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재정공제회, 시민안전보험 절대자 아성 깨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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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재정공제회, 시민안전보험 절대자 아성 깨지나
  • 이재홍 기자 leejaehong@kongje.or.kr
  • 승인 2022.12.13 16: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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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감염병 담보 내년부터 중단…보험사 찾아나선 지자체들
상해의료비 보장 니즈 커지는데…지재공은 손해율 높아 ‘외면’
보험사 참여 확대로 활성화 기대감…재보험 쥔 지재공 눈치보기도

[한국공제보험신문=이재홍 기자] 시민안전보험 분야에서 독보적 위치에 있던 지방재정공제회에 이상기류가 흐른다. 시민안전보험 손해율 관리를 위해 보장 범위를 축소하기로 하면서 민간 보험사와 계약을 맺는 지방자치단체들이 나타나고 있다.

보험업계는 지재공의 과점 구도가 깨지고 경쟁이 활성화되면 보다 넓은 혜택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지재공은 시민안전보험과 함께 영조물배상책임보험 등 지자체의 재물보험 물건을 가지고 보험사에 분배하고 있어 사태를 관망하는 분위기다.

더 나은 보장 찾아 시민안전보험 이탈

최근 모 지자체는 외국 보험사와 시민안전보험 계약 체결을 검토했다. 올해 지재공에 가입하며 보장 내역에 포함했던 코로나19 감염병 담보가 높은 손해율 때문에 내년부터 중단된다는 통보를 받아서다. 또 지재공 상품에는 효용성이 높은 상해의료비 담보가 없다는 이유도 있었다.

해당 지자체 관계자는 “입찰을 통해 민간 보험사와 계약할 계획”이라며 “검토 결과 외국 보험사를 입찰에 참여시키는 것도 가능한 것으로 파악됐으나 코로나19 감염병 담보는 제외하고 상해의료비만 넣어 국내 보험사에 가입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 지자체 입장에서는 지재공을 통해 시민안전보험에 가입하는 게 간편하다. 지재공은 기관 특성상 지자체 공제보험 대부분을 취급하고 있으며, 이미 회원으로 등록돼 있기 때문에 운영비 명목으로 보험료만 입금하면 되는 구조다. 반면 민간 보험사와 계약하기 위해선 공공입찰을 띄워야 하는 등 절차가 복잡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보험사를 찾는 수요가 늘어나는 건 보장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올해 복수의 지자체가 가입한 상해의료비 담보의 경우, 원하는 곳이 많지만 지재공에는 관련 상품이 없다. 

그러나 보험사에 높은 손해율이란 가입자 입장에선 효용이 크다는 의미다. 지역 내 시민 복지를 위해 예산을 투입하는 사업인 만큼 보험금 지급이 많은 담보에 가입하는 것이 지자체 입장에서는 좋다. 특히 시민안전보험의 경우 국정감사와 지방감사를 통해 실효성에 대한 지적이 꾸준히 제기된 바 있다.

직접 경쟁은 무서운 보험사들

보험사로서는 차별화된 보장을 내세워 시민안전보험 시장에서의 파이를 키워갈 수 있다는 게 긍정적인 요소다.

하지만 본격적인 경쟁 구도가 만들어지는 상황은 꺼려진다. 시민안전보험 계약이 조금 늘어나는 것보다 상당 규모의 재보험을 출재하는 지재공과의 대립으로 잃을 것이 많다는 계산이다.

지재공은 시민안전보험의 리스크를 민간 보험사에 재보험으로 출재한다. 뿐만 아니라 영조물배상책임보험, 지자체 재물보험, SOC 등 얽힌 관계가 많다. 시민안전보험 점유율을 늘리려 나섰다가 재보험 수재가 감소하면 손실이 커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시민안전보험에는 지재공과 비즈니스 관계가 없는 보험사들이 뛰어들고 있다. 지재공의 재보험 출재에서 자유로운 곳들이 코로나19 감염병 및 상해의료비 담보 등 차별화된 보장을 내세워 경쟁 구도를 구축한 것이다.

시민안전보험 판 흔들릴수도 

일각에서는 지재공의 손해율 관리 기조가 이어지고 그런 지재공의 눈치를 보는 국내 보험사가 주춤하는 사이 외국 보험사가 시민안전보험의 판을 흔들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올해 6개의 지자체가 중국 PICC에 가입, 시민안전보험을 운영 중이다. 아직 많은 비중이라 보긴 어렵지만, 예산 절감보다 높은 보장을 원하는 지자체가 늘어나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최근 이태원 참사로 인해 시민안전보험 보장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국내 3곳 이상의 보험사가 지자체의 요구조건을 거부하고 해당 지자체가 손해보험협회로부터 국내 보험사들의 입찰 참여 의사가 없다는 확인서를 받으면 외국 보험사에도 입찰 기회를 열어줄 수 있다”며 “복잡하고 비용도 많이 드는 방식이지만, 돈을 더 들이더라도 보장을 늘리겠다는 수요처의 의지가 있으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또 “일반 보험사 중에서도 지재공과의 관계를 고려하지 않아도 되는 곳들은 얼마든지 공격적으로 나설 수 있다”며 “지재공이 시민들의 니즈를 반영해 보장을 강화하지 않고 계속해서 손해율 관리에 주력한다면 보험사와 계약하는 지자체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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