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개편으로 본 보험업계 2023년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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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개편으로 본 보험업계 2023년 전략
  • 이재홍 기자 leejaehong@kongje.or.kr
  • 승인 2023.01.0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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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진 안정, 실무부서는 혁신에 ‘초점’
생보-디지털, 손보-수익성 강화 스탠스
보험업계는 올해 다양한 변수에 대비하며 지속성장을 이루기 위한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보험업계는 올해 다양한 변수에 대비하며 지속성장을 이루기 위한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국공제보험신문=이재홍 기자] 새해를 맞은 보험업계에 긴장감이 감돈다. 경기 침체와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까지 다양한 이슈에 직면해 있어서다.

조직 개편은 보험업계가 이러한 대내외 파고를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지 가늠해볼 수 있는 지표가 된다. 2023년을 시작하는 보험업계의 조직 개편안을 통해 앞으로의 운영 방향을 살펴봤다.

CEO 대거 연임…경영 안정성 도모

각 사를 대표하는 수장들에 대한 인사에서는 전반적으로 변화보단 안정을 택한 모양새다. 코로나, 고금리, 인플레이션 등 여러 악재를 겪으면서도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거둔 것과 시장 변동성이 여전히 큰 상황이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생명은 전영묵 대표이사 사장이 연임에 성공했다. 근래 삼성 금융계열사 인사의 암묵적 관행처럼 자리 잡았던 ‘60세 룰’을 깨뜨렸다. 오는 3월까지 임기였던 전영묵 사장은 1964년생으로 올해 만 59세다.

처브라이프생명도 알버트 김 대표이사 사장을 연임했다. 2019년 12월 처브라이프생명 대표이사에 오른 알버트 김 사장은 취임 직후부터 시작된 코로나 상황에도 안정적인 조직 운영을 통해 영업체질 개선을 일궈냈다는 점을 인정받았다.

신한라이프에선 변화가 있었다. 성대규 사장이 물러나고 이영종 부사장이 새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그러나 신한라이프(신한생명, 오렌지라이프 합병) 출범 전 각각 성대규 사장이 신한생명, 이영종 부사장이 오렌지라이프에서 대표이사를 지냈고 성대규 사장이 사내이사로 잔류키로 하면서 전격 교체보다는 포지션 전환의 성격이 짙다는 평가다.

현대해상은 기존 각자대표 체제를 이어간다. 조용일 대표이사 사장은 부회장으로, 이성재 대표이사 부사장은 사장으로 각각 승진했다. 두 대표는 수익 중심의 내실 성장으로 매출 신장과 안정적 이익 달성을 견인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연임과 승진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KB손해보험도 김기환 사장에게 또다시 키를 맡겼다. 지난 2021년 1월 취임한 김기환 사장은 장기인보험에 주력하며 고무적인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2020년 1640억원이었던 KB손해보험의 순이익은 2021년 3018억원, 지난해 3분기까지 5027억원을 달성했다.

DB손해보험은 정종표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했다. 기존 김정남 부회장 단독 대표체제를 2인 체재로 전환한 것이다. 2010년부터 대표이사를 맡아온 김정남 부회장은 새롭게 구성된 DB보험그룹장도 담당한다. 전문성과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함이라는 게 DB손해보험 측의 설명이다.

보험연구원은 안철경 원장의 연임을 결정했다. 연임이지만 타 사례와 달리 파격으로 평가된다. 지난 2019년 원장 선임 당시에도 보험연구원 사상 최초의 내부승진 인사로 주목을 받았다. 이번 연임 역시 보험연구원 인사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부서는 통합‧확장‧신설 분주

반면 실무를 담당할 조직 체계에는 다양한 변화를 꾀하는 모습이 두드러진다. 업권별로는 생명보험사들은 디지털 역량 강화에, 손해보험사들은 수익성 증대에 방점을 찍은 양상이다.

올해 본격적으로 출발하는 KB라이프는 디지털과 데이터 비즈니스 모델 개발을 위한 DT본부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디지털 기술에 기반한 새로운 사업모델을 확보하고 데이터 거버넌스 구축 및 활용도 제고 등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본부 산하에는 데이터전략부와 디지털영업부, DM영업부 등을 뒀다.

신한라이프는 ‘DX그룹’을 신설했다. 정보통신기술(ICT)을 바탕으로 디지털 경쟁력을 극대화하려는 포석이다. 디지털 전략 수집을 비롯해 포괄적인 컨트롤타워 기능을 수행할 계획이다. 또 애자일 방식의 운영체계를 도입, 신속한 성과 창출을 목표로 한다.

그룹전략팀을 신설한 교보생명에서는 흥미로운 인사 발령이 더해졌다. 그룹데이터전략팀장에 신중하 차장을 선임한 것. 신중하 팀장은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의 장남으로 지난 2020년부터 교보정보통신(교보생명 자회사), 디플래닉스(교보정보통신 자회사) 등을 거치며 디지털 관련 업무를 담당해왔다.

올해 일반보험시장 적극 공략을 천명한 메리츠화재는 관련 업무에서의 빠른 의사결정과 전문성 강화에 포커싱했다. 일반보험팀 산하 심사파트를 CAPA심사파트, FLOW심사파트로 분리했다. 또 기업영업3본부 내 채널영업부와 채널마케팅파트를 각각 채널영업1부, 채널영업2부로 재편하고 본부장이 직접 대리점채널 확대와 마케팅 부분을 챙기도록 했다.

현대해상은 조용일 부회장 직속으로 신성장파트를 만들었다. 기존에 관련 업무를 담당해온 디지털기획파트에서 별도로 떼낸 것이다. 해당 파트는 인슈어테크 스타트업 투자 등을 통해 새로운 먹거리 창출이라는 중대 임무를 맡는다.

KB손해보험은 마케팅 강화에 중점을 뒀다. 각종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영업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개인마케팅본부, GA마케팅본부, 일반마케팅본부를 신설하면서 각 채널에 특화된 전략으로 경쟁력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보험개발원의 조직 개편은 보험산업 지속성장을 위한 혁신사업 발굴과 지원 역량 강화에 맞춰졌다.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 미래형 모빌리티 시장에 대비한 모빌리티지원팀, 신기술의 보험업 접목을 위한 인슈어테크팀, IFRS17 연착륙을 지원하기 위한 ARK서비스실을 신설했다. 또 자동차기술연구소를 기술과 전산 분야로 세분화하고 신사업 전담팀을 구축, 대물보상 시스템에 인공지능 활용 등을 지원해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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