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보험브리핑] 3월 셋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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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보험브리핑] 3월 셋째주
  • 한국공제신문 kgn@kongje.or.kr
  • 승인 2023.03.17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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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공제보험신문이 주간 보험브리핑을 시작합니다. 보험업계를 강타한 대형 이슈부터 정부 동향, 소소한 뒷얘기까지 눈에 띄는 정보를 살펴봅니다.

◆한국타이어 화재, 보험사 타격 미미?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화재사고가 이슈입니다. 워낙 큰 사고였던 탓에 연일 관련 보도가 쏟아졌죠. 보험 관련 내용을 추려보면 1조7031억원 규모 재산종합보험에 가입했으나 실제 보상한도는 3000억원으로 설정돼 있고 재보험도 있어 보험사들의 타격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는데요.

글쎄요. 과연 그럴까요? 우선 재산종합보험 가입금액이 1조7031억원인 건 팩트입니다. 한도를 3000억원으로 둔 것도 맞고요. 이를 KB손해보험(간사사, 40%)과 삼성화재(20%), 현대해상(20%), DB손해보험(20%)이 가지고 있죠. 

표면적으로는 최대 3000억원의 보험금을 지급해야 할 상황이라도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한 KB가 1200억원의 책임을 집니다. 여기서 재보험으로 넘긴 비율을 제하죠. 또 XOL(excess of loss) 한도도 50억~100억원 수준이라 실제 보험사가 부담할 손해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긍정적(?) 관측의 근거입니다.

그런데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게, 이 XOL이 언제나 만능 해결책은 아니라는 겁니다. 비비례계약 혹은 초과손실계약이라고 표현하면 이해가 쉬울 텐데요. 이건 보험사가 사전에 정해진 유보액 이상의 손실을 보게 될 경우를 대비해 미리 약정한 조건에 따라 재보험사가 해당 초과손해를 특정 한도까지 부담하는 재보험 계약의 일종입니다. 

근래 몇 년간 국내에선 쿠팡, 포스코 등 큰 사고가 잇따랐습니다. 이때 여러 보험사의 XOL이 깨졌습니다. XOL도 한도가 있거든요. 예를 들어 XOL을 400억원으로 계약하고 다른 라인에서 커버하지 못할 어떤 큰 사고가 발생하면 이 400억원에서 초과손해를 보장하는데요. 이게 소진되면 흔히 ‘깨졌다’고 말합니다.

보험사는 XOL이 깨지면 재보험사에 복원보험료를 내고 다시 설정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도 한계가 있어요. 깨지고 복원하고 또 깨지고. 이게 지난해 일반보험시장의 상황이었고, 일부 대형사조차 XOL을 재설정하지 못해 전전긍긍했습니다. 

다시 한국타이어 사고로 돌아가 봅니다. XOL이 있어서 괜찮다? 보험사들은 또 XOL을 만들기 어려워질 겁니다. 재보험사는 엄청난 비용을 요구할 거고요. 그렇게라도 체결할 수 있다면 다행이지만, 아예 거부를 당할 수도 있겠죠. 재보험사 입장에서 XOL을 받아주는 게 의무는 아니니까요.

보상 한도가 3000억원이라 괜찮을 거란 시각도 다르게 볼 수 있습니다. 한도가 낮으면 보험료도 적어지니까요. 1조7031억원 규모, 3000억원의 보상 한도를 위해 산출된 보험료는 4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니까 40억원을 나눠 가진 4개 보험사는 최대 3000억원을 지급하게 될 수도 있다는 거죠.

낮은 보험료는 다시 재보험사들의 외면으로 이어집니다. 재보험사도 리스크를 담보하는 댓가로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니까요. 한국타이어처럼 큰 규모, 더구나 2014년에도 대형 화재가 있었던 곳의 원수보험료가 40억원이라면? 여기서 다시 재보험 수재로 기대할 수 있는 수익은 얼마나 될까요?

실제로 한국타이어 컨소시엄에 속한 모 보험사는 재보험 출재가 어려워 50%의 위험을 자체 보유했습니다. 나머지 절반을 쪼개고 쪼개 일부 재보험, 일부는 PST(property surplus treaty)로 처리했죠. 

PST는 잉여분담계약으로 보험사가 일정 금액의 보험 책임을 보유하고 재보험사가 남은 금액을 책임지는 재보험 조약입니다. 흔히 재물보험에서 출재하지 못한 부분을 PST로 넘기는데, 그만큼 비용도 비쌉니다. 그런데도 굳이 PST로 넣었다는 건, 그만큼 일반적인 재보험 출재가 어려웠다는 의미겠죠.

결론적으로 한국타이어 화재사고는 단순히 4개 보험사의 보상한도가 3000억원이고, 재보험도 있어 타격이 크지 않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일반보험시장에 한국타이어만 있는 게 아니잖아요. 더구나 지금은 4월 재보험 특약갱신을 코앞에 둔 상황이고요. 부디 이번 사고가 무분별한 가격 경쟁보다 효과적인 위험 담보에 주력하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네‧카‧토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급물살

보험업계의 강력한 반발에 막혀 있던 빅테크 플랫폼의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도입에 청신호가 켜졌습니다. 그동안 가장 큰 의견차를 보였던 건당 수수료율 문제가 절충점을 찾은 건데요.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핀테크산업협회가 금융당국에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의 모집 건당 수수료율을 10% 이하로 조정할 의사를 전했습니다. 이전까지는 온라인 비교쇼핑 서비스를 근거로 12~13%를 요구했었죠. 2~3%를 주장하는 보험업계와 간극이 컸습니다.

양측이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는 사이 시간은 계속 흘러갔습니다. 올해부터, 상반기 내라고 했던 도입 예정 시기는 10월경까지 밀렸죠. 

이제 빅테크업계가 수수료율 10% 이하에서 합의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유연한 분위기가 형성됐습니다. 세부조율이 지체될 수 있기에 속단은 이르지만, 보험업계는 빠르면 상반기 중 해당 서비스가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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