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보는 경영과 위험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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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보는 경영과 위험관리
  • 박상범 항공대 경영학부 교수 kgn@kongje.or.kr
  • 승인 2023.04.26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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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공제보험신문=박상범 교수] 경영이라는 말은 다양한 의미를 담고 있다. 경영은 관리라는 개념보다 좀 더 광범위하고 미래지향적인 측면이 강하다. 경영이나 관리를 나타내는 영문표기는 매니지먼트(management) 혹은 비즈니스 에드미니스트레이션(business administration)이다. 매니지먼트는 13세기 이탈리아에서 유래했으며 말(horse)을 잘 다루는 기술을 가리키는 의미로 사용됐고, 비즈니스 에드미니스트레이션은 1911년 프레드릭 윈즐로 테일러(Fredrerick Winslow Taylor)의 ‘과학적 관리의 원칙’(The Principles of Scientific Management)이라는 책에서 유래했다고 알려져 있다.

우리가 사용하는 경영이란 단어는 시경 대아편에 나오는 경지영지(經之營之)란 말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기원전 8세기 주나라 문왕이 영대란 제단을 쌓아 건국의 상징으로 삼은 것을 회상한 시구절에서 나타나며, 경은 공사하기 전에 구획을 정하는 것이고, 영은 건축물의 크기를 정하는 것이라 한다. 경영이란 단어가 줄을 쳐서 경계를 짓고 건축물의 터와 크기를 정하는 데에서 유래한 것처럼 기업경영 역시 경계와 규모를 분명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방향으로 해석하는 것이 보통이다.

경영이란 말이 다소 광범위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측면에서 여러 가지 수식어를 붙여 사용하기도 한다. 예컨대, 지식경영, 혁신경영, 디자인경영, 성과경영, 질적경영 등으로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1997년 IMF 외환위기시에는 지속가능경영이 눈길을 끌었다. 성장이나 확장보다는 현상유지, 즉 시장에서 퇴출되는 것만은 막아보자는 측면을 강조한 경영방침이라 할 수 있다. 지금은 지속가능경영이 ESG와 연계해 사용된다.

누군가 기업을 일으킬 때에는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거나 기존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기업도 새로운 경쟁자가 나타나거나 시장이 축소되는 등의 상황으로 성장을 멈추고 점차 쇠락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이러한 과정을 가급적 늦추고 시장에서 오래 존속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것은 당연하다. 또 기업이 성장가도를 달릴 때는 더 크고 강하게 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무리수를 두기도 한다.

경영이란 수익 창출이 가장 기본적인 목적이며 이 과정에서 위험을 안고 있게 마련이다. 이에 따라 가장 근본적 위험은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는 것이다. 반대로 이야기하자면 위험을 감수한 대가로 수익이 주어지는 것이라 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경영과 위험관리는 불가분의 관계다. 미래는 불확실성(uncertainty)이 크고 어떤 일이 벌어질지 누구도 알 수 없다. 그리하여 경영 관련 위험관리라 하면 주로 과거사건들이나 다른 경제주체에게 발생한 위험들을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발생가능성 및 발생시 손실규모 등을 예측해서 위험관리 방안을 도출해 내는 방식이다. 위험요소가 진행 중이고 이를 포착했다면 적절히 대처하면 된다.

위험관리를 정교화 혹은 치밀하게 한다는 것은 위험을 감지하는 기술을 고도로 발전시키고, 전사적 대응 시스템을 구축하며, 평소에도 교육훈련을 통해 고도의 대처방안을 강구해 놓는다는 것이다. 다만, 이러한 접근은 미래라는 불확실성에 대한 예측이 어렵다는 한계를 인정하고 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정교화, 치밀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기업의 수익은 2가지 측면에서 바라볼 수 있다. 하나는 현상유지를 위한 수익이고 다른 하나는 미래에 대비하는 용도로 쌓아두는 수익이다. 현상유지에 필요한 수익은 기업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금액을 말한다. 이에 비해 미래를 위한 수익이란 시장변화 혹은 경쟁자 등장 등 위험이 등장했을 때 대비하는데 필요한 재원을 가리킨다. 이러한 재원을 기업 내부에 적절히 비축해놓는 것이 필요하다.

미래의 위험을 관리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시장환경과 변화를 주도면밀히 모니터링하는 것이다. 급격한 변화는 어느날 갑자기 닥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변화는 징조가 있게 마련이다. 징조가 변화의 조짐으로 그리고 조짐이 현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현재의 수익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인지 분석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다른 나라들에 비해 시장환경 등 사회 여러 국면에서 변화가 잦고 변화의 속도 또한 매우 빠른 편이다. 그래서 국내 기업들의 위험관리가 더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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