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위해서라면 뭐든지 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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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 위해서라면 뭐든지 다 한다”
  • 박형재 기자 parkhyungjae@kongje.or.kr
  • 승인 2022.10.27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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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사공제조합 신우식 이사장 인터뷰
건축사공제조합 신우식 이사장이 인터뷰 도중 조합의 방향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국공제보험신문=박형재 기자] 주요 회의록을 홈페이지에 투명하게 공개하고, 공약 이행사항을 이사장이 직접 총회에 보고한다. 감사에게 집행부 견제 권한을 보장하고, 현장 목소리를 반영해 ‘건축사 지급보증제’ 같은 해묵은 과제를 해결한다. 남다른 아이디어와 유연한 사고, 빠른 실행력으로 기존 공제조합의 틀을 깨고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는 건축사공제조합 신우식 이사장을 만나 조합의 현재와 미래 비전을 들었다.

한국공제보험신문 독자들을 위해 건축사공제조합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저희는 2011년 1월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공제조합으로 공제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이후 2016년 8월 건축사공제조합으로 법인분리 후 건축사 권익 향상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주요 사업은 건축사에 대한 공제, 보증업무이며 업무 시 필요한 자금을 저리로 빌려주는 융자업무도 하고 있습니다.

건축사공제조합은 건축사만을 위한 유일무이한 공제조합으로써 대외 공신력을 높이고, 서비스 품질 향상 및 조합의 사업범위 확대 등으로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하여 그 혜택을 조합원에게 되돌려줄 계획입니다. 그리하여 조합원 복지는 물론 건축문화 발전과 건축사 위상 제고에 이바지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조합 이사장에 당선됐습니다. 소감 한마디 들려주세요.

벌써 이사장 자리에 선지 반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이사장 출마 당시 투명하고 능률적인 조합, 일하는 집행부, 새로운 수익창출, 조합원 편익 향상 등 다양한 공약을 내놓고, ‘공약을 지키는 이사장’이라는 슬로건을 천명했습니다. 그런만큼 공약 이행을 통해 조합이 한단계 더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공약을 지키는 이사장’이란 슬로건이 인상적입니다. 여러 공약 중에서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이사장으로서 평소 강조하는 부분은 투명성입니다. 저희 조합원 수는 약 11,000개사 정도 되는데 이들의 신뢰를 얻으려면 조직이 투명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직원들은 조합원의 대리인에 불과하고 조합을 더욱 발전시켜서 조합원에게 되돌려줄 의무가 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조합원들이 불안하지 않도록 주요 의사결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 이사회 회의록을 홈페이지에 게재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사회 결정사항 등을 가감없이 공개하고 이견이 없도록 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또한 공약이행사항도 제가 직접 총회에 보고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이를 통해 ‘일하는 집행부’로서 그간의 활동을 제대로 평가받고 싶습니다.

조합이 투명하려면 집행부를 감시‧견제하는 기능이 바로서야 합니다. 저는 감사에게 수시감사권 보장해 아무 때나 조합을 살펴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감사가 문제제기하면 즉각 수용하며 신뢰받는 조합을 만들 생각입니다.

사실 이런 내용들은 모두 제 선거 공약에 포함된 것들입니다. 투명하고 능률적인 조합, 감사의견 존중 등을 통해 보다 나은 조합을 만들겠습니다.

회의록 공개, 감사기능 강화 등은 유의미한 시도로 보입니다. 다만, 보는 눈이 많아지는 만큼 가시적인 성과에 대한 부담이 있을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투명성 및 소통 강화, 감사기능 강화 등을 아무리 외쳐도, 조합원들이 가장 관심있는 건 수익구조 개선일 겁니다. 조합이 돈을 벌어야 이를 활용해 조합원 편의와 복지제도가 늘어나고, 조합원 출자금 지분상승이 이뤄져 실질적인 이득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몇가지 사업 아이디어를 추진 중입니다. 우선 건축자재에 대한 ‘프로덕트 개런티’ 방식의 상품을 검토 중입니다. 건축물이 완성되기 위해선 각종 건축자재들이 사용됩니다. 이에 대해 건축사협회에서 우수자재 인증을 해주는데, 이런 인증자재에 대해 조합에서 보증을 서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되면 건축사가 자재를 사용할 때 굉장히 편리합니다. 협회에서 우수자재로 인증하고, 조합에서 자재 보증을 서줬으니 건축주에게 자신있게 설계도를 제시할 수 있고, 우수 자재를 써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조합에서 해결해줍니다. 건축사는 자재 품질 불량 리스크를 해소하고, 저희는 새로운 수익사업이 생기고, 국가 전체로는 우수자재로 인해 건축물의 품질이 향상되니 모두가 이득인 구조입니다.

또 하나는 ‘건축주 지급보증제’입니다. 우리 조합은 건축주에게 손해배상공제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건축사가 정당하게 일하고도 업무대금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합니다. 이사장 출마 후 선거기간 중에 많은 건축사 분들이 이러한 문제점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며 개선을 요구했습니다.

이에 건축주도 의무적으로 건축사에게 업무대금에 대한 지급보증이나 담보 제공을 하도록 하는 제도가 지급보증제입니다. 건축주가 보증이나 담보를 제공하기 곤란한 경우에 조합에서 그에 상응하는 보험 또는 공제상품을 제공하여 건축사의 정당한 권리를 보장하고자 합니다.

‘건축사법’ 등 관련 법을 개정해 건축사가 건축주로부터의 업무대가 미지급에 대한 피해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법적장치를 마련할 계획입니다. 조합은 해당 상품의 취급을 통해 업역 확대 및 수익을 증대시킬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제도도입 명분과 논리, 당위성 검토 및 법령 개정방안을 마련하기 위하여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말씀하신 내용 외에도 조합의 미래 먹거리 아이디어가 많다고 들었습니다.

우선 자산운용을 지금보다 공격적으로 할 예정입니다. 조합이 운영하는 자금이 800억원 정도인데 기존에는 채권과 예금 중심이라 수익률이 낮았습니다. 저는 전문가 자문을 통해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수익을 극대화하는 방안에 대해 고민 중입니다. 이와 관련 금융 전문가, 교수 등으로 이뤄진 투자자문위원회를 신설하고, 자산의 효율적 운용에 대해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아이디어로는 ‘건축사 기자재 렌탈사업’도 있습니다. 건축사 중 1인 건축사사무소가 약 30% 가량 됩니다. 이들은 고가의 기자재 구입이 어려우니 조합에서 구매해서 렌탈해주는 방식입니다. 건축사들은 필수 장비를 빌릴 수 있어서 좋고, 조합은 렌탈료 수입이 생겨 좋은 구조입니다.

조합 이용이 많은 대형 건축사를 위해서는 ‘마일리지 제도’ 도입을 구상 중입니다. 비행기를 타면 마일리지 쌓이는 것처럼, 조합 이용 시 수수료의 일정액을 마일리지로 적립해주고 이를 수수료 차감 등에 쓸 수 있게 하는 방안입니다.

공약사항 중 ‘조합원 출자좌수 확대를 통한 연금제도 기반 마련’이란 부분도 눈에 띕니다.

조합 출자금의 지분상승 구조를 활용하여 노후에 연금으로 활용하자는 것이 저의 연금화 방안입니다. 출자금 증액 및 융자를 활용하여 자금을 증식시키고, 노후에 출자지분의 매각을 통해 연금제도의 효과를 모색하자는 겁니다.

우리 조합의 2011년 최초 출자지분액은 10만원이었으나 2022년 현재 출자지분액은 15만2280원에 달합니다. 연평균 지분상승률을 계산해보면 5% 이상의 수익률입니다. 따라서 출자지분 상승률을 매년 5%라고 가정할 때, 가입시 3000만원(2%/년 융자 활용 가능)을 예치하고 매년 300만원을 30년간 증자한다면 노후에 약 21년간 월 200만원 정도의 금액을 노후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 방식을 활용하면 조합원에게 저축의 기회와 함께 안정적인 노후생활비 조달의 기회가 제공되며, 조합은 출자금을 통한 자금운용으로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이루어 서로가 상부상조 할 수 있습니다.

이사장 취임 후 6개월간 빠른 시간에 다양한 성과를 냈다고 들었습니다. 조합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공약사항인 ‘조합원 편익 향상’을 위해 몇가지 시스템을 개선했습니다. 우선 신용평가기관인 NICE평가정보와 업무협약을 통해 지난 5월부터 조합원의 신용평가등급 확인서 발행시 40% 할인받도록 했습니다.

지난 6월부터는 소액공제증권(공제가입금액 300만원 이하)의 경우 별도심사 없이 인터넷에서 자동발급되도록 변경해 조합원 업무 편의성이 향상됐습니다.

또한 9월에는 사무조직의 효율성과 능률을 높이기 위해 조직개편을 시행했으며, 전산시스템 리뉴얼도 앞두고 있습니다.

10월부터는 건축사 분쟁에 대한 법률 및 노무 자문 서비스도 시작했습니다. 이밖에 코로나 시대가 저물어감에 따라 대내외 홍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인터뷰를 하다보니, 조합이란 틀에 얽매이지 않는 참신한 사업 아이디어가 돋보입니다. 평소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으시나요?

저는 조합 이사장 이전에 한 사람의 건축사이기 때문에 경험에서 비롯된 아이디어가 많습니다. 아까 말씀드린 ‘건축주 지급보증제’ 같은 경우 주변에서 필요하다는 요청이 많았지만, 저부터도 사업하면서 못받은 어음이 10억원이 넘습니다.

예컨대 설계 다 끝냈는데 갑자기 사업이 중단되면 설계비를 못받습니다. 혹은 공사 감리를 하다가 문제가 생겨 완공이 안되거나, 건설사가 부도나도 돈을 떼입니다. 게다가 우리는 설계할 때 전기, 통신, 소방 등 외주업체와 협업할 때가 있는데 그들에게 줘야할 돈을 내가 다 물어내는 경우도 생깁니다. 이런 현실이 불합리하다는 의견이 많아 신사업으로 추진하게 됐습니다.

이 외에도 평소 현장 목소리를 자주 들으려고 노력합니다. 조합원은 물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소통하다보면 각자의 생각과 입장이 다릅니다. 이해관계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합리적인 사업 방향을 찾다보면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제가 건축사가 되는 과정이 평범하지 않았기에 사고방식이 좀 더 유연한 것 같습니다.

건축사공제조합 제7회 정기총회가 열리고 있다. 신우식 이사장은 조합원과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현장 목소리를 듣고 이를 조합 업무에 반영하려 노력한다.
건축사공제조합 제7회 정기총회가 열리고 있다. 신우식 이사장은 조합원과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현장 목소리를 듣고 이를 조합 업무에 반영하려 노력한다.

듣고보니 건축사가 어떻게 되셨는지 궁금하네요. 처음 건축업에 뛰어든 계기는 무엇인가요?

공직생활을 하다 건축사가 되고 싶어서 건축사시험 준비를 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실기가 어려운겁니다. 도면을 남들처럼 예쁘게 못그려서 걱정이 많았습니다. 막상 시험을 봤더니 설계회사에서 오랜 경력을 갖고 있는 친구들은 떨어지고 저는 합격을 했습니다. 알고보니 도면을 잘 못그려도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하여 필요한 내용들을 모두 도면에 표기를 했기 때문입니다.

‘건축은 설계만 잘해서는 안되고 주어진 상황파악과 조건의 분석 등을 잘해야 하는구나’라는 것을 그때 깨달았습니다. 제가 공직에 있다보니 관리 역량이 있었고, 건설사업관리 쪽으로 전문성이 있었습니다. 건설사업관리 분야로 공부해서 박사학위도 받고, 대학교 건축과에서 겸임교수로서의 경력도 갖고 있습니다.

다양한 삶의 경험 덕분에 지금의 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남들처럼 정해진 길로만 가지 않았기에 다른 것들을 볼 수 있었고, 그것들이 쌓여서 저와 제 사업을 차별화할 수 있었습니다.

공제조합도 그렇게 가야 합니다. 저는 공제조합이 타성에 젖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처럼 보증, 공제, 융자업무만 하면 한계를 벗어나 크게 성장할 수 없습니다. 고정관념이나 관행대로 흘러가지 않고, 조합원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임기 중 제가 경험한 것들을 조합에 접목해서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앞으로 중장기 계획이나 청사진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조합의 10년은 건축사를 위한 공제조합이 탄생함으로써 빠르게 양적 성장을 이루었습니다. 이제 조합은 한 세대를 마감하고 새로운 시대를 대비해야 합니다.

우선 건축사를 위한 금융 전문기관으로서 입지를 공고히 하기 위해 국민의 안전과 행복을 목표로 미래성장, 고객감동, 조직역량 강화에 힘쓸 것입니다.

목표 달성을 위해 첫째, 미래성장을 위한 시장점유율 확대와 사업다각화를 통한 신 성장동력 확보, 공제조합의 사회적 책임 강화에 초점을 맞출 것이며, 둘째, 고객감동을 위한 최고의 서비스 제공, 대외 신인도 제고에 노력할 것입니다. 셋째로는 조직역량 강화를 위해 최고의 전략실행력 확보, 효율과 성과 중심의 경영관리, 자산운용 역량 강화를 추진하겠습니다.

조합은 곧 자산 1000억원 시대를 맞이하게 됩니다. 자산 3000억원을 목표로 새로운 조합의 미래를 그려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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