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으로 공인중개사 시험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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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으로 공인중개사 시험을 봤다
  • 고라니 88three@gmail.com
  • 승인 2022.11.17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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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보험라이프]

 

한국공제보험신문이 ‘2030보험라이프’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2030세대의 보험·공제에 대한 솔직한 생각과 에피소드를 공유하고, 실생활에서 진짜 필요한 보험 및 제도는 무엇인지 함께 고민합니다.

[한국공제보험신문=고라니] 공인중개사 시험이 끝났다.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하진 않았지만, 회사생활과 병행하기엔 결코 만만치 않았다. 가채점 점수가 합격이어서 망정이지 떨어졌다면 그동안 쏟아부은 스트레스가 억울해 한동안 잠을 못 잤을 거다.

당장 중개사무소를 차릴 생각으로 시작한 건 아니었다. 내겐 리스크를 감수하고 중개업에 뛰어들만한 배짱도 능력도 없었다. 재테크 배경지식을 쌓고, 나중을 대비한 보험을 들어두려는 목적이었다. 요즘은 언제 노후준비를 시작해도 이르다고 할 수 없으니 말이다.

가끔 학원으로 모의고사를 보러 가면 다양한 연령대에 놀랐다. 막연히 5~60대가 대부분일 거라 예상했는데, 2~30대가 절반은 되는 것 같았다. 코로나19 장기화와 경기침체로 안정적인 일자리가 줄고 자영업자의 폐업이 이어지면서 청년과 중년을 막론하고 공인중개사 시험을 준비한다는 기사가 눈에 띄었다. 실제로 40대 접수자가 가장 많고 다음으로 30대가 많았다.

수험생 단톡방에 합격했다는 사람들이 많지만, 분위기는 좋아 보이지 않는다. 미래에 대한 걱정 때문이다. 부동산 거래절벽이 계속돼 중개사무소 폐업이 이어지는 마당에 개업은 위험하고, 그렇다고 소속 공인중개사를 뽑을 곳도 없을 것 같다는 이야기가 지배적이었다. 서울만 해도 2006년 통계 작성 이후 지난 9월 아파트 거래량이 최저치를 찍었다고 한다.

위기는 기회라고 하니, 이 와중에 현명하게 기회를 찾는 사람도 있을지 모른다. 아마 그 사람은 검증된 길이 아닌 위험천만하고 아찔한 길을 걸어가야 할 거다. 열심히 노력하면 정직하게 과실이 따라오는 시기는 지나고, 운과 타이밍과 더 많은 노력이 있어야 현재를 유지할 수 있는 시대를 살고 있으니 어쩔 수 없다.

나도 자격증을 준비하며 얻은 것들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을 이어가야 한다. 민법과 세법 등 공인중개사 시험과목엔 살면서 부딪힐 수밖에 없는 현실의 문제가 가득했다. 그 지식이 휘발되지 않고 쓸모 있게 활용되도록 요리조리 머리를 굴려보려 한다.

우린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보험을 마련하며 살아야 할까. 앞으로 또 무언가에 전력투구할 일이 생긴다면, 그땐 과정 자체를 더 즐기고 싶다. 불안한 미래를 대비하는 것도 좋지만, 돌아오지 않는 현재를 아끼는 것도 중요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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