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 공제의 공통분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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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 공제의 공통분모
  • 이루나 sublunar@naver.com
  • 승인 2022.05.1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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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보험라이프]

한국공제신문이 ‘2030보험라이프’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2030세대의 보험·공제에 대한 솔직한 생각과 에피소드를 공유하고, 실생활에서 진짜 필요한 보험 및 제도는 무엇인지 함께 고민합니다.   

[한국공제보험신문=이루나] 필자는 교육업에 10년 넘게 종사하고 있다. 15년의 중동발 메르스도 겪어냈기에 19년의 코로나 위기도 쉽게 넘어갈 것이라 안이하게 여겼다. 하지만 19년에 시작한 코로나는 22년에도 현재 진행형이다. 재택근무와 비대면 미팅이 일상화되면서 교육업에도 많은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집합 교육은 언감생심도 내지 못했고, 힘들게 예약해 둔 강의장 일정도 모조리 취소해야만 했다. 그런데도 어디선가 교육은 해야만 했다. 

삽시간에 모든 교육이 비대면으로 전환되었다. 부서 곳곳에서 곡소리가 나왔다. 어떤 툴을 쓰고, 어디서 모이고, 어떻게 교육해야 하는지 새롭게 기획해야 했다. 오프라인 교육에 익숙했던 사고방식과 틀은 벗어던졌다. 실시간 화상 솔루션이 낯선 고객과 강사들을 위한 가이드도 마련해야 했고, 온라인 미팅의 피로 극복을 위한 다양한 팁도 고민해야 했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했던가. 점차 비대면 교육이 자리 잡았다. 코로나19라는 글로벌 위기는 교육업에도 새로운 변화와 기회를 가져다주었다. 하지만 비대면 교육을 잘한다고 해서 우리의 교육이 제대로 진화하고 있는 것일까?

교육은 백년대계라 불린다. 기업에서도 인재 육성은 빠지지 않는 중요 철학이다. 교육은 한번 쓰고 버리는 일회성 상품이 아니기에 변화에 대한 저항도 무척이나 심하다. 코로나로 인해 PC와 최첨단 학습 도구의 활용도는 매우 높아졌지만, 선생님이 지식을 전달하는 방식은 수백 년 전 서당과 지금의 온라인 클래스와 큰 차이가 없다. 책은 태블릿으로 바뀌고, 분필은 전자펜으로 바뀌었지만, 정해진 커리큘럼에 따라 교육하는 방식은 동일하다. 교육처럼 장기간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변화에 매우 인색한 상품이 우리 주변에 또 있다. 바로 보험과 공제다.

보험과 공제도 교육처럼 매우 긴 시간을 다룬다. 짧은 기간을 보장하는 단기 보험도 있지만, 생명 보험의 경우 100년이란 긴 시간을 아우르기도 한다. 휴대폰은 2년만 지나면 오래되었다고 신형 모델을 살펴보고, 앱스토어에는 몇 달만 지나도 새로운 게임이 우후죽순 출시되는 세상이다. 100년이란 기간을 못 박아 두고 운영되는 서비스는 매우 드물다. 이처럼 긴 시간을 다루기에 보험과 공제의 상품은 크게 변화하지 않는다. 20년 전 필자가 가입한 생명보험과 최근 출시된 생명보험을 비교하면 상품 구성의 차이가 크지 않다. 되려 혜택이 줄어든 것들만 눈에 띈다. 

보험과 공제는 미래의 리스크를 담보로 현재의 비용을 지불하고, 사고나 질병이 발생하면 유무형의 보장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의 희생을 감수하고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는 것은 교육의 본질과도 매우 유사하다. 좀 더 안전해지고 보다 나은 미래를 원하기에 보험과 공제를 활용하고, 교육에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하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 맹점도 있다. 교육을 열심히 받아도 사회에서 성공하는 것이 아니고, 공제에 가입한다고 해서 모두가 큰 혜택을 보장받는 것은 아니다. 미래가 어떻게 바뀔지 모르기에 교육의 성과와 공제의 효과도 100% 예측하거나 측정하기 어렵다. 그런데도 여전히 우리는 교육과 보험·공제라는 도구를 버리지 못하고 선택한다. 왜일까?

교육과 보험·공제가 함께 가진 공통분모는 바로 인간에 대한 신뢰다. 교육과 보험·공제 시스템 모두 함께 모여 사는 인간들이 조금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긴 시간 동안 맺은 약속의 산물이다. 누군가 사리사욕을 채우고, 약속을 깨뜨리려 해도, 우리는 꿋꿋하게 교육과 보험·공제라는 서비스를 유지해 왔다. 따지고 보면 보험과 공제업이 변화에 대한 대응 속도가 느리다고 마냥 나무랄 것은 아니다. 긴 시간을 다루는 업의 특수성이 있고, 지켜야 할 본연의 가치가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시간이 면죄부인 마냥 100년 전 상품을 그대로 팔라는 뜻은 아니다. 기술과 제도의 변화를 끊임없이 탐구하며, 보험과 공제가 나아가야 할 지향점을 천천히 서비스와 운영체계에 녹여가야 한다. 너무 빠르지도 않게, 그렇다고 시대에 뒤처지지도 않게, 그리고 함께 살아가는 우리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 인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업은 응당 그래야 하고, 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마인드도 올발라야 한다. 교육과 보험 그리고 공제 서비스를 통해 우리의 자녀들이 맞이할 미래가 조금은 밝아지기를 내심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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