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공제회가 단기자금 10% 이상 유지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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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공제회가 단기자금 10% 이상 유지하는 이유는?
  • 박형재 기자 parkhyungjae@kongje.or.kr
  • 승인 2020.11.24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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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본 공제⑧] 대한지방행정공제회
자산 14조3015억원, 부채 2조4550억원, 수입 1조1050억원
투자 포트폴리오… 대체투자 54.6%, 주식 14%, 채권 10.6%
단기자금 10.1% 보유, 코로나19 이후 변동성 확대 대비
퇴직공제 연복리 3.55% 제공, 직원 평균연봉은 6897만원

한국공제신문이 ‘숫자로 본 공제’ 시리즈를 연재한다. 주요 공제회 정관과 경영공시를 들여다보고 운영 실태를 점검하는 내용이다. 공제회 예산, 공제상품, 자산운용 현황, 주요 이슈 등을 다루는 것은 데이터가 부족한 공제업계에 필요한 작업이기 때문이다. 여덟번째 주인공은 대한지방행정공제회다. 

①한국지방재정공제회
②전문건설공제조합
③소방공제회
④엔지니어링공제조합
⑤과학기술인공제회
⑥군인공제회
⑦경찰공제회
⑧대한지방행정공제회

[한국공제신문=박형재 기자] 자산 14조3015억원, 회원수 30만명, 자산운용 수익률 8.5%…. 대한지방행정공제회를 수식하는 숫자들이다. 6.25 동란 직후인 1952년 대한지방행정협회로 시작한 공제회는 1975년 대한지방행정공제회로 개편한 뒤 명실상부 지방공무원의 대표 복지기관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코로나 시대를 맞아 주식 비중을 14%까지 낮추고, 단기자금을 10% 이상 유지하는 등 발빠른 위기대처 능력을 보이고 있다. 보다 자세한 숫자들을 살펴봤다.

대한지방행정공제회는 어떤 곳? 

대한지방행정공제회(이하 공제회)는 공무원들이 퇴직 후에도 안정적인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설립된 공익 복지기관이다. 대한지방행정공제회법에 따라 공제사업 및 각종 복리후생 사업을 통해 회원들이 공직에 전념하도록 돕고 있다.

투자 포트폴리오, 대체투자 > 주식 > 채권 순

2019년 기준 공제회 자산은 14조3015억원이다. 이를 대체투자 7조8067억원(54.6%), 주식 2조29억원(14%), 채권 1조5125억원(10.6%), 단기자금 1조4449억원(10.1%), 회원대여 1조1453억원(8%), 파생결합증권 2412억원(1.7%), 기타 1480억원(1%)에 투자하고 있다.

이를 2017년 당시와 비교하면 자산규모가 크게 늘고, 투자 포트폴리오 역시 대폭 조정된 것이다.

2017년 공제회 자산규모는 11조766억원으로 조사됐다. 투자 비중은 대체투자 6조614억원(54.7%), 주식 2조7239억원(24.6%), 채권 9169억원(8.3%), 회원대여 8669억원(7.8%), 파생결합증권 2753억원(2.5%), 단기자금 856억원(0.8%), 기타 1465억원(1.3%)이었다.

대체투자 비중을 54% 이상으로 매우 높게 유지하고 있으며, 주식 비중이 24.6%에서 14%로 줄어든 것이 눈에 띈다. 현금성자산으로 분류되는 단기자금은 0.8%에서 10.1%까지 늘어났다.

공제회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경기 회복이 주춤할 거란 예측과 함께 글로벌 리스크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 주식비중을 낮추고 단기자금 비중을 높게 가져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산운용 원칙, 수익성‧안정성

행정공제회는 자산운용규정 제11조에 따라서 자산운용 목표와 경제 환경 등을 고려한 ‘중장기 자산 배분계획’을 세워 투자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전략적 자산운용은 운영위원회에서 심의‧의결하고 전문성 제고를 위해 외부전문가를 통해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자산운용의 목적은 회원의 생활 안정과 복지 증진이다. 또한 장기적인 안정성 확보 및 가치 증진을 목표로 수익성과 안정성을 고려하여 효율적인 운용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대한지방행정공제회 자산운용 현황.
대한지방행정공제회 자산운용 현황.

경영실적 6627억, 수익률 8.5%

경영공시-실적 및 수익률을 보면, 2019년 경영실적은 6627억원, 수익률 8.5%를 달성했다. 주식 수익이 1076억원(수익률 19.7%)으로 가장 양호했고, 채권 737억원(수익률 8.9%), 대체투자 4012억원(수익률 7.5%), 회원대여 421억원(수익률 3.8%), 단기자금 219억원(2.2%), 파생결합증권 35억원(수익률 1.1%) 등의 순이다.

이는 2017년과 비교해 실적이 늘고 수익률은 소폭 감소한 수치다. 2017년 당시 경영실적은 5696억원, 수익률은 10.9%였다. 특히 파생결합증권 실적이 2017년 1183억원(수익률 30.7%)에서 35억원(1.1%)으로 줄고, 대체투자 실적이 2021억원(5.3%)에서 4012억원(7.5%)으로 늘어나 관심을 모은다.

공제회의 2020년 경영목표는 총 자산 15조6001억원, 경영수익 6164억원, 수익률 4.1%를 달성하는 것이다. 자산은 2019년 대비 1조2986억원 증가가 목표이며, 수익률은 코로나19 등 외부환경을 고려해 낮춰 잡았다.

올해 투자 자산배분 목표는 2020년 말 기준 대체투자 58.8%(국내 22.9%, 해외 35.9%), 주식 13.1%(국내 9.7%, 해외 3.4%), 채권 10.3%, 단기자금 8.8%, 회원대여 6.6%, 파생결합증권 1.5%, 기타자산 0.9%를 달성하는 것이다.

경영실적 및 수익률
경영실적 및 수익률

자산 14조3015억원, 부채 2조4550억원

공제회 재무상태표를 보면, 2019년 자산은 14조3015억원, 부채는 2조4550억원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자산은 유동자산 3조1108억원, 비유동자산 11조1906억원(투자자산 11조1485억원, 유형자산 420억원)이다. 부채는 유동부채 108억원, 비유동부채 2조4442억원, 자본 11조8464억원 등이다.

손익계산서의 경우 2019년 기준 사업수익 1조883억, 사업비용 4604억원, 일반관리비 4547억원, 사업이익 1731억원, 사업외수익 167억원으로 나타났다.

사업수익의 경우 2017년 1조139억원, 2018년 1조7040억원, 2019년 1조883억원으로 변동폭이 심했고, 사업이익 역시 2017년 1949억원, 2018년 2703억원, 사업이익 1731억원으로 크게 움직였다.

요약 재무상태표

수입‧지출 1조1050억원, 일반관리비 2년새 1022억원↑

다른 공제회들이 재무재표와 손익계산서 정도만 공개하는 것과 달리 수입‧지출 현황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어 주목된다. 

행정공제회 수입‧지출 현황을 보면, 2019년 수입 합계는 1조1050억원이었다. 구체적으로 기금운용수익 4474억원, 고유목적사업수입 3300억원, 개발사업수입 3000억원, 사업외수입 167억원, 호텔운용수입 107억원, 회관운용수입 3297만원, 출판운용수입 1300만원 등이다.

지출 내역을 보면, 총 지출은 수입 합계와 같은 1조1050억원이고 세부 항목은 사업비 4535억원, 일반관리비 4476억원, 차기이월금 1854억원, 인건비 140억원, 사업 외 비용 43억원, 법인세비용 3771만원 등이었다.

이를 2017년과 비교하면 변동폭이 컸다. 수입 측면에서 보면, 고유목적사업수입이 2660억원에서 3300억원으로 약 640억원 늘어나고, 기금운용수입은 5163억원에서 4474억원으로 689억 줄었으며, 개발사업수익은 2202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798억원 증가한 것이다.

이밖에 △사업외수입 8억원 → 167억원 △회관운용수입 5억4779만원 → 3297만원 △출판운용수입 3억8909만원 → 1300만원 등으로 나타났다.

지출 면에서 2017년과 2019년을 비교하면, △사업비 4607억원 → 4535억원 △일반관리비 3454억원 → 4476억원 △차기이월 1877억원 → 1854억원 △인건비 128억원 → 140억원 △법인세비용 73억3414만원 →3771만원 △사업외비용 6억5332만원 → 43억8495만원 등으로 조사됐다. 일반관리비가 2년 만에 1022억원 증가하고, 법인세비용이 72억9643 감소했으며, 사업외비용이 37억3163만원 늘어난 것이 눈에 띈다.

공제회 수입‧지출 현황 (단위: 원)
공제회 수입‧지출 현황 (단위: 원)

대표 공제상품 퇴직급여, 연복리 3.55% 지급

공제상품은 크게 3가지다. 우선 퇴직급여는 월 1만원~100만원까지 자유롭게 납입하고, 공무원 퇴직 후 이자와 함께 돌려받는 것이다. 퇴직급여율은 연복리 3.55%(세전, 변동금리)를 제공한다. 예컨대 매월 100만원씩 납입 후 30년 뒤 퇴직했다면 세후일시금으로 6억2700만원(원금 3억6000만원)을 받을 수 있다. 이 금액은 분할지급퇴직급여 제도를 통해 연금처럼 나눠 받을 수도 있다.

한아름목돈예탁 상품도 인기가 높다. 이는 일반회원 또는 퇴직한 회원이 최대 5억원 한도로 목돈을 예탁하여 최대 연 2.30의 이율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이밖에 대여 상품은 갑작스러운 목돈이 필요할 때 퇴직급여 및 한아름목돈예탁 상품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것이다.

회원 30만명, 공제납입금 5조1688원

공제회원 수는 2017년 26만9408명, 2018년 27만9833명, 2019년 29만1485명으로 매년 1만명 가량 증가하고 있으며, 지난 7월 30만번째 회원을 모집하는데 성공했다. 회원가입률은 96.1%에 달한다.

회원 가입 자격은 지방자치단체에 근무하는 공무원(사업소 포함) 및 행정안전부와 행안부 직할기관에 근무하는 공무원으로 교육‧경찰‧소방공무원은 제외된다.

이들이 공제상품 가입을 위해 낸 돈은 2019년 기준 5조1688억원이다. 구체적으로 퇴직급여 1조1431억원, 한아름목돈 3조8454억원, 분할지급퇴직급여 1803억원을 납입했다.

회원 불입액(공제납입금) 및 급여금 지급 내역
회원 불입액(공제납입금) 및 급여금 지급 내역

포바누리와 포바라이프

회원 복지 시스템도 특별하다. 우선 공무원 전용 복지포털 ‘POBA누리’를 운영 중이다. 이곳에서는 전국의 특산품과 공산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며, 여행, 숙소, 의료 등 제휴 서비스를 할인된 가격에 제공한다. 교직원공제회 교원나라와 비슷한 형태다

지난해 7월에는 전국 지방공무원들을 위한 매거진 ‘포바 라이프(POBA LIFE)’를 창간했다.

'포바 라이프'는 전국에서 묵묵히 땀 흘려 헌신하는 지방공무원들의 삶을 조명하고 그들의 애환을 다루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주요 콘텐츠로는 ▲전국 지자체 탐방 ▲지방행정 및 지방자치 정책 ▲전국 회원 및 동호회 취재 ▲공제회 소식 ▲공제제도 및 투자자산 소개 등이 있다. 공제회에서 매거진을 직접 운영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밖에 직영사업체로 호텔과 골프장을 운영하고 있다. 호텔은 대전 유성구에 있는 인터시티호텔로, 회원들은 218개 객실을 반값(50% 할인)에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충북 청주에 대중제 27홀 골프장인 중원골프클럽도 운영 중이다. 회원 및 배우자 이용시 그린피 30%를 할인해준다.

직원 145명, 평균 연봉 6897만원

공제회 조직은 이사장, 감사, 사업이사, 관리이사로 나뉘어 있다. 관리이사 아래에는 기획조정실과 인사총무팀이 있으며, 사업이사 아래로 투자전략팀과 부동산인프라 본부가 붙어 있다. 리스크관리실은 이사장 직속 기구로 두고 있다.

공제회 직원은 임원 4명, 정규직 135명, 비정규직 10명이 근무 중이다. 직원 보수는 연봉과 수당을 합쳐 평균 6897만5000원이고, 임원 보수는 이사장 1억4594만원, 감사 1억3550만원, 관리이사 1억3087만원, 사업이사 1억5835만원을 받고 있다.

이사장 업무추진비는 2017년 4201만9325원, 2018년 5568만2667원, 2019년 6302만7930원으로 매년 지출이 늘고 있다. 사용내역은 유관기관 업무회의, 업무관련 직원간담회, 직원 및 유관기관 경조사비 등이다. 법인카드 사용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구체적인 집행내역은 공개하지 않고 있어 아쉽다. 

향후 비전, 5년 내 자산 20조 달성

공제회 비전은 ‘자산 15조 시대에 신뢰받는 행정공제회’를 만드는 것이다. 핵심 가치로 열정, 안정, 소통, 신뢰를 설정했다. 올해 경영목표는 자산 15조6000억원 달성(지난해 대비 1조3000억원 증가) 및 자산운용 목표수익률은 4.1%를 내는 것이다.

전략목표 및 과제로 △회원 중심의 서비스 경쟁력 강화 △안정적인 자산운용 성과 창출 △미래지향적 경영효율화 추진 △신뢰받는 공제회 실현 등을 설정했다. 

구체적으로 회원 서비스 품질 향상을 위해 대내외 소통을 강화하고, 리스크관리 고도화 및 우량 투자산업 발굴로 수익기반을 확대하며, 성과지향의 전문가 인력관리 시스템과 통합정보시스템을 구축해 경영효율화를 꾀한다는 계획이다.

중장기 경영목표는 현재 14조원 수준인 자산을 5년 내로 20조원까지 늘리는 것이다. 이를 위해 투자 현황을 점검하고, ‘코로나19 맞춤형’ 투자 프로세스를 검토 중이다. 

지난해 캘리포니아 교직원연금(CalSTRS)과 업무협약을 맺고 4000억원 규모의 공동 투자를 협의하는 등 새로운 수익확보 방안 마련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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