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사, 이런 보험도 한다
상태바
손보사, 이런 보험도 한다
  • 이광호 기자 leegwangho@kongje.or.kr
  • 승인 2022.05.30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톡톡 튀는 이색보험상품 출시 잇따라
아동학대피해, 유품정리비용, 행정심판 등 담보 범위 넓어져
On-Off 보험 및 모바일 전용 보험 특약 개발하기도
이색보험 마케팅 활용 多, 보장 내용 꼼꼼히 확인해야

[한국공제보험신문=이광호 기자] 손해보험사들의 이색보험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 포화상태인 보험업계 틈새시장을 노리고, 실험적인 보험 상품을 통해 다양한 사업 데이터를 축적하며, 2030세대를 공략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손보사들이 경쟁적으로 출시하고 있는 이색보험들을 살펴봤다.

보험 가입을 자유자재로 On-Off

보험은 가입 후 일정 기간 유지되는 형태가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캐롯손해보험은 전통적인 방식을 깨고 보험을 껐다 킬(On-off) 수 있는 형태로 출시했다. 일상에서 필요한 때에만 가입하고 보장받을 수 있는 ‘Pay As You Use’ 개념의 상품을 운영하는 것이다.

온오프 보험은 해외여행보험이 대표적이다. 가입자는 모바일을 활용해 해외 출국 시 스위치를 켜면 된다. 실제로 보장을 받을 때만 ‘ON’ 해서 사용한 만큼만 과금한다.

펫 산책 보험도 마찬가지다. 기존 상품은 가입 후 산책을 하지 않아도 과금되지만 펫 산책 보험은 보장을 받을 때만 스위치를 켜서 실제 산책 시간만큼만 보험료를 산출하게 된다. 최저 보험료로 44회 기본 산책시킬 수 있고 이후에는 사용한 만큼만 월별로 과금 되는 형태다.

또한 산책 경과 시간, 날씨 등을 알려주는 앱 서비스를 제공해 가입 고객의 편의성 또한 높였다.

캐롯손해보험은 스마트 ON 보험 시리즈를 내놓았다. 사진=캐롯손해보험

보험에 기술을 더하다

삼성화재는 ‘애니핏 걸음 수를 활용한 할인 특별약관’을 만들었다. 개인승용 자동차보험을 가입한 고객 중 애니핏을 이용해 주중에 6000걸음 이상 걸은 날이 50일 이상인 고객에게는 추가로 3% 특약 할인을 해준다. 보험에 기술을 더해 할인율 적용이라는 특약을 만들어낸 사례다.

애니핏은 삼성화재의 모바일 서비스로 가입 및 이용 모두 모바일에서 진행 가능하다. 이후 스마트폰이나 스마트 워치 등의 모바일 디바이스를 통해 사용자의 걸음 수를 측정하고 정보를 수집해 걸음 수 DB를 활용한다.

삼성화재는 통합 헬스케어 서비스인 '애니핏'을 제공하고 있다. 사진=삼성화재

 

사회 문제가 보험으로 이어지기도

사회 이슈로 보험이 만들어진 사례도 있다. 하나손해보험이 내놓은 슬기로운 자녀생활보험이 그것이다. 해당 보험은 아동학대피해 관련 내용을 보장한다.

실제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2019년 아동학대 신고 건수는 약 3만 건에 이른다. 학대 유형도 어린이집 보육교사, 산후도우미, 종교인 등 다양하다. 아동학대 특성상 신고가 적다는 것을 고려하면 실제 아동학대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보장 범위를 친족을 제외한 모든 성인에 의한 아동학대범죄 피해로 했다. 단, 8촌내 혈족과 4촌내 인척, 부모와 사실혼 관계자 등의 친족은 보장에서 제외된다. 보험금 편취를 목적으로 한 아동학대범죄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한편 KB손해보험은 영업정지 취소청구에 대한 행정심판 변호사 선임비용을 보장하는 특별약관을 내놓았다. 해당 보험은 사건·사고로 인해 행정청의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을 때 행정심판을 청구해 인용 혹은 일부 인용 결정되었을 경우 변호사 선임비용을 실손 보상한다. 자영업자 증가와 이에 따른 취소청구 증가를 보험 상품으로 연결한 것이다.

한편 동부화재는 임대주택관리비용보험을 2017년 출시했다. 해당 보험은 1인 가구 고독사 및 자살률이 증가하자 임대사업자를 주 판매대상으로 해 등장한 보험이다. 해당 보험은 △임대료손실 △유품정리비용 △원상회복비용 등을 지원한다.

실제 국회입법조사처가 2021년 내놓은 ‘무연고 사망자 장례의 문제점과 개선과제’에 의하면 2020년 연고자가 없거나 연고자가 시신 인수를 거부한 무연고 시신처리 건수는 2947건에 이르며 고독사 인원은 매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무연고 사망자 시신처리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출처=국회입법조사처 '무연고 사망자 장례의 문제점과 개선과제'

소도 보험에 든다

NH농협손해보험은 사람이 아닌 가축 대상 보험을 출시했다. 원인 불명의 소 근출혈로 인한 농가의 소득감소 해결을 위한 소(牛) 근출혈보상보험이 그것이다.

소 근출혈은 소를 도축하는 과정에서 모세혈관이 파괴되어 혈액이 바깥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근육 내에 남는 현상을 말한다. 이 경우 소고기의 외관도 나빠지고 저장성도 떨어져 상품 가치가 하락한다. 피해액은 마리당 50만원 이상으로 예상된다.

기존에는 근출혈의 원인 및 책임소재를 파악하는 것이 어려워 분쟁이 빈번히 발생했다. 이에 보험료를 공판장, 조합, 농가가 1/3씩 분담해 축산 관련 단체와 농가가 모두 윈-윈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해당 보험은 반응이 좋아 2021년에는 민간 도매시장으로까지 확대했다.

이색 보험, 마케팅 활용 多

보험업계 관계자는 “고객의 눈길을 끄는 재미있는 소액단기보험은 DB 수집이나 마케팅 목적으로 출시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50대 이상은 대부분 보험을 가지고 있어서 20·30대 신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미니보험을 내놓고 있다”는 것이다. 이어 “설계사의 설명을 듣고 보험금을 납부하는 방식을 선호하지 않는 젊은 층들을 모집하기 위해서는 쉽고 익숙한 느낌의 보험상품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색 보험이 가격이 비교적 저렴하고 눈길을 끄는 내용이라 하더라도 보장 범위나 내용이 상품마다 상이할 수 있으므로 약관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또한 관계자는 플랫폼을 보유한 기업이 자회사의 보험 상품을 자연스럽게 노출하다보면 큰 영향력을 미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예측을 전했다. 플랫폼과의 경쟁할 수 없는 중소형 회사는 플랫폼 기업과 협업하는 방향으로 보험 시장이 전개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