이 단기간에 다수의 계좌를 거쳐 이전되는 과정에서 신속한 지급정지가 어려워져 피해금 환금이 어려워지고 있다.
보이스피싱은 점점 더 정교해지고 진화하고 있다. 보이스피싱으로부터 안전을 유지하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먼저 정기적인 보안 교육과 훈련을 통해 개인과 조직의 보이스피싱에 대한 인식을 높여야 한다. 보이스피싱의 현실과 위험성을 알리고 피해 예방에 필요한 식별 기술과 대응 방법을 교육해야 한다.
또한 효과적인 기술적 대응도 필요하다. AI기술과 통계모델을 활용하여 의심스러운 패턴과 음성 특성을 분석하고 실시간으로 사기성 전화를 차단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보이스피싱은 단일 접근법으로 방어하기 어려워 다중 요소 인증, 강력한 암호화, 네트워크 보안 등 다양한 보안 조치를 동시에 적용하여 다각도의 보안 접근법을 사용해 안전성을 강화해야 한다.
아울러 점차 지능화되는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을 위해 신종 사기수법에 대응한 상시감시와 정보공유 체계가 필요하다. 피해 사례와 트렌드를 공유하고 보안 기관, 통신사, 금융회사 등의 협력 및 정보 공유를 강화해야 한다.
이와 함께 보이스피싱에 대한 트렌드와 새로운 수법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을 계속 보완해 나가야 한다. 피해 사례와 성공적인 대응 사례를 공유하고 베스트 프랙티스를 확산시키는 노력도 필요하다.
이 외에 보이스피싱 피해를 감축하기 위한 금융회사의 노력을 반영할 수 있는 지표를 개발하여 평가하는 것도 방법이다. 금융권 스스로 내부통제 시스템상 미비점을 개선하고 피해 감소 노력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