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제회는 사회복지종사자의 버팀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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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제회는 사회복지종사자의 버팀목”
  • 박형재 기자 parkhyungjae@kongje.or.kr
  • 승인 2023.02.24 12: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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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강선경 한국사회복지공제회 이사장
취약계층 돕는 사회복지사, 정작 자신들의 복지‧안전망은 없어
현장 목소리 반영한 공제상품, 보험사각지대 해소
낮은 임금 대안으로 저축상품 제공, 처우개선 앞장
강선경 이사장이 인터뷰를 마치고 ‘한국사회복지공제회’ 간판 옆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제회는 지난해 10월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에 지상 12층, 지하 2층 규모의 공제회관을 매입했다.
강선경 이사장이 인터뷰를 마치고 ‘한국사회복지공제회’ 간판 옆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제회는 지난해 10월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에 지상 12층, 지하 2층 규모의 공제회관을 매입했다.

[한국공제보험신문=박형재 기자] 장애인, 아동, 노인, 노숙자, 기초생활수급자… 이들의 공통점은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취약계층이란 것이다. 그리고 그 누군가의 역할은 보통 사회복지종사자에게 맡겨진다. 그럼에도 이들의 대우는 열악하다. 낮은 임금과 많은 업무량, 보호대상자의 부당한 요구를 감내하며 희생을 강요받고 있다.

한국사회복지공제회는 이런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출범했다. 공제상품을 통해 회원들의 보험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장기저축상품으로 목돈 마련을 돕는다. ‘회원의 처우 개선과 복리후생’을 목표로 현장 목소리를 듣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간다. 한국사회복지공제회 강선경 이사장을 만나 공제회 비전과 사회복지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한국사회복지공제회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사회복지종사자는 국민의 행복을 지키는 핵심 인력으로 장애인, 아동, 노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노동의 가치에 비해 열악한 대우를 받는 것이 현실입니다. 희생정신으로 현장을 지키던 숙련 인력들이 꾸준히 이탈하면서 사회복지서비스 품질 저하 등의 문제가 발생했고 이들을 지원하는 조직이 필요해졌습니다.

이에 따라 사회복지업계에서 힘을 모아 ‘사회복지사의 처우 및 지위향상을 위한 법’을 만들었습니다. 이 법에 근거해 2011년 12월 9일 한국사회복지공제회가 출범했습니다.

설립 초기에는 정부의 운영비 지원 및 출연금이 부족해 많은 어려움을 겪었으나, 지금은 2022년 12월 말 기준 자산규모 1760억원, 회원 4만2000여명, 공제사업 매출 약 177억원을 달성하며 사회복지분야 대표 금융기관으로 성장했습니다.

주요 사업은 사회복지시설 및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공제보험사업, 공제회원에 대한 장기저축상품 운영입니다. 이밖에 직영콘도, 결혼·출산축하금 지급, 사회복지실천가대상 등 다양한 회원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공제회 성장세가 가파릅니다. 2018년 이사장 취임 당시 5500여명이던 회원 수가 8배 증가했고, 자산규모도 5년 만에 4배나 성장했습니다. 최근에는 서울 강남에 공제회관 건물을 매입해 화제가 됐습니다. 이처럼 급성장하는 원동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사회복지종사자들에게 공제회를 널리 알리려고 노력한 것이 통했다고 봅니다. 취임 후 2018년~2019년 사이 ‘찾아가는 공제회’ 행사를 열었습니다. 저를 비롯한 직원들이 전국을 돌며 사회복지시설을 방문해 현장 목소리를 듣고 공제상품 가입을 독려하는 이벤트입니다.

사실 이때만 해도 공제회를 모르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직원들이 발로 뛴 만큼 성과가 나고 장기저축 가입자가 생겼습니다. 공제회의 신뢰성과 투명성을 꾸준히 강조하고 공제상품과 장기저축의 장점이 입소문을 타면서 가입자가 늘었습니다.

또한 이자를 더블로 지급해드리는 ‘더블업 상품’ 출시 등 상품 차별화를 시도했고, 회원 직영콘도와 결혼·출산 축하금, 사망위로금 및 자녀 결혼 축하금까지 회원 서비스를 확대했습니다.

직원들의 노력과 공제회를 좋게 봐주시는 회원들의 손길이 모여 조직이 성장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매입한 공제회관도 사실은 사회복지종사자들의 처우개선과 안전한 시설 운영을 바라는 염원이 모여 쌓아올린 것입니다.

이사장님의 소통리더십이 주효했다는 반응이 나옵니다. 현장을 찾아 사회복지종사자 목소리를 듣고, 꼭 필요한 공제상품을 제공해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소통리더십은 너무 거창하고요, 평소 직원들과 사회복지종사자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기는 합니다. 제가 2018년 이사장에 취임한 뒤 처음 한 일이 직원 면담이었어요. 당시 20여명과 개별 면담을 진행했는데, 짧게는 30분에서 길게는 2시간까지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직원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어떤 고민을 하는지 서로 공유하고 공감하면서 공제회를 어떻게 이끌어갈지 방향이 잡혔습니다.

사회복지종사자들과 소통도 마찬가지입니다. 시간이 허락되는 한 전국을 돌며 사회복지분야별 협·단체 총회, 워크숍 등에 참석하고 가급적 많은 분과 만나려고 합니다. 현장 목소리를 듣고 공제회가 나아갈 길을 함께 고민하는 과정에서 해법을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컨대 사회복지종사자들은 속해있는 지역마다 재정 여건이 달라 동일한 성격의 기관에 근무하더라도 처우가 제각각입니다. 이런 부족한 부분이 채워질 수 있도록 공제회 역할을 많이 당부하셨습니다.

이에 따라 정부지원 단체상해보험을 추진했습니다. 정부가 지원하는 1만원과 시설 부담비용 1만원을 지자체(2023년 기준 광역 7곳, 기초 22곳)에서 지원해줌으로써 비용 부담없이 상해보험 혜택을 현장으로 돌려드리고 사회복지종사자들의 안전한 근무환경 조성에 이바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정부, 지자체와 함께 협력해 정책 사각지대 발굴은 물론 이를 보완하기 위한 다양한 공제상품을 개발해 정부와 현장, 그리고 종사자의 가교 역할을 하겠습니다.

사회복지공제회 홈페이지 '공제회 이사장에게 바란다!' 코너에 건의사항 및 답변이 올라와있다. 공제회는 사회복지종사자와 적극적인 소통으로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사회복지공제회 홈페이지 '공제회 이사장에게 바란다!' 코너에 건의사항 및 답변이 올라와있다. 공제회는 사회복지종사자와 적극적인 소통으로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공제회가 성장한 배경에는 사회복지종사자들의 처우가 그만큼 열악하고 안전망이 부족하기 때문이란 분석도 있습니다. 종사자들은 아동, 노인, 장애인, 취약계층 등 다양한 분야에서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나, 최저임금 수준의 급여와 과중한 업무량, 갑질 등으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공제회가 내미는 손길이 더 크게 느껴진 것 같습니다.

「사회복지사 등의 처우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이 제정된 지 10여년이 지났습니다. 이를 근거로 사회복지종사자에 대한 관심과 처우가 조금씩 개선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회복지종사자 보수의 기준이 되는 사회복지전담 공무원의 급여 수준 자체가 낮아 다른 근로자에 비해 적은 임금을 받는 것이 현실입니다. 최근 고용노동부 조사에 따르면, 사회복지서비스업의 근로일수는 전체 근로일수의 102.1%이지만 임금은 전체 임금수준의 61.2%에 불과합니다.

이런 현실을 바꾸려면 사회복지종사자 스스로 전문성을 키우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도움 받는 분들도 사회복지사를 천사 같은 봉사자가 아닌 전문가로 대우해야 합니다. 임금 수준과 처우도 지금보다 올라가야 합니다.

미국에서는 사회복지사가 석사 이상의 고학력자입니다. 의사, 변호사처럼 국가시험을 통과해야만 자격을 주기 때문에 사회복지사는 전문가라는 인식이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진입장벽이 낮고 전문교육, 실무교육이 부족해 아쉽습니다. 사회복지종사자가 전문 인력으로 대우받을 수 있도록 공제회가 앞장서서 노력하겠습니다.

공제회에서 ‘사회복지실천가 대상’을 매년 개최하고 있습니다. 이것도 사회복지사 인식개선 캠페인의 일환이라고 보면 될까요?

맞습니다. 사회복지현장에서 묵묵히 헌신해온 숨은 종사자들을 발굴해 사회적 귀감으로 널리 알리고, 처우개선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2016년부터 사회복지실천가대상을 제정해 시상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제7회 사회복지실천가대상’에서는 수상자 24명에게 각 500만원씩 총상금 1억2000만원과 수상의 영예를 안겨 드렸습니다. 특히 이 상은 사회복지기관 대표만 받는 게 아니라 조리사, 상담원, 간호사 등등 숨은 실천가들을 발굴해 시상한다는 의미가 큽니다.

지난 3년간 국민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잠시 멈춰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사회복지종사자들의 역할은 더 커졌고 위험을 감수했던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앞으로도 현장에서 고생하는 사회복지종사자에 대한 인식 개선과 함께 노고를 알릴 수 있도록 다양한 캠페인을 마련하겠습니다.

제7회 사회복지실천가대상 수상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총 상금 1억2000만원이 걸린 이 상은 숨은 봉사자들을 발굴, 시상함으로써 업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상으로 자리잡았다.
제7회 사회복지실천가대상 수상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총 상금 1억2000만원이 걸린 이 상은 숨은 봉사자들을 발굴, 시상함으로써 업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상으로 자리잡았다.

현재 운영 중인 공제보험, 저축상품은 무엇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사회복지공제회는 크게 종사자를 위한 저축상품과 시설이 필요로 하는 보험상품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먼저 저축상품의 경우, 이자에 이자가 붙는 복리상품이라는 메리트와 함께 금융 소득에 대해 세금 부담이 거의 없습니다. 우리나라는 모든 금융 소득에 대해 15.4%를 과세하는 반면 공제상품은 비과세에 가까운 세율을 적용받고 있습니다.

더불어 정부 지원 단체상해공제, 복지시설 종합안전배상공제, 복지시설 화재공제, 전문인배상책임공제와 같은 사회복지 맞춤형 보험상품을 취급하고 있습니다. 저희 상품은 보험사에 비해 합리적인 보험료와 폭넓은 보장 혜택을 제공하고, 복지현장의 요구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앞으로 개발 예정인 공제상품이나 회원복지 서비스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교직원공제회, 과학기술인공제회 등의 경우 연금저축상품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며 회원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습니다. 저희 공제회도 사회복지종사자의 노후소득 보장 강화를 위해 퇴직연금사업을 시행할 계획입니다.

퇴직연금을 하려면 전산시스템과 함께 자산규모도 3000억원은 되야 합니다. 관련 법적근거와 함께 퇴직연금 운용사업자 자격도 필요하고요. 올해 10억여원을 투자해 자체 전산망을 구축하고 퇴직연금사업의 발판을 만들고자 합니다. 이후에도 꾸준히 자산을 늘려나가 몇 년 안에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하고, 회원들에게 안정적인 목돈 마련 기회를 드릴 계획입니다.

보험 측면에서는 보건복지부에서 저희를 믿고 맡겨준 공제상품 2개를 잘 운영하는 것이 올해의 목표입니다.

저희는 ‘2023년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사업 상해‧배상책임보험 주관보험사’로 선정됐습니다. 이 사업은 정부에서 제공하는 노인일자리 근로자 66만명이 업무 중 발생할 수 있는 불의의 사고에 대비해 대인, 대물보험을 서비스하는 것입니다.

또한 대한민국 노인장기요양기관을 대표하는 협회 3곳과 손을 잡고, ‘장기요양기관 전용 배상책임공제’도 올해부터 운영하게 됐습니다. 장기요양기관은 노인들이 넘어지고 다치는 경우가 많아 손해율이 높고 이로 인해 보험가입이 거절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새로 출시되는 장기요양기관 전용 배상책임공제는 사고 유무에 따른 가입 거절이 없음은 물론이고 현재 민간보험료의 85~90%의 수준으로 보장내용은 추가‧확대할 전망입니다. 이로써 그간 민간 보험사의 가입거부 및 보험료 상승으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던 요양기관들의 오랜 숙원이 해결될 것으로 보입니다.

사회복지공제회의 올해 목표, 중장기 계획이 있다면 듣고 싶습니다.

2023년에는 차세대 전산 인프라를 구축해 전산 시스템을 재정비하고, 이를 통해 공제상품과 저축상품 운영을 원활히 수행할 계획입니다.

또한, 작년 공제회관을 매입한 것처럼 자산운용을 잘해서 투자가치 상승 등 운영의 묘를 발휘하고 이런 성과가 회원들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아울러 자산 1760억원, 회원 4만2000여명 수준인 공제회 규모를 이사장 임기 안에 자산 3000억원, 회원수 6만명까지 끌어올리고 싶습니다.

공제회를 설립한 지 어느덧 12년차에 접어들었습니다. 처음에는 잘 운영될 수 있을지 우려하는 시선이 많았으나, 이제는 어느정도 궤도에 안착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그럼에도 아직 변화하고 극복해야 할 과제가 많습니다.

사회복지종사자의 처우개선을 위한 설립 목적에 부응할 수 있도록 정부와 우리 사회가 함께 응원하고 협력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공제회는 뿌리깊은 나무처럼, 사회복지종사자의 비바람을 막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겠습니다.

WHO IS? 

강선경 한국사회복지공제회 이사장은 미국 컬럼비아대학에서 사회복지학 석·박사 과정을 마치고 2001년부터 서강대 신학대학원 사회복지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2018년부터 공제회 이사장에 선임돼 ‘회원 수 1만 명-자산 1000억원’을 목표로 내걸었으며, 이를 조기 달성하고 공제회를 안정적으로 이끈 공로를 인정받아 2021년 연임에 성공했다.

지난 1월에는 서강대 총동문회에서 훌륭한 연구업적을 세운 교수에게 주는 서강알바트로스 학술상에 선정되는 등 교수와 이사장 양쪽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주요 약력은 재단법인 바보의나눔 배분 부위원장, 전국대학중점연구소협의회 부회장, 용산복지재단 이사, 한국여성사회복지사회 이사,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 이사, 기쁨나눔재단 이사, 서강대 생명문화연구소 소장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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