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제조합 2018~2020 나라장터 전수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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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제조합 2018~2020 나라장터 전수조사
  • 박형재 기자 parkhyungjae@kongje.or.kr
  • 승인 2020.12.09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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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제업계 용역 입찰 현황, 빅데이터로 살펴보니...
공제용역 사업비 487억, 발주 1위는 지방행정공제회
전산개발, 컨설팅, 홍보용역↑… 자산운용도 시스템화 추세
나라장터에서 ‘공제, 용역’으로 검색한 결과, 41만6884건의 입찰공고가 나오고 있다. 한국공제신문은 이 중 최근 3년간 데이터를 분석했다.
나라장터에서 ‘공제, 용역’으로 검색한 결과, 41만6884건의 입찰공고가 나오고 있다. 한국공제신문은 이 중 최근 3년간 데이터를 분석했다.

[한국공제신문=박형재 기자] 공제업계에서 최근 3년간 발주한 용역입찰 예산은 얼마일까. 어떤 공제회(조합)가 가장 많은 용역을 맡겼으며, 무슨 내용으로 도움을 청했을까. 공제업계의 용역입찰 현황을 데이터 분석을 통해 조목조목 살폈다.

<한국공제신문>은 최근 3년간 공제업계에서 발주한 용역입찰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용역입찰 주제와 예산, 발주처 등을 파악하고, 주요 흐름을 점검하는 것은 숫자가 부족한 공제업계를 위해 필요한 작업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조사 방법은 다음과 같다. ⓵조달청 ‘나라장터’ 통합검색에서 ‘공제, 용역’ 키워드로 검색한다. ②결과값으로 나온 63만3728건 중 공제업계와 연관성이 큰 ‘용역’으로만 상세검색을 설정해 41만6499건을 추려낸다. ③1차로 걸러낸 41만6499건 중 최근 3년치(2018년 12월 6일~2020년 12월 6일) 데이터 263건을 분석해 유의미한 결과를 추출한다.

분석에 앞서 몇 가지 조건을 설정했다. 우선 취소된 용역은 통계에서 제외했다. 실제 용역이 진행되지 않은 만큼 조사에 포함시키면 데이터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또한 유찰돼 재공고를 올린 경우는 1건으로 계산했고, 검색조건은 맞으나 공제업계와 연관성 없는 용역들도 분석에서 제외했다. 예컨대 한국전력기술은 ‘원전 설계개선 및 손해배상보험(공제)’과 같은 주제를 다수 올린 바 있다. 그 결과 총 116건의 데이터를 추려냈다.

공제용역 예산 487억, 발주·사업비 1위는 행정공제회

데이터 분석 결과 최근 3년 동안 공제업계에서 내놓은 용역입찰 116건에 대한 사업예산은 486억1104만1784원으로 나타났다. 이 중 경쟁입찰 방식으로 예산 0원을 적어낸 9건을 제외한 107건의 용역 1건당 평균 사업비는 4억5430만8801원으로 집계됐다.

가장 비싼 공제업계 용역은 대한지방행정공제회가 지난 2월 6일 발주한 ‘대한지방행정공제회 정보시스템 통합 유지관리 용역’(92억9459만원)으로 조사됐다. 가장 싼 용역은 어린이집안전공제회 ‘승강기 배상책임 공제상품 개발 연구용역’(1000만원)으로 확인됐다.

가장 많은 용역을 맡긴 공제기관은 대한지방행정공제회로 총 13건, 109억4221만7583원 규모의 용역을 발주했다. 용역 발주량 2위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으로 총 12건, 45억4250만3390원 규모의 용역을 의뢰했다. 이 중 7건이 3억원 이상으로 비교적 높은 사업비를 책정한 것이 눈에 띈다.

용역 발주량 3위는 11건을 내놓은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차지했고, 대한소방공제회(9건), 과학기술인공제회(8건), 한국교직원공제회, 수협중앙회(7건), 건설근로자공제회(6건), 군인공제회(5건), 정보통신공제조합(4건), 경찰공제회, 기술보증기금, 중소기업진흥공단(3건) 등이 뒤를 이었다.

2018~2020년 공제업계 용역 전수조사 결과, 3년간 116건의 용역을 발주하고, 487억원의 예산을 집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2018~2020년 공제업계 용역 전수조사 결과, 3년간 116건의 용역을 발주하고, 487억원의 예산을 집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공제기관이 원하는 예산별 업무 방식은?

공제기관이 원하는 용역수행 방식은 사업예산에 따라 크게 달라졌다. 먼저 5000만원 미만(23건)의 경우 대부분 단순 업무에 국한됐다. △공제기관 홍보동영상 제작(한국지방재정공제회) △임직원 건강검진(대한지방행정공제회) △운전원 파견 용역(대한소방공제회) 등이다.

5000만원~1억원(28건)은 컨설팅, 회계감사 등 보다 전문적인 업무를 원하는 흐름을 보였다. △퇴직연금 및 공제급여 시스템 검증(과학기술인공제회) △외부 회계감사(경찰공제회) △손해공제 상품개정 및 위험률개발(수협중앙회) △콜센터 위탁운영(대한소방공제회) 등이다.

용역 사업예산 기준 1억~5억원 구간(36건)에서는 공제 업무자동화 및 통합정보 시스템 구축 같은 전산망 확보 움직임이 두드러졌다. △학교안전공제회 통합정보시스템 구축(학교안전공제중앙회) △(청년)내일채움공제 업무자동화 및 통계시스템 구축(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특허공제시스템 유지관리 용역 도급업체 선정(기술보증기금) 등이다.

마지막으로 5억원 이상 용역 21건의 경우 공제회관 시설관리, 공제지원센터 운영, 고객센터 운영 등을 통째로 맡기는 경우가 많았다. △소방공제회관 건물관리용역(소방공제회) △수협공제 고객지원센터 용역업체 선정(수협중앙회) △전기공사공제조합 사옥(본부, 의정부 및 나주) 건물관리 용역(전기공사공제조합) 등이다.

사업예산 기준 공제용역 TOP 20 순위. 가장 비싼 용역은 행정공제회가 발주했으며, 5억원 이상 용역도 21건이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업예산 기준 공제용역 TOP 20 순위. 가장 비싼 용역은 행정공제회가 발주했으며, 5억원 이상 용역도 21건이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제별 분류해보니… 컨설팅 > 홍보 > 전산시스템 순

각각의 용역을 주제별로 분류해봤다. 그 결과 △컨설팅 24건 △홍보 19건 △전산시스템 17건 △기타 11건(직원채용 대행 등) △공제상품개발 및 운영 7건 △플랫폼 구축·직원관리·손해공제 운영 6건 △공제회관 관리·고객센터 등 운영 5건 △근로자파견 4건 △회계감사·감리 3건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공제기관에서 가장 많은 용역을 발주한 컨설팅의 경우 공제상품 운영 개선, 자산배분 전략 수립, 중장기 경영전략체계 구축 등이 대다수였다. 실무 차원에서 공제회 방향성과 미래 먹거리에 대한 고민이 많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용역비용은 3000만원~5000만원 7건, 5000만~1억원 5건, 1억원~2억1000만원 이하 6건으로 확인됐다.

예컨대 대한소방공제회는 지난해 1월 발주한 ‘중장기 경영전략체계 구축 컨설팅 용역’ 과업지시서에서 중장기 경영전략체계 구축을 요구했다. 주요 사업으로 소방공무원 공제제도 운영, 회원 복지 증진, 기금 조성 사업, 회원 복지 숙박시설 운영, 직무수행중 사망 또는 다친 소방공무원 지원사업을 명시했다. 컨설팅 배경으로는 “자산 1조원 시대를 앞두고 저금리 기조 하에서 지속 성장을 위한 공제회의 중장기 경영전략이 필요하다”고 했다.

건설근로자공제회는 지난 8월 ‘퇴직공제 소요금액 산정기준 개선 연구용역’에서 현 퇴직공제 가입 소요금액 산정기준 분석, 정부 등 발주기관 공사비용 산정고시 등 유사사례 조사, 퇴직공제 산정기준 개선안 제시 등을 요구했다. 용역 발주 이유로는 “건설근로자법 시행령 개정으로 공제부금 일액 범위가 변경되고, 퇴직공제 신고누락 방지를 위한 전자카드제 도입으로 기존 퇴직공제 산정기준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로 많은 용역 주제는 홍보 대행 업무였다. 한국교직원공제회는 ‘공제회 50년사 편찬 용역’을 맡기며 2억6000만원을 책정했고, 건설근로자공제회는 CI 개발 용역에 11억54만원을 지불했다. 이밖에 △군인공제회 홍보용 달력 제작 및 배부 용역(1억1000만원) △한국지방재정공제회 홍보동영상 제작 용역(4993만원) 등 제목만 들어도 알 수 있는 내용들을 외주로 맡겼다.

특히 한국교직원공제회, 대한지방행정공제회, 과학기술인공제회 등 3곳은 유튜브, 페이스북 등 온라인 홍보채널 운영을 외주로 맡기며 회원들과 적극적인 소통 의지를 보였다.

예컨대 교직원공제회는 ‘공제회 온라인미디어 운영관리 용역’에서 △온라인미디어의 효율적인 운영 관리로 회원(군) 소통·공감 및 신뢰도 제고 △공제회 제도 및 이벤트 등을 온라인 매체에 적합한 콘텐츠로 제작·홍보 △The-K 크리에이터의 체계적 관리·운영으로 회원과 공감대 형성 및 소통 확대 △온라인 여론동향 모니터링을 통한 체계적 이슈 관리 및 대응 강화 등을 요구했다.

세 번째로 많은 용역은 전산시스템 구축으로 총 17건에 달했다. 공제와 보증업무 처리속도를 높이고, 회원급여 및 정보관리의 자동화·효율화를 위해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 다만, 최소 1억원~90억원까지 막대한 비용이 드는만큼 신중히 추진하는 모습을 보였다.

경찰공제회는 지난해 5월 ‘자산운용시스템 구축 용역’을 발주하며 사업비 39억5000만원을 책정했다. 주요 사업내용은 △(주식주문 연계시스템, 자산운용 업무지원시스템 구축) △대체투자 관리시스템 개발(대체투자 심사 및 실행 지원시스템, 대체투자 사후관리 시스템 구축) △자산운용지원(Back-Office) 시스템 개발 △리스크관리 시스템 구축 등이다.

경찰공제회 측은 기대효과로 “자산운용 업무의 효율성 및 안정성 도모, 성과 및 리스크관리 등 데이터 분석 기능 강화를 통한 양질의 정보제공 및 적시성 확보로 신속한 의사결정 기능 강화”를 명시했다.

정보통신공제조합은 지난 4월 ‘신용평가 모형 및 시스템 개발 용역’(사업비 1억700만원)을 통해 조합 전산시스템의 최적화 상태 유지를 요구했다. 전산시스템의 정기점검 및 신속한 장애처리, 문제해결로 24시간 원활한 공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이다.

세부 과업범위로 △전산시스템 정기 예방점검, 특별점검 실시 및 보고서 제출 △라이선스 유지 및 갱신 △유지보수대상 장애발생 시 요인분석 및 신속한 조치 △장애부품 및 소모품 무상 교체‧대체 설치 수행을 요구했다.

경찰공제회가 발주한 ‘자산운용시스템 구축 용역’ 과업지시서 일부. 자산운용 시스템 및 대체투자 관리 시스템 개발 등을 요구하고 있다.
경찰공제회가 발주한 ‘자산운용시스템 구축 용역’ 과업지시서 일부. 자산운용 시스템 및 대체투자 관리 시스템 개발 등을 요구하고 있다.

지금까지 공제업계 용역입찰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조사는 그동안 공제업계를 체계적으로 분석하는 노력이 부족했다는 점에서 의미있다고 본다.

몇가지 특징적인 부분을 정리하면, 우선 대형 공제회들을 중심으로 자산운용 시스템 개발을 통해 미래 먹거리를 빠르게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모바일 플랫폼을 새롭게 구축하고 스마트폰에서 손쉽게 공제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또한 공제기관이 요구하는 용역수행 방식은 사업예산에 따라 차이가 있으며, 컨설팅은 3000만원~2억원 사이, 전산개발은 최소 1억원 이상 비용이 책정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밖에 공제회 특유의 보수적인 조직문화를 쇄신하고 직원과 소통을 강화하려는 움직임도 조금씩 생겨나고 있으며(건설근로자공제회 조직진단 연구용역 등), 공제회 SNS채널 운영을 전문업체에 맡겨 회원 및 잠재고객과 쌍방향 소통을 강화하는 흐름도 나타났다.

아울러 최근 3년 동안 공제업계에서 내놓은 용역입찰 116건에 대한 사업예산은 486억으로 생각보다 많지 않았고, 주제별로는 컨설팅, 홍보, 전산시스템 순으로 용역이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공제회 용역을 나라장터에 올리지 않고 자체 홈페이지에만 공지한 경우 등은 이번 조사에서 빠졌음을 일러둔다.

한 공제회 관계자는 “지금껏 공제업계 용역에 대한 조사가 따로 없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데이터로 보인다”며 “공제업계도 천편일률적인 서비스에 그치지 말고 정교한 시스템 구축을 통한 공제서비스 고도화, 회원과 쌍방향 소통 등으로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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