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아시아 최대 재보험이벤트, SIRC 2023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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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아시아 최대 재보험이벤트, SIRC 2023을 가다
  • 황인규 SGIS 이사 chris.hwang@simon-global.co.kr
  • 승인 2023.11.06 09: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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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회 SIRC 성료…방문객 3000여명, 역대 최대
내년도 재보험시장 하드화 전망, 돌파구 마련 분주
재물시장 악화에 특종‧해상 등 포트폴리오 다변화 ‘눈길’
‘신흥 강자’ 아시아 재보험시장에 대한 관심도 증가

제19회 싱가포르 국제 재보험회의(SIRC)가 10월 30일부터 11월 2일까지 나흘간 개최됐다. 이번 행사는 최근 재보험시장 하드화와 특약재보험 이슈 등이 심각한 가운데, 세계 각국의 보험사와 중개사들이 만나 내년도 갱신 및 아시아 재보험시장 진출 등 다양한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한국공제보험신문은 SIRC 행사를 직접 다녀온 사이먼글로벌보험중개 황인규 이사를 특별취재원으로 섭외해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를 취재했다. 이를 통해 최근 격변하고 있는 국제 재보험시장 동향을 독자 여러분께 소개한다. [편집자주]

특별취재원 리포트; 사이먼글로벌보험중개 황인규 이사

제19회 싱가포르 국제 재보험회의(Singapore International Reinsurance Conference, 이하 SIRC)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10월 30일부터 나흘간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샌즈 컨벤션에서 열린 행사에는 역대 최대인 3000여명의 방문객이 참여해 큰 관심을 나타냈다.

작년의 경우 약 2300명의 방문객이 참여했고 회의 마지막날인 4일차에는 주요 미팅이 끝나 자리를 비우는 분위기였으나, 올해는 마지막날까지 회의가 계속되는 등 분주한 모습이었다.

특히 기존에는 런던 등 일부 시장만 행사에 참여했으나 올해는 버뮤다, 중동, 유럽 등 세계 각국에서 참여하여, 독일 바덴바덴(10월, Baden Baden Reinsurance Meeting 2023), 모나코 몬테카를로(9월, Monte Carlo Rendez-Vous Conference) 보다 분주한 회의장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처럼 고조된 분위기는, 지속되고 있는 재보험시장의 하드화와 최근 계속된 특약재보험 이슈로부터 기인한다. 글로벌시장에서 대형사고가 잇따르며 손해율이 높아졌고, 이에 따라 재보험료 인상 및 재보험 출재 관리가 매우 중요해진 상황에서, 내년도 갱신을 위한 돌파구를 마련해야 하는 시급한 과제를 마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기존 SIRC는 재보험 특약시장 회의로 개최됐으나, 올해는 런던, 아시아, 중동 등 각 지역에서 임의 재보험을 취급하는 회사들도 다수 참여하며 성황을 이뤘다. 이렇게 많은 출재사‧재보험사들의 참여는 해외 재보험시장의 어려움을 대변하는 동시에, 새롭게 성장하는 아시아시장에 대한 높은 관심을 말해준다.

여러 회의를 통해 공통적으로 언급된 것은 최근 3~4년간 계속된 재보험시장 하드화 기조가 내년에도 이어진다는 것이다. 지역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재보험시장 경색이 불가피한 만큼, 아시아시장에서 새로운 파트너를 통해 활로를 찾아가는 모양새다. 이와 관련, 작년까지 SIRC에 크게 관심없던 아시아국가의 재보험 출재사들도 다수 행사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SIRC에서 별도 부스를 운영한 삼성화재, 코리안리, SGI서울보증, SGIS
SIRC에서 별도 부스 및 면담 테이블을 운영한 한국 회사들. (왼쪽부터) 삼성화재, 코리안리, SGI서울보증, 사이먼글로벌보험중개

아시아시장 관심↑, 다양한 친목행사에 인파 몰려

한국에서는 코리안리, 서울보증, 삼성화재가 별도 부스를 설치하여 내방객에게 편의를 제공했고, 한국계 중개사로는 사이먼글로벌보험중개(SGIS)와 히스보험중개, LK보험중개 등이 독립된 면담테이블을 운영하여 세계 각국의 참석자들과 다양한 네트워킹을 진행했다. 이밖에 많은 한국의 보험사도 행사에 직‧간접으로 참여하며 내년도 재보험 갱신 및 업계 이슈에 대해 민감하게 접근하는 모습을 보였다.

회의기간 중, 주요 글로벌재보험사와 중개사에서 대형 레스토랑과 연회장을 대여하여 칵테일 파티 등을 개최했는데, 대부분의 파티가 입장에 애로사항이 있을 만큼 혼잡했다. 특히, 코리안리 파티에는 입장을 1시간 이상 대기해야 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재재보험 가격 인상, 내년에도 ‘하드화’ 전망

재보험시장의 가격은 재보험자들이 위험분산을 위해 구매하는 재재보험(재보험자 입장에서는 비용)의 가격에 큰 영향을 받는데,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 재해 증가, 재보험시장 내 자금(Capital)공급 제한 등으로 지난 몇년간 재재보험 가격이 급격히 오른바 있다.

특히, 자연재해(Nat Cat)에 대한 가격 인상 등으로 인해 재재보험비용 이상의 적정 마진이 확보되지 않으면 재보험 공급을 철회하는 경우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몇년간의 가격인상은 과거의 손실과 계속되는 자연재해 및 인재로 인한 손실을 만회할 만큼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 재보험사의 판단이며 내년도에도 재보험시장의 하드닝 지속을 예상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2021년 롯데케미칼, 쿠팡 사고(약 3600억원), 2022년 포스코(약 4600억원), 2023년 한국타이어(3000억원) 등 계속된 주요 사고로 인해 재물 시장의 실적이 급격히 악화된 바 있어 전년 대비 급격한 재보험 가격 인상이 있었다.

올해에는 해당 주요 사고로 인해 실적이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는 보험사 중심으로 재보험가격 및 조건 협상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고 노출이 적거나 실적이 양호해진 보험사의 경우에는 전년과 비슷한 수준(flat)의 갱신 협상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점에서 재보험 비용이 보험사 입장에서 매우 중요한 비용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특약 및 임의 재보험조건의 변동이 향후 더욱더 원수보험가격 및 영업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즉, 우량한 재보험 조건을 가지고 있는 보험사는 내년도 시장에서 수수료, 인수 여력 및 담보력 등에서 우량한 포지션을 선점하여 액티브한 플레이어로 자리잡을 수 있고, 그렇지 못한 회사는 계속해서 수세적이고 보수적인 언더라이팅 기조를 유지하여 일반보험 시장에서 불리한 입장에 처하게 되는 것이다.

종목과 지역, 포트폴리오 다변화 

재물시장의 실적 악화로 인해 재보험사들은 재물외 시장(특종, 해상, 상해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는 것이 또 하나의 추세로 자리잡았다.

일본의 경우, 과거 계속된 요율 인상 및 2023년도 자연 재해 감소 등으로 인해 전년과 비슷한 수준(flat)의 갱신협상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 외 아시아 지역은 (국가별로)선별적인 변화가 예상되며 현재 재보험시장의 어려움으로 인해 각 국가의 재보험 규제에도 변화가 나타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중개사 입장에서도 해외 재보험 네트워크를 얼마나 다양하고 넓게 갖추고 있느냐가 향후의 경쟁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번 SIRC는 역대 최다 인원 참여에도 불구하고 주최 측인 ‘싱가포르 재보험협회’가 입장·등록비용을 30만원~50만원까지 크게 인상해 참가자들의 불만이 제기됐다. 주최 측은 회의 장소인 마리나베이 샌드가 컨벤션센터 대여료를 인상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한국공제보험신문=황인규 이사]

SIRC에 참석한 사이먼글로벌보험중개 임직원들.
SIRC에 참석한 사이먼글로벌보험중개 임직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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