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보험브리핑] 6월 넷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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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보험브리핑] 6월 넷째주
  • 한국공제신문 kgn@kongje.or.kr
  • 승인 2023.06.23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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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공제보험신문이 주간 보험브리핑을 시작합니다. 보험업계를 강타한 대형 이슈부터 정부 동향, 소소한 뒷얘기까지 눈에 띄는 정보를 살펴봅니다.

 

◆표준 API 거론한 대형 손보사들의 속내

플랫폼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도입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습니다. 당초 7월부터 시작될 예정이었던 이 서비스는 보험업계의 격렬한 반대로 난항을 겪다, 올해 말부터 도입될 것으로 전망됐는데요.

최근 메리츠화재와 삼성화재, 현대해상, KB손해보험, DB손해보험 5개사가 금융위원회에 공통된 표준 API를 개발해 적용하자는 의견을 제출했습니다. API란 데이터를 주고받는 전산망입니다. 특정 인터페이스에서 데이터를 공유할 때 이를 요청하거나 제공받는 방식을 결정하죠.

해당 손해보험사들이 주장은 이렇습니다. 네이버와 카카오, 토스 등 플랫폼기업별로 다른 API를 적용하게 되면 시간, 비용이 더 많이 소요되고 오류 가능성도 있다는 거죠. 이에 공통된 오픈형 API를 개발해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에 참여하는 모든 회사가 활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겁니다.

일견 타당해보이는 의견이지만, 플랫폼기업들은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모든 플랫폼이 동일한 API를 사용한다면 특색, 그러니까 경쟁력이 사라지거든요. 저마다 자체 개발한 API를 통해 타 플랫폼과의 차별화를 꾀하고 이로써 시장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노력 자체가 무색해질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또 한 가지 생각해볼 점은 왜 5개사만 이를 주장하는가 하는 부분인데요. 이들 회사는 소위 빅 5라 불리는 대형사들이죠. 손해보험사 전체의 문제라면 다른 회사들도 함께 동참하는 편이 설득력을 얻기도 쉬웠을 텐데요. 중소형사들이 빠졌다는 건, 표준 API 도입으로 인한 이익이 모든 손해보험사에 똑같이 돌아가진 않는다는 의미로도 해석됩니다.

대형사들은 이미 자사 다이렉트채널을 잘 구축하고 있습니다. 특히 자동차보험은 보험설계사 등 다른 영업채널에 비해서도 가장 높은 점유율을 올리고 있고요. 네이버, 카카오, 토스 등에서 중소형사들과 동일선상의 비교‧분석이 가능해지면 가입자 이탈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물론 플랫폼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도입은 결정된 사안이라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대형 손해보험사들이 결사 반대했던 자동차보험의 포함도 마찬가지죠. 강경했던 자동차보험 점유율 부동의 1위 삼성화재조차 결국 네이버와 협업하기로 했을 정도니까요.

그럼 표준 API 도입을 주장함으로써 얻고자 했던 건 무엇이었을까요? 일단 이것만으로도 의견 충돌이 발생하고 있죠. 만약 금융당국이 표준 API의 타당성을 인정한다면? 없던 거니까 새로 만들어야 하고요. 이 시스템의 개발과 안정화, 실제 도입까지 최소 2년은 더 걸릴 거라는 계산이 나옵니다. 네, 시간 끌기죠.

그렇다면 이 사이 대형 손해보험사들은 뭘 준비할까요? 자사의 다이렉트채널을 더욱 고도화하고 많은 특약을 만들어낼 거라는 게 관련 전문가들의 시각입니다. 같은 조건으로 비교, 더 저렴한 보험료의 회사로 이탈을 막고자 타사와는 다른 보장과 서비스들을 제공하려 하겠죠. 네이버에서 최저가로 나타나진 못하더라도, 삼성이나 현대에서만 가입할 수 있는 그런 것들이요.

◆역대급 미스터리쇼핑에 ‘벌벌’

금융감독원이 이르면 다음 달부터 대대적인 미스터리쇼핑에 돌입합니다. 역대급 규모였던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강도 높은 점검으로 금융사들의 잘못된 영업 관행을 뿌리 뽑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어, 보험사들은 영업현장 단속에 분주한 모습입니다.

미스터리쇼핑은 조사원이나 금감원 직원이 고객으로 가장해 해당 업체의 서비스 수준을 평가하는 제도입니다. 본래 미국의 은행 지점이나 소매상점에서 직원의 횡령, 절도 등을 막으려 몰래 관찰하던 것에서 시작됐어요.

국내에선 금감원이 매년 이 미스터리쇼핑을 진행합니다. 통상 하반기부터 연말까지 수행하고 이 결과를 이듬해 1분기에 발표하죠. 

비단 보험업계만을 대상으로 하진 않습니다. 은행과 증권 등 금감원 관할의 모든 금융업계를 대상으로 하지만 유독 보험업계가 떨고 있는 이유는 원래부터 민원이 빈번할 수밖에 없는 구조 때문이기도 하죠. 상품 구조가 어렵고 대면 판매가 많은 특성이요. 

여기에 바로 직전 해에 호되게 당했던 기억도 있습니다. 지난해 금감원은 소비자 민원이 많았던 종신보험을 타깃으로 미스터리쇼핑을 수행했고, 이 결과 17개 생명보험사 중 15개 회사가 5개 등급 중 가장 낮은 ‘저조’ 등급을 받았던 거죠. 

점검 방향은 비공개가 원칙이지만, 미스터리쇼핑은 통상적으로 가장 분쟁이 심각한 곳을 대상으로 이뤄집니다. 보험업계에서의 분쟁은 여전히 많고요. 맞을 곳을 알고 있지만, 알고도 맞아야 한다는 모 보험사 관계자의 호소가 가장 적절한 표현일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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