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기, 폐해는 되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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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기, 폐해는 되돌아온다
  • 최락훈 손해사정사 kgn@kongje.or.kr
  • 승인 2023.06.22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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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공제보험신문=최락훈 손해사정사] 교통사고는 우연히,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사고다. 심도에 따라 피해자들은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기거나 부상 혹은 장해로 인한 후유증도 생기곤 한다. 이에 따라 손해보험사는 교통사고 피해자에게 대인 보험금, 즉 합의금을 지급한다.

보험사가 우연한 사고로 발생한 피해를 보상하는 건 당연하다. 그러나 실제 보상 현장에서 보자면 보험금을 받기 위해 악용하는 사례가 생각보다 많이 발생하고 있다.

걱정스러운 건 이러한 사례의 주 세대가 10~20대라는 점이다. 이들은 단순히 보험금을 받기 위해 SNS 등을 활용해 끊임없이 보험사기단을 모집하고 수차례 고의사고를 내고 있다. 또 더 큰 문제는 이들이 보험사기에 걸렸을 경우 죄책감보다는 보험금을 환수해야 하는 사실을 아쉬워한다는 점이다.

현재 국내에선 배달산업이 왕성하게 이뤄지고 있다. 코로나19 때가 전성기였고 현재는 팬데믹이 종식되며 전보다는 줄어들었으나, 배달문화는 여전히 우리 사회에 자리 잡고 있다. 

삼성화재 부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에 따르면 배달 오토바이의 경우 평균 1대당 연 2회 이상의 사고가 발생한다. 개인 이륜차와 비교하면 15배가량 높은 사고율을 보이는 것이다.

보상 업무를 하면서 영상을 살펴보면 이러한 이륜차에서도 고의사고가 늘어나는 추세다. 한 달 동안의 배달원 수입보다 교통사고 한 두 번으로 받을 수 있는 합의금이 더 많기 때문이다. 

이륜차 보험사기의 주요 유형은 교통법규를 위반하는 차량에 고의적으로 사고를 발생시키는 경우다. 골목길에서 차량이 후진할 때 차량 뒤에 붙어서 정차한 뒤 부딪쳐서 넘어지거나, 차선 변경을 하는 차량에 일부러 충돌하는 등 여러 가지 양상으로 나타난다.

배달 라이더들은 이미 다른 라이더들에게 사고 처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른바 편법적인 ‘팁’을 들은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고의사고가 의심돼도 지능화된 사건을 보험사 SIU팀이 적발하기는 쉽지 않다. 이러한 일이 늘어나면 결국 보험사에서의 보험금 누수가 커진다. 또 보험금 증가는 결국 보험료 증가를 유발하는 주된 원인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유형에선 고의로 사고를 발생시키는 게 범죄라는 사실조차 크게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현재 ‘보험사기방지특별법’에는 사기 행위로 보험금을 취득할 시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한다. 또한 상습범의 경우에는 가중처벌까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제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의 인식은 여전히 낮다. 아직도 유사 보험사기가 많이 발생하는 현실이다. 법적인 측면에서 처벌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렇지만 법적인 측면만 개선된다고 보험사기가 궁극적으로 해결되기는 쉽지 않다.

한 가지 제언을 해보자면 민간의 역량을 활성화하는 게 방법이 될 수 있다. 보험사기 방지와 관련된 민간 조사제도를 본격적으로 도입하고 보험사에 경찰의 자동차 사고 열람권을 지원한다면 보험사기 방지에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개개인의 사회적 인식을 개선해나가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모든 운전자가 자신의 잘못된 생각으로 인해 더 많은 보험금이나 받을 수 없는 보험금을 얻게 되면 단기적으로는 이익이 될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그로 인한 불이익이 본인에게 돌아온다는 걸 인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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