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행정의 격변기, ESG 도서를 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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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행정의 격변기, ESG 도서를 읽자
  • 김민석 마스턴투자운용 브랜드전략팀 과장/성균관대 박사과정 listen-listen@nate.com
  • 승인 2022.04.13 10: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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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의 ESG 오디세이]

[한국공제보험신문=김민석] 뜨거웠던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끝난 지도 벌써 한 달이 넘게 지났다. 0.73% 차이의 초박빙 선거였다. 헌정 사상 최소 득표 차(247,077표)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승부의 세계는 냉엄한 법이다. 진보진영에서 보수진영으로 행정 권력이 교체되는 과정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최근 몇몇 부처의 장관 인선이 발표됐다. ESG에 대한 이해도를 탄탄하게 갖췄을 것으로 보이는 인물들도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된 이창양 한국과학기술원(KAIST) 경영공학부 교수는 LG디스플레이 ESG위원회 위원장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박보균 전 중앙일보 부사장은 신세계인터내셔날 ESG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물론 이들은 대기업의 ESG위원회 경험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업력을 쌓으며 환경, 사회, 지배구조에 대한 통찰력을 길러왔을 터이다. 

이미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도 SK텔레콤 ESG 혁신그룹장을 역임한 유웅환 전 SK텔레콤 부사장, SK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 사회공헌 활동을 이끌었던 왕윤종 동덕여대 국제경영학과 교수 등이 경제2분과 인수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지 언정, 새로운 정권이 들어선 이후에도 ESG 열풍은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곧 각 중앙부처의 진용이 새롭게 갖춰질 것이고, 오는 6월 1일에는 지방 행정과 의회에서 권력 변화가 생기게 된다. 어떤 자리에 가든 ESG라는 테마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너도 나도 ESG의 중요성을 설파하고 다니는 시대다. 환경운동가든 기업인이든 위정자든 ESG를 강조한다. 그런데 정작 ESG가 어떤 단어의 약자인지를 설명하는 것 이상으로 진득하게 논의를 확장 및 발전시키는 경우를 찾아보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오피니언 리더로 분류되는 사람들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다. 그만큼 아직까지 우리 사회의 ESG 이해도 수준은 박약하기 그지없다. 

정치·행정의 격변기인 지금, 잠시 숨을 고르고 짬을 내어 책을 펼쳐보자. ESG가 단순한 뜻풀이에서 그쳐서는 안 된다. 공부가 필요하다. ESG를 주제로 삼은 양서가 많이 출간됐지만, 필자는 그중에 한 권을 고르자면 민성훈 수원대학교 건축도시부동산학부 교수의 <투자의 미래 ESG>를 추천하고 싶다.   

이 책의 부제 ‘이기적인 투자자의 이타적인 투자법’은 ESG가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CSV(공유가치 창출)와 변별되는 지점을 날카롭게 축약한다. ‘투자’의 관점으로도 ESG라는 렌즈는 긴요한 것이다. 

이기적인 성향의 투자자에게도 ESG는 ‘이익’으로 변환되어 다가올 수 있다. 비재무적인 요소를 고려한다는 것이 이익을 포기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또한 ESG는 그저 대외적인 이미지가 좋고, 도처에서 선행을 베푸는 ‘착한 기업’이 되어야 한다는 관념적인 도덕론과도 거리가 멀다. ‘앙가주망’보다는 치열한 ‘현실논리’ 위에 발을 딛고 있기도 하다. 

ESG 경영과 지속가능경영의 철학을 적극적으로 내재화하고자 노력하는 기업에 투자가 보다 원활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의식이 지금의 ESG 열풍을 추동했다는 점도 인지할 필요가 있다. ESG라는 의제를 선도해왔던 인물이 경제사상가나 정치 리더가 아닌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의 회장이었던 점을 복기해보자. ESG의 본령이 어떤 것인지 감이 잡힐 것이다.

춥지도 않고 덥지도 않은 훈훈한 계절이 오고 있다. 책을 읽기 좋은 날씨다. ‘이타적인 투자법’이란 어떤 것인지 답을 찾아 나서 보자. ESG라는 개념의 전후 맥락을 빠르게 흡수하고자 하는 ‘이기적인’ 독자가 되려는 동지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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