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보통의 삶
상태바
가장 보통의 삶
  • 방제일 zeilism@naver.com
  • 승인 2022.12.30 09: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30 보험라이프]

한국공제보험신문이 ‘2030보험라이프’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2030세대의 보험·공제에 대한 솔직한 생각과 에피소드를 공유하고, 실생활에서 진짜 필요한 보험 및 제도는 무엇인지 함께 고민합니다.

[한국공제보험신문=방제일] 매년 12월은 건강검진의 달이다. 2년마다 돌아오는 정기 건강검진은 고마우면서도 불편한 존재다. 올해는 미리 건강검진을 받기로 결심했지만, 어쩌다보니 2023년을 한 주 앞두고 검진 예약을 잡았다.

혹시 모를 불안감에 벼락치기로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불과 일주일 남짓한 시간에 건강을 챙기겠다니, 어불성설이긴 하다. 이거라도 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아 마지막으로 열을 올리고 있다.

한 때는 누구보다 건강을 자신했다. 20대에는 70대가 넘어도 건강할 줄 알고 소중한 재산인 몸을 막 굴리며 살았다. 세월의 무게만큼 늘어진 뱃살 가득한 몸은 이제 내 맘처럼 움직이지 않는다. 막 굴리고 싶어도 더 이상 굴러가지 않는다. 몸이 마음대로 안 되니 맘도 덩달아 나약해진다.

더는 예전만큼 건강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지금껏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두려움이 몰려온다. 건강검진을 앞두고 머리 속에서 최악의 시나리오가 돌아간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자주보던 그런 장면 말이다. 어디까지나 상상에 그치길 바라지만 어딘가 불안하다.

그런 쓸데없는 망상에 잠긴 동안에도 머리 한 쪽에서는 해결책을 빠르게 모색한다. 젊어질 수는 없어도 나아질 순 있다. 그러기에 위해 가장 시급한 일은 건강을 해친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다.

사실 내 몸이 이렇게까지 망가진 원인은 명확하다. 우스갯소리로 현대인의 3대 영양소를 너무 많이 섭취해서다.(여기서 말하는 3대 영양소는 ‘알콜, 니코틴, 카페인’이다.)

술도 끊고, 담배도 끊고, 커피도 줄여야 한다. 그게 건강한 삶의 지름길이다. 때론 가장 쉬운 방법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비법이다. 어떻게 하면 그것들을 줄일 수 있을까. 그러다 깨닫는다. 그 무엇도 줄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매일 나를 유혹하는 술과 참았다 피었다를 반복하는 담배, 그리고 물만큼 많이 마시는 커피를 어찌 줄여야할 지 감이 오지 않는다. 이런 생각이야 말로 건강 적신호에 거스르는 ‘신호 위반’ 행위이다. 인간적인 자괴감이 순간 몰려든다.

결국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매일 조금씩 습관화할 수밖에 없다. 습관이 운명이 된다는 조언처럼 습관을 다스려야 한다. 매 달 보험금을 내듯이, 매일 내 몸에도 투자해야 한다. 엄격하게 식단을 관리하고 꾸준한 운동만이 살 길이다. 물론 3대 영양소도 조금씩 줄여야 한다.

이럴 때면 어디선가 들은 말이 자꾸만 머리 속을 휘감는다. 행복은 할부로 나를 찾아오지만, 불행은 일시불로 찾아온다는 말. 건강도 그렇다. 건강해지는 것은 할부처럼 꾸준한 활동을 통해서다. 반면 한번 나빠진 건강은 일시불처럼 우리에게 찾아온다. 물론 그때를 대비해 보험이 있는 것이겠지만.

매해 12월은 이렇게 후회와 반성을 하게 된다. 고작 숫자가 바뀌는 것 뿐인데, 기분이 참 묘하다. 그러다 새해가 오면 또 언제 반성을 했냐는 듯 각오를 다진다. 이번에는 새로운 각오가 후회 없이 오래 가길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