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SIRC, 글로벌 재보험 컨퍼런스를 가다
상태바
2022 SIRC, 글로벌 재보험 컨퍼런스를 가다
  • 이재홍 기자 leejaehong@kongje.or.kr
  • 승인 2022.11.14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년 만에 재개된 행사에 전세계 64개국, 2200명 몰려
‘다시 연결…미래를 재편하다’ 주제로 재보험 현안 논의
10월 31일부터 11월 3일까지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샌즈 컨벤션에서 열린 제18회 SIRC 현장. 사진=한국공제보험신문
10월 31일부터 11월 3일까지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샌즈 컨벤션에서 열린 제18회 SIRC 현장. 사진=한국공제보험신문

[한국공제보험신문=이재홍 기자] 제18회 싱가포르 국제재보험회의(Singapore International Reinurance Conference, 이하 SIRC)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10월 31일부터 11월 3일까지 나흘간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샌즈 컨벤션에서 열린 행사에는 전세계 64개 국가의 130여개 기업, 2200여명의 방문객이 참여했다.

SIRC는 지난 2011년부터 싱가포르재보험협회(Singapore Reinsurers’ Association, 이하 SRA)가 주관해온 행사다. 주요 보험사와 재보험사, 보험중개사가 모여 업계 현안과 사업협력방안을 논의하는 교류의 장으로 자리매김했다. 한국공제보험신문 기자도 싱가폴 행사장을 방문해 재보험 업계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었다. 

올해 SIRC는 ‘다시 연결…미래를 재편하다(Re-connecting…Re-shaping the future)’를 주제로 꾸려졌다. 특히 코로나19로 잠정 중단됐던 대면 행사가 3년 만에 재개되면서 열기를 더했다. 

제프리 여(Jeffrey Yeo) SRA 전무는 “이 자리에서 SIRC를 처음 개최한 2011년 이후 처음으로 행사 한 달 전부터 회의실과 테이블, 전시 데스크가 모두 매진됐다”며 “팬데믹에 따른 강제적 대면 행사 공백 탓에 억눌렸던 수요가 폭발하며 뜨거운 성원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다시 연결…미래를 재편하다’란 주제는 팬데믹으로 강요됐던 2년간의 제약과 차질을 견뎌낸 업계의 긍정적인 정서와 잃어버린 시간, 놓친 기회를 되찾으려는 의지이자, 직면하게 될 도전에 대한 반영”이라고 덧붙였다. 

SRA는 이같은 니즈를 고려해 대면 양자 회의에 초점을 맞춰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 공식 개막프로그램을 포함해 다섯 개의 세션을 구성, 온라인으로 열렸던 지난해에 비해 대폭 간소화했다. 

마크 하우스호퍼(Marc Haushofer) SRA 회장은 “지난 2019년에 열렸던 마지막 이벤트에 최대한 근접하도록 참가자 간 네트워킹 기회 제공에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또 “프로그램 또한 일반적으로 더 광범위한 전략적, 기술적 문제를 다뤘던 과거와 차별화했다”며 “업계가 스스로를 재정립하려 노력하는 과정에 수반되는 경제적 혼란, 지정학적 긴장의 혼합 등 오늘날 산업이 직면한 과제를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번 18회 SIRC에서는 성대한 개회식을 시작으로 인플레이션과 넷제로, 기후리스크, 성 평등, 업무의 미래 등 다양한 테마의 세션이 나흘간 진행됐다. 

이 중 앨빈 탄(Alvin Tan) 싱가포르 국무장관의 메시지와 첫 번째 총회, ‘글로벌 인플레이션-재보험산업에 미치는 영향(Global Inflation-Implications for the Reinsurance Industry)’에서 나온 전문가들의 시각을 소개한다.


“우리 모두는 ‘위험과 취약성의 새로운 시대’에 직면해 있다.”
앨빈 탄 싱가포르 국무장관

앨빈 탄 싱가포르 국무장관. 사진=SRA
앨빈 탄 싱가포르 국무장관. 사진=SRA

현재 세계는 다수의 복합적 위기의 영향을 받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은 식량, 원자재, 에너지 부족을 초래했고 치솟는 인플레이션은 장기적으로 여러 경제를 불황으로 몰아넣을 수 있다. 

또 태풍 이안, 파키스탄 홍수, 유럽에서 발생한 화재와 같은 재해의 빈도와 심각도가 지속 증가하면서 예기치 못한 경제적 어려움을 야기하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이 재보험산업에 미치는 전반적 영향은 지금까지 혼재돼왔다. 전세계 재보험업계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만 73억4000만달러의 집단 손실과 예비비를 추정했다.

높은 인플레이션은 건강과 자동차, 책임보험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코로나19 손실과 증가한 재해 손실 이후 수익성에 영향을 미치는 더 높은 클레임에 마주 서 있다.

중앙은행들은 인플레이션과 고금리의 영향에 대항하고 있으며 이는 보험사 투자에 대한 추가적인 이자 수입으로 연결돼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과거 저금리 환경에서 부채를 상환하기 위해 충분한 수익을 창출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었다는 점 또한 보험사들은 기억해야 한다. 

아시아는 세계의 다른 많은 지역보다 빠른 속도로 도시화가 진행될 것이기에 아시아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이다. 아시아의 중산층은 성장하고 있고 더 많이 소비하며 생산하고 있다.

2025년에는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의 총 보험료가 각각 600억 싱가포르달러와 200억 싱가포르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더 많은 생명, 더 많은 부와 자산에 대한 보호가 필요해질 것이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재보험산업에 미치는 영향

'글로벌 인플레이션-재보험산업에 미치는 영향' 총회. 사진=한국공제보험신문
'글로벌 인플레이션-재보험산업에 미치는 영향' 총회. 사진=한국공제보험신문

총회에 참석한 대의원 중 약 65%는 세계적으로 향후 1년간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것으로 관측했다. 그 정점은 2023년 중반이 될 것이며 이에 따라 아시아에서는 금리와 환율에 더욱 초점을 맞추게 되리라는 의견도 개진됐다.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이 보험산업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했다. 당연히 비용 증가를 수반할 것이며 이에 따라 각 보험사는 절감을 위한 기술에 보다 집중할 것이란 시각이다. 

요율 인상이 필요하고 이것이 가장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으나, 일부 상품을 제외한 대부분의 경우엔 적용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때문에 이미 상당 수준 디지털화를 이뤄낸 기업의 약진을 예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구체적으로 존 주(John Zhu) 스위스리 연구소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의 표면적 현상보다 인플레이션이 계속 상승하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소비자물가지수(CPI)로 측정한다면 우리는 이것이 인공적인 구조라는 것을 알고 있다”며 “바꿔말하면 인플레이션이 정의되고 측정되는 방식에 따라 상충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모든 사람은 자신만의 CPI 기준을 가지고 저마다 다른 지출 양상을 보인다. 아마 보험업계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면서 “그렇기 때문에 CPI보다는 인플레이션의 지속 상승 이유에 대해 이야기해야 하며 이후 여전히 혼란스러운 공급망과 지정학적 긴장으로 전 세계에서 비효율적인 할당과 생산이 발생하는 것과 같은 주제로 들어가야 한다”고 부연했다.

마이클 멘하트(Michael Menhart) 뮤닉리 글로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과 유럽시장의 단기전망을 내놨다.

그는 “미국과 유럽의 경기 침체를 예상하는데 그 수준은 겨울철 날씨와 각 기업이 세계 환경을 위해 화석연료를 어디까지 제한해야 하는지 같은 다양한 요인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그리고 이러한 역학관계가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어떤 영향으로 돌아올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카이-우웨 샨츠(Kai-Uwe Schanz) 제네바협회 부회장은 구체적으로 인플레이션이 보험업계에 미칠 영향을 진단했다.

그는 “손해보험과 재보험이 적용되는 상품 및 서비스 가격의 인플레이션은 일반적인 소비자 가격보다 높기 때문에 이들에게 인플레이션 충격은 미래를 의미한다”며 “클레임에 따른 지급비용은 일반적인 예상치보다 높을 것이고 이에 대비해 클레임 적립금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생명보험사의 경우 대부분 지급액은 일반적인 금액으로 고정되고 가격에 대한 연동이 없어 인플레이션은 추정 부채에 더 제한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명보험사들은 인플레이션의 영향을 간접적으로 받고 있는데 이는 인플레이션이 생명보험 가입을 저해하고 해지율을 높여 미래 지급에 대한 현재 가치를 잠식하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