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위험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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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위험관리
  • 박상범 항공대 경영학부 교수 psb2214@hanmail.net
  • 승인 2020.12.28 08: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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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공제신문=박상범 교수] 위험관리의 대상은 보통 기업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위험관리는 경제활동을 하는 가정, 기업, 정부부처, 국가 등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다.

특히 개인의 위험관리는 주로 사회적 차원에서 접근되어 왔다. 선진국들의 경우 사회보장(social security) 측면에서 고령(old age), 건강문제(poor heath), 실업(unemployment), 저임금(substandard wage) 측면에 관심을 집중시키고 이에 더해 자연재해(natural disaster), 인플레이션(inflation)이 초래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으려 노력해왔다.

그러나 다양한 가치관, 철학의 등장, 삶에 대한 태도 변화, 새로운 트렌드 등은 사회적 접근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깨닫게 하고,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 수명연장은 위험관리 방법의 궤도 수정이 불가피하게 만들고 있다. 사회적 차원의 접근 못지않게 개인적 차원의 접근에도 큰 비중을 두어야 할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

젊은 세대일수록 부모님 혹은 이전세대의 삶의 모습을 답습하며 따라가는 삶을 추구하는 경우가 줄어들고 있다. 이전 세대와 다른 생각, 다른 모습의 살아가는 방식은 새로운 위험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위험을 인식하고 이에 대한 적절한 대비책을 마련하는 기본틀이 변하는 것은 아니겠으나, 인식하는 위험이 다르다는 점, 미리 준비해야 하는 대비책 관련 상황이 달라진 점은 위험관리에 적지 않은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할 수 있다.

변화된 환경에서의 개인위험관리에서 우선적으로 생각해야 할 위험은 고령(old age)과 건강문제(poor health)다. 고령은 죽음과 더불어 인간이 마주하게 될 가장 확실한 위험이라고 여겨져왔다. 수입의 감소나 단절만을 고려한 고령이 아닌 은퇴 후 삶에 대한 인식의 변화는 고령을 새로운 측면에서 바라보고 대비하게 만들고 있다.

우선 은퇴 후 살아갈 기간이 길어졌다. 이전세대는 은퇴후 삶이 상대적으로 짧았으며, 다음세대에게 경제적 지원을 가능한 많이 해 줄 것을 일차목표로 하여 이를 위한 삶의 방식을 단촐하게 하는 것을 미덕으로 여겼으나 점차 자신의 은퇴후 삶에 대한 의미를 새롭게 부여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은퇴 후 삶을 더욱 치밀하게 준비해 시행착오를 줄일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건강문제(poor health)이다. 건강 관련 이슈는 신체적인 건강 뿐만아니라, 정신적, 정서적 건강 유지에 대한 관심을 포함한다. 정신적 건강은 사고방식을 바르게 가질 수 있게 하며 정서적 건강은 마음을 풍요롭고 너그럽게 한다. 정신건강, 정서건강은 우울증이나 노령기에 겪을 수 있는 무기력, 소외감 극복에도 중요하므로 적극적인 관심과 대처가 필요하다.

사회가 변화하고 상황이 달라짐에 따라 위험 및 위험관리 역시 변해야 한다. 변화의 바람을 직면하는 개인은 자기 주도적으로 위험을 관리해야 한다. 우선 자신에게 주어진 위험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신뢰할 수 있는 정보, 전문적 지식을 기반으로 위험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판단하는데 익숙해져야 한다. 사회적 차원에서도 개인의 위험관리 필요성을 일깨우고 효율적인 제도를 지속적으로 정비하는 등 도움을 주어야 한다. 위험관리를 위해 활용할 수 있는 제도 등이 다양하게 준비돼야 한다.

코로나19와 같은 미증유의 위험은 사전 예측은 매우 어려우나 유사한 상황이 벌어졌을 때 어떠한 방식과 자세로 대처할 것인가 하는 대비책을 생각해 두는 것은 현명한 일이다. 위험관리는 과학적이고 기술적인 측면이 강하지만 개인의 위험관리는 정신적, 정서적 안도감을 가져다 줄 수 있는 방안이 추가될 때 더 큰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확실성을 추구하고자 하는 우리의 습성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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