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인리히의 법칙과 교통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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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인리히의 법칙과 교통사고
  • 방제일 kgn@kongje.or.kr
  • 승인 2023.09.27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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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보험라이프]

한국공제보험신문이 ‘2030보험라이프’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2030세대의 보험·공제에 대한 생각과 에피소드를 공유하고, 실생활에서 진짜 필요한 보험 및 제도는 무엇인지 고민합니다.

[한국공제보험신문=방제일] 눈앞이 캄캄해졌다. 운동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순식간에 악몽으로 변했다. 브레이크를 힘껏 밟았지만 차는 멈추지 않았다. 내 인생 첫 교통사고는 그렇게 허무하게 일어났다.

올림픽대교에서 앞 차량을 박았다. 잠시 한눈판 것이 최악의 결과로 돌아왔다. 다행히 큰 사고는 아니었다. 경미한 접촉사고였지만 심장이 쿵쾅쿵쾅 뛰었다.

어찌할 지 몰라 몇 초간 허둥지둥했다. 그러다 사과하는 게 먼저란 생각이 들었다. 일단 차에서 내려 공손하게 다치신 곳은 없냐고 물었다. 앞 차 운전자는 다행히 괜찮다고 말씀해주셨다.

내 차나 앞 차나 사고 흔적은 크지 않았다. 그래도 사고는 사고였다. 있었던 접촉을 없던 일로 되돌릴 순 없었다. “보험, 접수하겠습니다”라고 말하자 상대방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올림픽 대교 위에 10분간 정차해 있었다. 보험 접수와 명함 맞교환이 이뤄진 후 잘못된 만남이 끝났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가시방석이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이제 어찌 대처해야 할까. 머릿속이 복잡하고 후회가 밀려왔다. 알 수 없는 불안에 속이 울렁거리기도 했다.

집으로 돌아와 자동차 사고 관련한 여러 글을 읽었다. 보험 처리부터 할증까지 다양한 정보를 살펴봤다. 결론은 하나로 귀결됐다. 결국 사고가 일어난 다음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없다는 것이다.

아니, 하나 더 있긴 했다. 조금 더 조심하는 것과 사고의 무서움을 아는 것, 그거 뿐이다.

큰 사고는 결국 수십 번의 징조와 징후가 있고 난 뒤에 일어난다. 하인리히의 법칙이다. 운전을 시작한 후 아찔한 순간은 종종 있었다. 다행히 지금껏 사고 없이 넘어갔다. 그때는 마냥 별일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징조가 있으면 사고는 필연적으로 발생한다. 내 사고도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운전 중에 일어났던 위험한 상황에 대해 안일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인명사고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자동차보험을 종합적으로 들어놓은 것 정도일까.

살면서 많은 일이 일어난다. 매일 수많은 사건·사고를 접하면서도 내 일이 아니니까 무시했다.

어쩌면 운전을 시작한 후 이번 사고가 처음인 것이 기적인 것일지도 모른다. 이번 사고는 미미했지만, 다음은 아닐 수 있다. 더 조심히, 내 주변에 일어나는 일들에 경각심을 가지고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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