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재해 급증, “보험업계 CAT 모델 활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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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재해 급증, “보험업계 CAT 모델 활용해야”
  • 홍정민 기자 hongchungmin@kongje.or.kr
  • 승인 2022.10.17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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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크관리학회, 10월 정례세미나 개최
‘자연재해 위험평가모형’ 등 이머징리스크 대응방법 논의
정광민 포항공대 교수가 '기계학습 기반 자연재해 위험 형가모형 태풍데이터 분석 사례 중심으로'를 주제로 발표하고있다. 사진=홍정민 기자
정광민 포항공대 교수가 '기계학습 기반 자연재해 위험 평가모형: 태풍데이터 분석 사례 중심으로'를 주제로 발표하고있다. 사진=홍정민 기자

[한국공제보험신문=홍정민 기자] 예측할 수 없는 자연재해가 증가하는 가운데 이에 대한 보험업계 대응책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 등에 대비해 ‘CAT 모델’을 고도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리스크관리학회가 코리안리와 함께 13일 서울 종로구 코리안리 대강당에서 ‘기후리스크관리 TF’ 정례세미나를 개최했다.

정광민 포항공대 교수는 ‘기계학습 기반 자연재해 위험평가모형’를 주제로 발표했다. 정광민 교수는 “최근 태풍, 허리케인 등 극단적인 자연재해들이 많이 발생하며 피해가 커지고 있다”며 “지난 3월 울진에서 산불이 발생했을 때 직접 피해 뿐 아니라 이로 인한 원자력재난시스템이 8시간동안 마비되는 등 2, 3차 피해도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과거에 존재하지 않았거나 존재했더라도 인식하지 못한 리스크를 이머징 리스크라고 한다”라며 “기후변화로 인해 이머징 리스크가 늘어나며 이를 정확히 측정하고 예측할 수 있는 리스크 평가모델을 개발해야 될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정 교수는 지역별 손실을 측정하는 방식의 기계학습 기반 통합 리스크 평가 모델 도입과 함께 이 예측모델의 정확성을 제고하기 위해 리스크 평가 전문 그룹 혹은 기관이 함께 발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코리안리의 백천우 박사가 '보험산업 기후변화 대응현황: 모델링 측면'을 주제로 발표하고있다. 사진=홍정민 기자
코리안리의 백천우 박사가 '보험산업 기후변화 대응현황: 모델링 측면'을 주제로 발표하고있다. 사진=홍정민 기자

코리안리 리스크관리팀의 백천우 박사는 ‘보험산업 기후변화 대응현황’를 주제로 발표했다.

백천우 박사는 “강원도에 폭설이 발생할 경우 이는 기후변화로 인한 리스크가 아니지만 부산에 폭설이 발생한 경우는 기후리스크에 해당된다”라며 “이처럼 익숙하지 않은 상황에서 기후변화가 발생할 경우 리스크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보험산업에서 규모가 큰 재난으로 발생할 수 있는 대재해의 크기를 가치로 평가할 수 있게 개발한 것이 바로 CAT 모델이다. CAT 모델은 지진, 허리케인 등의 대재해 발생 위험을 측정하는 통계모형으로 과거 손해율을 기반으로 보험료를 산출하는 전통적인 방식이 아닌 미래 자연재해 발생 확률 등을 정교하게 시뮬레이션해 적정 보험료를 산출하는 방식이다.

기존의 재해 경험 통계치를 적용하려면 동질성을 갖는 장기간의 표본이 필요한데 대재해의 경우 빈도는 낮으나 재해의 크기가 커 전통적인 방식으로는 리스크 측정이 불가능하다.

현재 국내에서 개발된 CAT 모델은 보험개발원의 한국태풍모델과 행정안전부의 ‘풍수해 피해산정 및 예측기술개발’ 등이 있다.

보험업계에서 자연재해 위험과 관련돼 CAT 모델을 사용해 요율을 산출하고 있으며 자연재해 위험에 대한 보험인수 총량관리, 재보험 출재 등 리스크관리 전략 수립 전반에 활용하고 있다. 자연재해 리스크 뿐 아니라 거대재해 위험인 전염병, 테러 등 다양한 위험으로 CAT 모델 활용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조재훈 영남대 교수가 '모수변동성과 (재)보험요율 운영정책 평가모형'을 주제로 발표하고있다. 사진=홍정민 기자
조재훈 영남대 교수가 '모수변동성과 (재)보험요율 운영정책 평가모형'을 주제로 발표하고있다. 사진=홍정민 기자

‘모수변동성과 (재)보험요율 운영정책 평가모형’을 주제로 발표한 조재훈 영남대학교 교수는 CAT 모델 적용이 필요한 경우로 환경책임보험을 예시로 들었다.

환경책임보험은 2012년 경북 구미에서 발생한 불산가스 유출사고로 23명의 사상자와 212㏊의 농작물 피해 등이 생기자 정부가 2016년 환경피해 배상을 위해 마련한 의무보험이다.

조재훈 교수는 “10년에 한 두건씩 거대 손해 발생사례가 나오는데 우리나라의 경우는 환경책임보험이 도입된 이후 큰 환경사고가 발생한 사례가 없어 손해율이 낮아졌다”고 말했다.

환경피해사고 경험치를 제대로 측정하려면 우리나라는 적어도 5~10년 후에 가능한데 현재 손해율이 낮아서 요율을 수정했을 때 몇 년 후 거대사고가 터지면 보험업계의 피해가 클 수 있다.

이렇게 손해율 경험 횟수가 매우 부족하거나 기후변화 등 과거 경험자료의 신뢰도가 낮을 때 CAT 모델이 적용된다.

조 교수는 “현행 보험업법 이하 감독규정에서 요율조정 폭의 상한을 제한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사례별 가이드라인은 명시된 것이 없어 요율산출기관에서 협의해 의사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따라서 요율 운영정책은 다양하게 수립될 수 있으며 시장 상황에 부응해 유연하게 변화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조 교수는 손해율분포 모수공간, 적합모수 시뮬레이션, 보험자 손익 시뮬레이션, 요율운영정책 정략적 평가 등의 단계적 구조를 가진 요율 운영정책 평가모형을 제시했다.

주제발표에 이어 진행된 토론에서는 성주호 경희대 교수가 좌장을 맡았고 송성주 고려대 교수, 송소윤 워리스타워스왓슨 상무, 이항석 성균관대 교수, 지연구 보험개발원 팀장이 참가해 토론을 펼쳤다.

정광식 코리안리 상무는 “최근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가 증가하면서 글로벌 (재)보험시장에서 큰 위험요소가 되고 있다”며 “CAT(Catastrophe, 대재해) 리스크를 어떤 식으로 분석해 보험요율을 예측하고 이에 따른 누적위험관리를 어떻게 해야 되는지가 중요한 주제인데 세미나를 통해 이해도가 넓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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