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치폐기물 문제, 측량기술로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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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치폐기물 문제, 측량기술로 막는다
  • 홍정민 기자 hongchungmin@kongje.or.kr
  • 승인 2023.06.0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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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건설자원공제조합 측량기술센터 인터뷰]
조합원사 폐기물 관리, 환경오염 예방
불법폐기물 점검으로 주민 불편 개선
사진 왼쪽부터 이선우 대리, 조계철 과장, 이재민 차장, 이지향 주임, 김승섭 사원.
한국건설자원공제조합 측량기술센터 직원들이 팀 인터뷰를 마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이선우 대리, 조계철 과장, 이재민 차장, 이지향 주임, 김승섭 사원.

[한국공제보험신문=홍정민 기자] 건축물을 철거하면 콘크리트, 철근 등 건축 자재들이 건설폐기물로 배출된다. 이러한 폐기물은 중간처리를 거쳐 건설자재로 활용하거나 매립장에 묻히는데 이런 일을 전담하는 곳이 ‘건설폐기물 중간처리업체’다. 그리고 이런 처리업체가 건설폐기물을 허용범위 안에서 보유하는지 측량‧관리하는 곳이 한국건설자원공제조합의 측량기술센터다. 산처럼 쌓인 폐기물더미를 헤쳐가며 환경오염 예방에 앞장서는 측량기술센터 팀원들을 만나 폐기물 측량 스토리를 들었다.

측량기술센터에 대해 자세히 소개해달라.

이재민 측량기술센터 차장: 건설폐기물의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건설폐기물법)에 따르면 건설폐기물 처리업자는 허용보관량을 초과해 건설폐기물을 보관할 수 없다. 조합원사인 건설폐기물 처리업자들이 허용보관량을 넘지 않도록 주기적으로 폐기물 측량을 하는 곳이 건설자원공제조합의 측량기술센터다. 주요 업무는 방치폐기물 발생 예방을 위한 조합원 사업장 정기점검, 폐기물 및 환경 관련 측량 용역 등이다.

예전에도 건설자원공제조합에서 조합원 사업장을 대상으로 폐기물 보관량 점검 및 측량용역 등을 수행했었다. 조합의 주 목적사업은 방치폐기물 발생 예방과 폐기물의 원활한 처리 관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폐기물 양을 육안으로 정확히 파악할 수 없어 측량 전문 인력을 도입했고, 최근에는 방치폐기물에 대한 위험성이 국가적 중대사항으로 대두되면서 전담 부서인 측량기술센터가 신설됐다.

측량점검은 어떻게 진행되나? 측량점검시 조합원사가 허용보관량 이상의 폐기물을 갖고 있으면 어떻게 조치하는지 궁금하다.

조계철 측량기술센터 과장: 측량점검은 조합원사 400여곳과 지자체나 환경 유관기관 등 외부 용역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측량은 2인 1조로 진행하며, 일주일에 3일은 밖에서 측량하고 나머지 2일은 실내 작업을 한다.

측량지도점검은 모든 조합원사를 대상으로 연 1회 이상 진행하고 있으며 조합원사 기준 약 300회, 지자체 및 환경 유관기관 용역 약 200회 정도의 측량을 하고 있다.

이재민 차장: 조합원사 대상 점검은 우선 쌓인 폐기물을 측량하고 조합원사에 대한 제반서류 등을 확인해 해당 조합원사의 방치폐기물 발생 징후를 확인한다. 점검 결과 조합원사의 특이사항이 발견되면 특별점검 업체로 전환돼 조합 세부규정에 맞는 특별관리를 진행한다.

예컨대 허용보관량을 초과한 조합원사의 경우 기한을 주고 보관량을 맞추라고 통보를 한다. 그 이후에도 지켜지지 않으면 조합원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다른팀과 협의해 문제 있는 업체의 재산에 대한 채권을 잡는다거나 이런 업무를 보조하기도 한다.

다만 요즘에는 환경·법적인 부분이 강화되고 이에 대한 인식도 좋아져서 예전보다 리스크가 많이 낮아졌다. 현재 조합원사 중에 허용보관량을 넘기는 업체는 1년에 많아야 2~3곳 정도다.

반면 지자체 및 환경 유관기관 용역은 대상업체에 방치폐기물에 대한 정확한 양만 측정해 측량결과 보고서를 제출하고 있다. 모든 측량은 우리가 아무리 정확하게 측정해도 오차 발생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측량 결과에 대한 시정조치는 지자체 각자 판단에 맡긴다. 예컨대 폐기물 허용보관량이 1만톤인데 측정결과 2만톤이 나오면 누가봐도 보관량을 넘는 거지만, 1만1000톤이 나오면 지자체에 따라 조치가 다를 수 있다.

조합원사 뿐 아니라 지자체나 타 폐기물 업계까지 측량사업을 확대하고 있는데, 언제부터 사업이 확대됐나.

이재민 차장: 과거에는 방치폐기물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그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2019년~2020년도에 의성쓰레기산 등 대형 방치폐기물 피해가 빈번하게 발생했고 이후 관련 법 개정 및 방치폐기물에 대한 관리가 중요한 화두가 됐다.

이때까지만 해도 폐기물을 점검하고 측량하는 기관은 건설자원공제조합이 유일했기 때문에 환경 유관기관들과 협의를 통해 측량에 대한 전문 지식과 기술을 갖추고 있는 우리 공제조합이 중점이 돼 측량사업을 진행하게 됐다.

지난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외부 용역이 늘어나면서 현재 공제조합은 서울·양주시 등의 지자체 및 환경공단과 함께 측량용역 사업을 중점 추진 중에 있다.

현장에서 방치폐기물을 측량하고 있는 이선우 측량기술센터 대리의 모습. 사진=건설자원공제조합
측량기술센터 이선우 대리가 현장에서 방치폐기물을 측량하고 있다. 사진: 건설자원공제조합 

측량기술센터에서 일하면서 보람있는 사례가 있다면 말해달라.

이재민 차장: 대부분의 사업장들은 적치해놓은 폐기물을 양을 정확히 알지 못한다. 측량사업은 공제조합에서 측량해 해당 지자체에 공유하면 지자체가 개별 업체에 통보하는 방식이다. 그러면 해당업체는 기준일 당시 폐기물의 정확한 양을 인지할 수 있고 인지된 양으로부터 적절한 관리를 할 수 있다.

우리가 측량한 업체가 폐기물 양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이를 바탕으로 허용보관량을 적절히 관리해나가는 모습을 볼 때 뿌듯하다. 폐기물이 적정량 이상으로 쌓여있으면 여름철 악취와 먼지는 물론 해충이 발생하고 심지어 화재 위험도 높기 때문에 우리가 노력함으로써 환경오염 및 추가 피해를 막는다는 것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

이선우 측량기술센터 대리: 공공기관에서 ‘불법 투기 폐기물’ 점검 용역을 발주할 때가 있다. 현장에 가보면 토지주인에게 땅을 빌려서 거기에 대규모 폐기물을 버려놓고 도망가는 사례가 종종 있다. 이것은 토지주인 입장에서 엄청난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우리가 현장에 나가서 측량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자체에서 시정명령을 발동해 원상복귀됐을 때 공익에 도움이 되고 있다는 부분에서 보람있게 느껴졌다.

반대로 조합원사 관리 및 폐기물 용역 과정에서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조계철 과장: 측량사업은 사업장에 적치된 폐기물 뿐만 아니라 장기간 방치된 폐기물에 대해서도 측량을 진행한다. 장기 방치폐기물은 짧게는 1~2년, 길게는 5년 이상 방치된 폐기물이기때문에 폐기물 안에 가스, 해충 등의 유해물질이 존재한다.

일례로 재작년 방치폐기물을 측량하러 나갔다가 폐기물 안에 있는 말법집을 건드려 말벌에 약 10방 정도를 쏘인 적이 있다. 그래서 바로 119를 불러 응급실로 실려갔다.

물론 작업복과 해충 스프레이 등의 안전조치들을 취하지만 장기 방치폐기물을 측량할 경우 인체 유해물질들이 어디서 어떻게 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많은 어려움이 존재한다.

이선우 대리: 간혹 폐기물이 아닌 오래 방치된 적치물에 대한 측량 의뢰가 오는 경우가 있다. 한번은 폐기물이라고 해서 갔더니 사실상 가축 페분뇨 등이 쌓여있는 곳이었다. 측량은 기존 폐기물 측량과 동일하게 진행했는데 측량 종료 후 폐분뇨에 대한 악취가 작업복, 작업차량에 베어서 몇 달간 악취로 고생한 적이 있다.

김승섭 측량기술센터 사원: 요즘은 드론 측량을 많이 하는데, 현장 상황에 따라 드론을 못 날리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땐 실제로 폐기물 위에 올라가는데 폐기물 모양이 제각각이고, 부식되거나 단단하지 않은 폐기물도 있어 균형을 잘못 잡으면 넘어지는 위험한 상황들이 자주 발생한다. 폐기물들은 보통 마구잡이로 산더미처럼 쌓여있기 때문에 항상 신경써야 한다.

드론 측량은 어떤 방식인지 궁금하다.

조계철 과장: 드론은 자체 연구와 시범도입을 거쳐 2019년부터 현장에서 활용하고 있다. 사람이 폐기물 위에 올라가서 측정하는 것은 위험도가 높기에 가급적 드론 측량을 많이 하려고 한다. 현재 GNSS 측량기기와 드론을 같이 사용해 폐기물을 측량하고 있다.

드론측량은 드론에 장착된 고해상도 카메라를 이용해 지표면을 중복촬영함으로써 얻은 사진들로 수치표면모델 및 정사영상을 얻는 방식이다. 사진 데이터를 기초로 물량산출 프로그램, 도면작성 소프트웨어 등을 이용해 정확한 폐기물 물량을 산출하고 보고서 작성을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GNSS(GPS) 수신기와 광파기 등을 운용하여 측량의 정확성을 높이고 있다.

이선우 대리: 현재 드론과 사람의 측량 비중은 약 7:3 정도로 70% 정도 드론을 활용하고 있다. 다만 드론 반입이 안되는 지역들이 있다. 군사보안지역, 공항인근, 서울지역 일부 등은 드론을 날릴 수가 없다. 또한 창고 안 폐기물처럼 드론 사진으로 판독이 안되는 경우는 사람이 직접 올라가서 측량해야 한다.

측량기술센터의 중장기 목표는 무엇인가.

이재민 차장: 폐기물 측량에 대한 중요성을 환경유관기관과 국가에서 인지해 폐기물 측량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활용이 이뤄지면 좋겠다.

공제조합의 측량사업 대상은 대부분 사업장 폐기물 및 방치폐기물이다. 하지만 폐기물의 종류와 적치된 장소는 다양하다. 특히 매립된 폐기물은 현재 장비 및 기술로는 정확한 양을 산출해내기 어렵다. 측량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바탕으로 기술발전이 이뤄져 다양한 폐기물을 정확하게 측정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추가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조계철 과장: 폐기물의 원활한 관리를 위한 측량사업은 공제조합과 국가 환경을 위해 적극적으로 수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환경유관기관 중에서 우리 공제조합만이 폐기물 측량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폐기물 업체 및 방치폐기물은 전국에 수없이 많다.

건설자원공제조합뿐만 아니라 여러 환경기관에서도 측량사업을 진행해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협업함으로서 폐기물 측량 기술발전과 투자, 그리고 폐기물에 대한 올바른 관리가 이뤄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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