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 보험가입 의무화, ‘실효성’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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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 보험가입 의무화, ‘실효성’이 관건
  • 홍정민 기자 hongchungmin@kongje.or.kr
  • 승인 2023.02.2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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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부터 안전성 검사기관 공제‧보험 의무화
화재사고 많고 손해율 높아 상품개발 어려워
국가재보험 형태로 정부가 손해율 일부 책임져야

[한국공제보험신문=홍정민 기자] 오는 10월부터 전기차 폐배터리를 폐기하지 않고 전기저장장치(ESS)에서 재사용하기 위해 안전성 검사기관의 보험·공제상품 가입이 의무화된다. 그러나 ESS는 잦은 화재 발생으로 인해 손해율이 높아 의무보험을 담당하는 자본재공제조합과 보험사들이 난색을 표하고 있다.

정부가 사용후전지를 안전하게 재사용하기 위한 안전성 검사제도를 도입한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전기차 사용후전지(폐배터리) 재사용 근거 등을 담은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 개정안’이 올해 10월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전기차에서 나오는 사용후전지를 폐기하지 않고 ESS에서 재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안전성 검사 및 검사기관은 책임보험에 반드시 가입해야 한다.

전기차 폐배터리가 2020년 275개에서 2025년 3만1700개, 2030년 10만7500개로 급증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관련 업계에서는 안전성 검사제도 필요성이 제기돼왔다.

이에 따라 안전성 검사기관의 보험·공제상품 의무가입을 받아야 하는 자본재공제조합과 보험사들이 본격적인 사업 검토에 나서고 있다. 자본재공제조합은 TF팀을 꾸리고 국가기술표준원 및 보험사들과 협의 중이며, 보험사들도 손해율 검토에 착수했다.

다만, ESS 화재 발생이 잦고 손해율이 높아 의무보험 가입이 원활이 이뤄질지는 의문이다.

ESS는 세계적으로 떠오르는 친환경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빈번한 화재 사고가 발생하며 주춤한 상태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총 39건의 ESS 화재가 일어났으며 지난해에만 총 6건이 발생했다. 국내 배터리 대기업 3사 제품에서 모두 불이 났다.

당시 정부는 ESS 화재가 잇따르자 두 차례 조사를 진행했으나 1년 가까이 화재 원인을 짚어내지 못했다. 보험사들이 ESS를 담보로 가입을 받는 CMI(기관기계) 보험의 손해율은 600%에 달한다.

이런 상황에서 ESS 관련 보험이 의무보험으로 시행되는 것에 대해 보험업계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ESS 사고 손해율도 높고 인명피해가 발생하면 보상 문제가 심각해 환경책임보험 등 일정 수준 이상의 손해율을 국가재보험 형태로 정부가 도와주지 않으면 보험을 취급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안전성 검사기관이 책임보험에 가입해야 하는 점에서 제조물배상책임(PL) 형태가 아니라 전문인배상책임(PI) 방식으로 가면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가기술표준원 관계자는 “보험사들의 우려는 알고 있으며, 현재 ESS 의무보험이 원활이 수행될 수 있도록 안전성 검사기관의 지정기준 마련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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