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슬프게 하는 사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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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슬프게 하는 사건들
  • 방제일 kgn@kongje.or.kr
  • 승인 2022.10.26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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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보험라이프]

한국공제보험신문이 ‘2030보험라이프’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2030세대의 보험·공제에 대한 솔직한 생각과 에피소드를 공유하고, 실생활에서 진짜 필요한 보험 및 제도는 무엇인지 함께 고민합니다.

[한국공제보험신문=방제일] 요새 하루에 수많은 기사를 읽고, 꽤 많은 기사를 쓴다. 대부분 그날의 국내외 이슈와 관련된 기사들이다. 보험 칼럼을 쓰고 있다 보니 보험과 관련된 얘기가 유독 눈에 들어온다. 그 글들을 읽다 보면 각양각색의 사정들에 가슴이 미어진다.

최근 내 눈에 띈 슬픈 기사는 한 연예인 소식이다. 그는 현재 가족과 수십억 원대 소송 중이다. 소송 과정에서 많은 사실이 드러났다. 무엇보다 내게 충격적인 사실은 가족들이 그의 사망보험금으로 14억 원에 달하는 보험료를 냈다는 것이다.

수령할 보험금이 아니라 지금까지 낸 보험료의 액수다. 가족에게 그는 대체 어떤 의미였을까. 황금 알을 낳는 거위였을까. 그 거위가 죽으면 또 다른 황금이 생기길 원했던 것일까. 그 기사를 읽다가 문득 카프카의 소설 변신의 그레고리 잠자가 생각나기도 했다.

또 다른 기사는 최근 교사들이 교권 침해와 관련된 보험을 들고 있다는 것이다. 학생권과 교권과 관련된 내용에서 이제는 교권보다 학생권이 완전한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듯하다. 이른바 지위 역전 현상이다. 이를 보면서 세상이 참 많이 변했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학생이던 때는 아직까지 선생님들의 체벌이 남이었던 시기였다. 그 당시 참 많이도 맞았다. 이유 없이 맞았고, 같은 반 학생 잘못 때문에 함께 맞았다. 이른바 연좌제였다. 맞는 게 당연해서인지 그게 잘못됐다는 인식이 없었다. 가끔 심심풀이로 애들을 때렸던 교사도 있었다. 과연 그들은 작금의 교권 붕괴에 대해 분개하고 있을까. 아니면 자신이 일이 아니라 안도하고 있을까. 문득 그들의 생각이 궁금해진다.

앞에 두 사건보다 더 내 가슴을 울렸던 얘기는 한 50대 가장의 이야기였다. 가족의 생계를 위해 종신 보험을 2주 전 해약했다. 해약 후 몸이 안 좋아 병원 찾은 가장에게 최악의 선고가 내려졌다. 바로 간암 말기란 것이다. 암 보험을 이미 해약했기에 치료비는 고스란히 그의 몫이 된다. 한순간의 선택이 그의 삶을 암처럼 빠르게 무너뜨렸다.

예전이었다면 그냥 훑고 지나갔을 사건들이다. 가십거리로 읽고 넘어갔을지도 모르겠다. 나이가 들다 보니 기사 하나하나에 감정이입을 하는 내 모습을 발견한다. 문득 저게 내 20년 후의 현실이면 어쩌지. 얄팍한 생각이 밀려든다. 생각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는데, 나는 지금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문득 냉철한 진단이 필요한 시기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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