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렌터카업계 진출...약일까, 독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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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렌터카업계 진출...약일까, 독일까?
  • 홍정민 기자 hongchungmin@kongje.or.kr
  • 승인 2021.12.17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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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T 플랫폼에서 렌터카 중개 서비스 제공
“중소 렌터카 업체와 상생” 내세웠지만, 데이터 독점으로 플랫폼 종속 우려
렌터카공제조합, 파급력 경계…조합원 피해 없도록 대응방법 검토
법률 연구·상품개발·세미나 등으로 맞대응

[한국공제신문=홍정민 기자] 카카오모빌리티가 렌터카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 중소 렌터카 업체와의 상생을 외치며 ‘골목상권침해’는 없다는 입장이지만, 데이터 독점 등으로 택시업계를 장악한 사례처럼 렌터카업계가 카카오 플랫폼에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지난 6일 한국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는 카카오모빌리티와 렌터카 플랫폼 중개 서비스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연합회 소속 중소렌터카 업체는 이달부터 카카오T 플랫폼에서 렌터카 대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소비자가 카카오T에 접속하면 렌터카 대여 서비스가 보여지고, 이용을 원하는 지역의 렌터카들을 한눈에 비교할 수 있는 방식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전국에 분포된 중소 사업자들의 렌터카를 활용해 서비스를 중개한다.

앞서 카카오모빌리티는 올해 3월 현대캐피탈의 차량공유 서비스 ‘딜카’를 80억원에 인수했다. 딜카는 중소 렌터카 업체의 차량을 딜카 사용자와 연결해 주는 방식으로 전국 중소 렌터카 업체 280곳과 제휴를 맺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렌터카 중개 서비스를 통해 영세 사업자는 카카오T앱을 통해 고객과 접점을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카카오모빌리티의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렌터카업계 A관계자는 “제주도의 경우 그동안 인터넷이나 앱을 통해 렌터카 예약을 해왔으나 이를 통합해서 가격 비교를 해주는 공신력 있는 앱이 사실상 없었다”라며 “카카오 플랫폼에서 일반인들이 한 눈에 렌터카를 비교할 수 있어 영세 렌터카 업체들의 홍보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반면 카카오에 렌터카업계가 종속될 것이란 부정적 전망도 나온다. 소비자가 카카오T를 사용할수록 렌터카 관련 데이터가 쌓이고, 카카오가 이를 활용해 신규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편의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접근하면 몇 년 안에 업계에서 우월적 지위를 갖게 될 것이란 우려다.

렌터카업계 B관계자는 “지역을 기반으로 한 영세 렌터카 업체의 경우 한번 플랫폼에 종속되면 이를 벗어나기 어렵다”며 “이렇게 될 경우 과연 카카오가 중소 렌터카 업체와 상생이 유지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택시업계처럼 상생이 아닌 시장 독점방식으로 자리잡을까 우려된다. 유료화정책으로 전환해 렌터카업체에 비싼 연결 수수료를 요구해도 받아들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렌터카업계도 플랫폼 사업자의 업계 진출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전국렌터카공제조합은 3~4년 전부터 플랫폼 모빌리티 산업에 관심을 갖고, 특히 중소업체 조합원이 플랫폼 모빌리티 산업에 진입할 수 있을지에 대한 연구 및 세미나를 진행해 왔다.

렌터카공제조합은 조합원들을 위해 “빅테크 플랫폼 기업의 시장 독점사례 및 규제 현황 조사 등을 통해 렌터카 산업 진입에 따른 영향을 법률적 측면에서 연구를 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또한 공제조합은 서비스형 모빌리티(MaaS·필요한 모든 이동수단을 앱 하나로 연결해주는 서비스) 시장을 대비해 커넥티드 인프라를 선제 구축하는 등의 대안도 함께 마련하고 있다.

예를 들어 렌터카 대부분은 관제 장치를 장착하고 있는데 지난해 10월부터 공제조합은 시스템 위치 관제를 할 수 있는 장치를 장착해서 위치정보를 공제조합과 연결시키면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특약상품 등을 운영하고 있다.

안근원 한국교통연구원 연구위원은 “앞으로는 기술의 진보에 따라 모빌리티 서비스가 교통수단 제공자 중심이 아닌 교통소비자 중심으로 전환될 전망”이라며 “렌터카 산업의 건전한 상생발전 및 중소 렌터카 사업자들의 후생 보호를 위한 심도 있는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렌터카업계에서도 경영환경 변화에 맞춰 사고 처리비용 과다 청구 및 예약금 환급 거부 등 자주 발생하는 소비자 불만에 대한 서비스를 개선하고, MaaS 시대에 대비해 대중교통수단으로서의 렌터카 활용방안도 선제적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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