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손실금액 아닌 객관적 지표로 보상해 인적·재정적 영향 적어
단 손실없는 가입자가 보상받을 수 있어 주의
[한국공제보험신문=김채린 기자] 파라메트릭 보험에 자본이 집중됨에 따라 파라메트릭 보험 시장의 성장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리서치앤마켓(ResearchAndMarkets)의 ‘파라메트릭 보험 시장(Parametric Insurance Market) 보고서’에 따르면 파라메트릭 보험 시장은 지난해 117억 달러(약 16조원) 규모로 평가됐으며 올해부터는 10년간 연평균 9.9%씩 성장해 오는 2031년에는 293억 달러(약 41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파라메트릭 보험은 개별 사고에 대한 언더라이팅 없이 특정 지수에 도달하면 보험금을 주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예컨대 자연재해가 발생할 경우 실제로 피해를 입은 손실금액을 보상하는 것이 아닌, 홍수면 강수량, 지진이면 진도 등 객관적 지표로 보상이 결정되는 보험이다.
파라메트릭 보험을 활용하면 일반 보험으로는 대비할 수 없는 리스크에 대해 보장받을 수 있다. 일반 보험이 다양한 사건의 영향으로 발생하는 물리적인 손실에 대해 보장을 적용하는 반면, 파라메트릭 보험은 특정한 상황의 발생 여부에 따라 보험료를 책정하기 때문이다.
파라메트릭 보험은 재해 상황의 발생여부에 따라 보험료를 지급해 자본을 조기에 확보할 수 있어 인적·재정적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다만 주의할 점은 실손이 발생해도 보험금 지급 조건과 맞지 않으면 보상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오히려 손실이 없는 가입자가 상황에 따라 보험금을 지급받게 될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필리핀에 슈퍼 태풍 레이가 강타했을 때 글로벌 재보험사 스위스리는 파라메트릭 보험을 활용했다.
스위스리의 상업보험 사업부는 필리핀의 공기업에게 파라메트릭 보험상품을 판매했다. 얼마지나지 않아 태풍 레이가 필리핀을 강타하며 국가 전역에 대규모의 인명·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스위스리는 태풍 피해 보험금 지급조건에 해당하는 고객에게 보험금을 제공했다.
파라메트릭 보험은 단순한 Cat-in-a-box형(실제로 겪기 전까지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구조다. 따라서 보험지급기준은 태풍 관련 측량 지수를 토대로 설계됐다. 태풍이 사전에 예측된 필리핀을 통과하는 동안 풍속이 어느 수준을 초과할지 객관적인 지표로 변수화한 것. 실제로 태풍 레이는 필리핀 본토에 상륙하자마자 슈퍼급 풍속에 도달했고 따라서 고객은 빠르게 보험금 지급 요청을 할 수 있었다.
이러한 유형의 파라메트릭 보험은 재해 지역에 고액 자산을 보유하고 있거나 재해 또는 기상 영향이 발생할 수 있는 특정 지역에 자산이 축적돼 있는 전력회사 등의 공기업에게 매우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보험 및 재보험의 리스크 이전 시 파라메트릭 보험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으며 일부 파라메트릭 보험형 보장 내용을 보험 약관에 포함하는 대기업 수가 증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