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변화와 공제업의 맷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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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변화와 공제업의 맷집
  • 남상욱 서원대 경영학부 교수(한국보험교육연구원 대표) sangwooknam@hotmail.com
  • 승인 2020.09.28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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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공제신문=남상욱 교수] 코로나19가 계속되면서 일상에서 생각지 못한 변화가 하나둘씩 굳어지고 있다.

이제는 모든 학교에서 화상 수업이 정착됐고, 직장인의 재택근무가 자연스레 받아들여지고 있다. 개인이나 단체, 사적이건 공적이건 휴대폰이나 노트북 메신저로 서로 얘기하고 회의하는 것이 일반화됐다. 이 모두가 불과 8개월 만에 벌어졌다.

듣자 하니, 요즘 비뇨기과의 주 진료과목이 바뀌었다고 한다. 종전에는 성 질병 치료가 주였는데, 지금은 남성 기능 개선 관련 진료가 눈에 띄게 늘었다고 한다. 코로나 사태가 본격화되면서 재택근무자와 건강염려로 4, 50대부터 60대까지 온종일 집 안에 머물다 보니 원초적 남성 증명 욕구가 커졌다는 것이다. 지난 IMF 외환위기 때도 그랬다니 ‘웃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어찌 됐던 이 또한 코로나가 만든 변화다.

몰아치는 변화로 새로운 환경이 만들어지면 적응해야 한다. 환경은 바뀌고 있는데 그것을 모르는 것이 제일 위험하고, 그 다음 위험한 것이 환경 변화에도 어떻게 할지 모르고 우왕좌왕하는 것이다.

특히, 환경 변화는 새로운 경쟁을 만든다. 바뀐 환경에서 압도적으로 치고나가는 사람은 다음 환경 변화가 올 때까지 독보적 승자가 된다. 반대로 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낙오자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경쟁은 상대자(counterpart)가 누구냐에 따라 4가지가 있다. 하나는 업계경쟁이자 동종업자 간 경쟁이다. 공제업으로 말하면 같은 공제업자들이 벌이는 시장 경합이다.

두 번째는 산제경쟁이다. 산업간 충돌이다. 공제업의 경우 가깝게는 보험업계 그리고 은행 더 나아가 네이버나 카카오와 같은 인터넷업체와 대출 시장 등을 두고 다투는 것으로, 점점 경쟁이 치열해질 판이다.

세 번째는 국제경쟁이다. 국내에 들어와 있는 외국기업과 한판 벌이는 경쟁이다. 좁게는 공제업과 국내 진출 외국 금융회사와 시합이다. 지금은 국내 경기 침체로 시장 환경이 좋은 않은 데다 코로나까지 겹치면서 국내 시장에 진출한 외국계사가 움츠리고 있는 모습이지만 국제경쟁 또한 덩치가 작은 공제업에게는 무시하지 못할 위협임은 틀림없다.

그리고 마지막이 글로벌 무한 경쟁이다. 사이버 시대이다. 언제 어디서라도 해외 금융회사, 보험회사와 거래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한 지 오래다. 이제는 굴지의 해외 기업들과 경쟁하는 무한 경쟁에 떠밀려 나설 수밖에 없는 상태가 되었다.

현재 우리 공제업계는 위의 4가지 경쟁에 모두 참전 중이다. ‘우리는 조합원만을 상대로 하는 공제기관이니까 공제는 다른 업과 그 성격이 다르니까’라는 좁은 시각으로 대응해서는 절대 안 된다. 시장 환경은 이미 크게 변했고, 공제조합원을 차지하기 위한 업체들의 시장 참여 경쟁은 격화되고 있다.

신 환경, 새로운 경쟁 체제 속에서 공제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여러 대비해야 할 것들이 많이 있지만, 그중에서 서둘러 준비해야 할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자본력 강화이다. 공제업은 보험업과 마찬가지로 맷집이 강해야 한다. 맷집은 자본력에서 나온다.

그러나 돌아보면 우리 공제업의 자본력은 어떠한가, 진정 재무건전성에 문제는 없는지 둘러볼 일이다.

근래 금융위가 공제업에 대한 재무건전성 유지를 위해 공제업 관련 중앙행정기관장과의 협의 체계 구축, 공제업 공동 검사 요구 등을 포함한 보험업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해 놓았다. 이미 환경 변화가 시작된 것이다. 환경이 바뀌면 경쟁 구도도 바뀐다.

바뀌는 환경을 붙자고 틀어막을 수 없다면 빨리 적응할 수 있게끔 스스로 맞춰야 한다.

당장 자본력 확충이 힘겹겠지만, 바뀌는 환경에 적응하려면 결단이 필요하다. 미룰수록 그 후에 힘이 곱절로 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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