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본 공제②] 전문조합, 역대 최대 당기순이익 달성 비결은?
상태바
[숫자로 본 공제②] 전문조합, 역대 최대 당기순이익 달성 비결은?
  • 박형재 기자 parkhyungjae@kongje.or.kr
  • 승인 2020.04.13 07: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 1452억, 조합원 배당 1287억 A+성적표
불필요한 비용 줄이고, 공제위험준비금 신설 등 리스크 관리에 집중
자산 5조5367억원, 2015년 대비 9279억원 급증
법률상담센터 운영하고, 건설신문 제작에도 참여

한국공제신문이 ‘숫자로 본 공제’ 시리즈를 시작했다. 주요 공제회 정관과 경영공시를 들여다보고 운영 실태를 점검하는 내용이다. 공제회 예산, 공제상품, 자산운용 현황, 주요 이슈 등을 다루는 것은 데이터가 부족한 공제업계에 필요한 작업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 주인공은 전문건설공제조합이다.

①한국지방재정공제회
②전문건설공제조합

[한국공제신문=박형재 기자] 1452억원의 역대 최대 당기순이익, 1287억원(좌당 2만5000원)의 조합원 배당. 전문건설공제조합이 지난해 받아든 성적표다. 뼈를 깎는 경영혁신을 통해 대형 공제회들도 하기 힘든 성과를 냈다.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재무상태표 속 숫자들을 살펴봤다.

전문건설공제조합은 어떤 곳?

전문건설공제조합은 건설업에 종사하는 조합원들의 경제적 지위 향상을 목적으로 1988년 건설산업기본법에 의해 설립됐다. 각종 건설 보증과 자금의 융자, 어음할인, 공제상품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교육·임대·투자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4300여 조합원과 372억원의 자본금으로 출발했으나 창립 32년 만에 5만3000여 조합원과 4조9000억원의 자본금을 보유한 건설 전문 금융기관으로 성장했다. 주요 업무로는 신용평가업무, 보증업무, 융자업무, 공제업무, 보증가능금액확인서 발급업무, 건설기술교육사업 등이 있다.

보증부터 융자까지… 믿을 수 있는 중개인

건설조합의 가장 큰 기능은 보증업무다. 조합원이 건설업을 수행할 때 믿을 수 있는 중개인 역할을 한다. 예컨대 A라는 사람이 건물을 짓기 위해 건설업자를 모집할 경우, 이를 수행하는 조합원 B는 전문조합에 보증신청서를 제출하고 이를 근거로 계약을 따낸다. 이후 건설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면 전문조합이 A에게 보상금을 주고 대신 조합원 B에게 구상권을 행사한다. 이러한 보증의 종류는 입찰보증, 계약보증, 공사이행보증, 하자보수보증, 납품보증 등 다양하다.

두 번째 역할은 융자 기능이다. 건설업 과정에서 필요한 경영자금을 1.26%~ 2%대의 낮은 금리(단기융자기준)로 빌려준다. 조합원의 신용을 믿고 빌려주는 신용운영자금과 부동산 및 유가증권 등을 담보로 한 담보운영자금 등을 운영하고 있다.

눈에 띄는 것은 어음할인도 해준다는 것이다. 조합원이 공사대금으로 수령한 어음의 할인을 요청하면 신용도 평가 등을 거쳐 당장 쓸 수 있는 돈으로 바꿔준다. 경영환경 악화로 현금 유동성이 막힌 조합원에게 유용한 서비스다.

배상책임보험 등 4가지 공제상품 운영

전문조합은 건설산업기본법 제56조 제1항 제5호에 의거하여 공제사업을 하고 있다. 조합과 공제계약을 체결한 조합원이 공제 약관에서 정한 사고가 발생해 손해를 본 경우 이를 보상해준다.

공제상품은 총 4가지를 판매한다. △근로자재해공제(사용자배상책임보험) △영업배상책임공제(도급업자배상책임보험) △해외근로자재해공제 △건설기계공제 등이다.

근로자재해공제는 현장근로자의 추락 등으로 인한 사망 및 부상, 작업과실 및 부주의로 인한 안전사고 등을 보상한다. 영업배상책임공제는 차량 및 운송용구와 충돌한 대인·대물사고, 공사현장의 낙하물로 인한 대인·대물사고, 공사현장의 주변 건물에 대한 손해를 관리한다. 해외근로자재해공제는 해외건설현장의 업무상 재해(비 업무상 포함)를 지원하고, 건설기계공제는 건설기계의 파손, 전복 등 자체 재물손해와 제3자에 대한 배상 책임을 지는 것이다.

전문조합은 2018년 8월 1일부터 공제사업 운영방식을 판매공제(손해보험사 제휴)에서 보유공제로 전환하고 직접 상품을 개발·운영하고 있다.

전문조합에서 운영하는 공제상품들.
전문조합에서 운영하는 공제상품들.

자산 5조5367억원, 융자금 1조3185억원

경영공시-재무상태표에 나타난 전문조합의 자산 규모는 2019년 12월 기준 약 5조5367억원(1억원 이하 생략)으로 확인됐다. 유동자산이 2조7581억원이고, 비유동자산이 2조7786억원이었다.

유동자산 내역을 보면 당좌자산 1조3484억원, 융자금 1조2942억원, 기타유동자산 1154억원으로 조사됐다. 이 중 당좌자산은 단기금융상품이 9511억원, 만기보유증권 2983억원, 매도가능증권 863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현금은 1300만원, 당좌예금은 81억원에 불과했다.

조합원에게 빌려준 융자금의 경우, 운영자금융자금이 1조3185억원(대손충당금 270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할인어음은 63억원(대손충당금 36억원)에 그쳤다.

유동자산-기타유동자산은 단기이연법인세가 937억원으로 81%에 달했고, 예금미수이자(165억원)와 가지급금( 25억원)이 뒤를 이었다.

비유동자산(2조7786억원)을 살펴보면, 투자자산이 2조5282억원으로 90.9%를 점유했다. 구체적으로 장기매도가능증권 1조8001억원, 장기만기보유증권 5933억원, 지분법적용투자주식 1348억원으로 나타나 전문조합이 자산운용 수단으로 주식 투자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 확인됐다.

비유동자산 중 투자자산 외에 가장 비중이 큰 것은 유형자산(1592억원, 5.7%)이었다. 토지 536억원, 건물 2591억원(감가상각누계 1562억원), 기계장치 137억원(감가상각누계 87억원), 구축물 13억원(감가상각누계 7억원) 등이다. 특히 토지의 경우 2016년 695억원에서 2017년 536억원으로 가치가 22.8% 떨어진 것이 눈에 띈다.

조합원 출자금 1조9336억원, 부채 6020억원

자본과 부채 관점에서 보면, 전문조합의 자본은 4조9347억원, 부채는 6020억원으로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보였다.

자본 4조9347억원의 세부 내역을 살펴보면 △자본금 1조9336억원(출자금 100%) △자본잉여금 2조3500억원(증권발행초과금 2조3423억원, 재평가적립금 32억원, 기타자본잉여금 44억원) △이익잉여금 6431억원(이익준비금 4980억원, 처분전잉여금 1451억원) △기타포괄수익누계액 142억원(매도가능증권평가이익 339억원, 매도가능증권평가손실 247억원, 지분법 자본변동 51억원) 등으로 조사됐다.

부채는 유동부채 2805억원과 비유동부채 3214억원으로 이뤄졌다. 유동부채는 크게 선수수수료 1087억원, 예수금 1001억원, 임대보증금 436억원 등으로 장부상 부채가 대부분이었다. 비유동부채는 대위변제준비금 2144억원, 비상위험준비금 492억원, 공제책임준비금 137억원 등으로 조합원의 사고에 대비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전문조합 2019년 재무상태표 일부.
전문조합 2019년 재무상태표 일부.

주요 숫자들, 5년 전과 비교해보니

전문조합의 재무구조 변화를 파악하기 위해 2015년 재무상태표와 2019년 재무상태표를 비교해봤다. 우선 자산총계가 4조6088억원에서 5조5367억원으로 9279억원 급증한 것이 관심을 모은다.

자산총계-유동자산의 경우 2015년 2조4205억원에서 2019년 2조7581억원으로 3376억원 늘어났다. 세부 내역을 보면, 단기금융상품이 6304억원 → 9511억원, 만기보유증권 2157억원 → 2983억원으로 나타났다. 반면 융자금은 1조3414억원에서 1조2942억원으로 472억원 줄었고, 기타유동자산 역시 1390억원에서 1154억원으로 236억원 감소했다. 단기금융상품과 증권 투자 비중을 늘리고 융자금을 줄여가는 것으로 확인됐다.

비유동자산은 2015년 2조1882억원에서 2019년 2조7786억원으로 5904억원 늘었다. 비유동자산 중 투자자산의 경우 1조9139억원에서 2조5282억원으로 6143억원 증가해 자산운용 포트폴리오에서 증권 투자 비중이 더 커진 것을 알 수 있다.

반면 비유동자산 중 유형자산은 1890억원에서 1592억원으로 298억원 감소해 부동산 투자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

포괄손익누계 흑자 전환

자본은 2015년 4조590억원에서 2019년 4조9347억원으로 8757억원 증가했다. 100% 조합원 출자인 자본금이 1조7115억원에서 1조9336억원으로 2221억원 늘었고, 자본잉여금- 증권발행초과금이 2조230억원에서 2조3423억원으로 3193억 증가한 덕분이다. 이익잉여금 역시 4266억원에서 6431억원으로 2165억원 늘어나는 등 전반적으로 양호한 실적 흐름을 보였다.

특히 매도가능증권평가이익에서 매도가능증권평가손실을 뺀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이 454억원 적자에서 142억원 흑자로 돌아선 것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2015년에는 매도가능증권평가이익과 매도가능증권평가손실이 각각 100억원, 555억원이었으나, 2019년에는 339억원, 247억원으로 달라졌다. 이익잉여금은 4266억원에서 6431억원으로 2165억원 늘었다.

운영 비효율 줄이고, 리스크 관리비 확보

부채는 5498억원에서 6020억원으로 522억원 증가했다. 자본금이 크게 늘어난 것을 고려하면 부채는 양호하게 관리되는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유동부채가 꾸준히 줄어들고 각종 준비금 성격의 비유동부채가 늘어났다. 유동부채는 2015년 2969억원에서 2019년 2805억원으로 164억원 줄어든 반면, 비유동부채는 2015년 2528억원에서 3214억원으로 686억원 증가했다.

또한 예수금이 1078억원에서 1001억원으로 77억원 줄고, 미지급법인세가 256억원에서 139억원으로 117억원 주는 등 운영상 비효율이 감소했다.

비유동부채 상승분 686억원은 퇴직연금충당분(411억원 → 576억원), 공제책임준비금(15억원 → 137억원), 비상위험준비금(120억원 → 492억원) 등에서 발생했다. 또한 2019년에는 5년 전에 없었던 공제비상위험준비금 11억원과 손해배상책임준비금 5억원이 신설돼 눈길을 끈다. 갑작스러운 리스크 관리를 위한 자금으로 보인다.

법률상담센터 운영, 각종 소송 및 분쟁 지원

전문조합은 조합원을 위해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법률상담 서비스다. 전문조합은 대한전문건설협회와 함께 2018년 8월부터 법률상담센터를 설립, 운영 중이다. 조합원이라면 누구나 사업 도중 마주치는 각종 분쟁 상황에 대한 법률상담을 받을 수 있다.

법률상담센터를 운영해본 결과, 법률 관련 상담이 88%에 달했으며 특히 공사대금정산 및 미지급 문제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계약 외 공사요구, 각종 손해배상, 부당발주, 무리한 단가 삭감, 준공 후 하자보수 책임 등이 주요 상담사례였다. 지난해 6월에는 법률·노무·세무/회계 등 다양한 분쟁 및 상담사례를 묶어 ‘법률상담센터 상담 사례집을 출간했다. 이 자료는 전문조합 홈페이지에서 누구나 다운받을 수 있다.

전문조합은 조합원들의 법정 다툼 조정을 위해 법률상담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8월 출간한 ‘법률상담센터 사례집’ 일부.
전문조합은 조합원들의 법정 다툼 조정을 위해 법률상담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8월 출간한 ‘법률상담센터 사례집’ 일부.

15개 회관 임대사업, 골프장에도 출자

전문조합은 부동산운용팀을 따로 두고 임대 및 대관사업도 하고 있다. 서울시 동작구에 위치한 본부회관을 비롯해 부산회관, 대구회관 등 15곳에서 수익을 얻고 있다.

또한 대한전문건설협회와 공동 출자해 2012년 골프장을 설립하고 자회사를 통해 운영하고 있다. 충북 음성군에 있는 코스카 컨트리클럽이란 곳으로 2016년부터 대중제 골프장으로 전환해 운영 중이다.

직원 434명, 조합원사 5만2850개

전문조합에 근무하는 직원은 434명(임원, 계약직 제외)이다. 조직도는 4본부 1원 1실 19팀 32지점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국에 퍼져있는 지점에서는 보증 및 공제업무 등을 수행한다.

조합원 및 출자좌수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조합원사는 2015년 4만6474개에서 2019년 5만2850개로 6376개나 늘었고, 출좌좌수도 같은 기간 449만4000좌에서 515만좌로 급증했다. 지난 3월 25일 기준 1좌당 출자지분액은 93만513원이다.

전문건설신문 제작에도 참여

전문조합은 매주 대한전문건설신문을 직접 제작하고 있다. 지난 3월 23일 기준 476호까지 발행됐으며, 발행인은 유대운 이사장으로 되어 있다. 총 18면의 신문 중 8~9면에 고정적으로 조합소식이 담긴다. 일반 기업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폐쇄적인 조직문화를 가진 공제회에서 온드미디어(Owned Media)를 가지고 스스로 제 목소리를 내는 것은 의미있는 행보로 풀이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