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진주 사단법인 학교건축창의융합포럼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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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진주 사단법인 학교건축창의융합포럼 회장
  • 홍정민 기자 hongchungmin@kongje.or.kr
  • 승인 2022.01.2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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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주 사단법인 학교건축창의융합포럼 회장이 포럼을 만들게 된 계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학교건축창의융합포럼
정진주 사단법인 학교건축창의융합포럼 회장이 포럼을 만들게 된 계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학교건축창의융합포럼

[한국공제보험신문=홍정민 기자] 학교건축 및 교육시설 전반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그러나 이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학회나 단체는 많지 않다. 이런 가운데 학교 건축과 교육 공간에 대해 심도있게 연구하고 학교 현장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기관이 있어 주목된다. 비영리단체인 학교건축창의융합포럼 정진주 회장(청주대 건축학과 교수)을 만나 포럼 설립 계기와 청사진, 학교건축 발전을 위한 제언을 들었다.

학교건축창의융합포럼을 만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우리나라에 건축 관련 학회나 기관들은 다수 있지만, 그 중 학교건축과 교육시설을 전문으로 다루는 기관은 한 두 곳에 불과하다. 이런 단체들도 주로 논문을 발표하는 학술연구 중심이라서 실제 학교 현장이나 일선 교육청 직원들이 도움받기 어려울 수 있다.

예컨대 학교 설립의 경우 교육부 지방교육재정과에서 타당성 검토와 설립 여부 심사를 담당한다. 일선 시도교육청 학교 설립 관련부서에서 설립안을 만들고 교육부에 올린 뒤 심사를 받아 학교설립 타당성 허가를 받는 방식이다.

그런데 공무원들은 대게 일반 행정직 출신으로 학교 건축이나 교육학, 교육행정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업무 처리에 어려움을 겪는다. 타당성 검토시 어느 지역에 학생이 몇 년도까지 몇 명 늘어날 것 같으니, 어느 정도 규모의 학교가 설립돼야 하고, 예산이 어느 정도 필요한지 수치적으로 학교설립에 대한 접근을 한다.

실질적으로 학교에 왜 이런 공간이 필요한지, 학생과 교사들을 위해서 더 유익하고 좋은 공간이 있어야 되는지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다.

저는 건축학과 교수로서 오래 전부터 정책 현장과 실무의 간극을 줄여야 한다고 생각해왔다. 5년여 전부터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의 학교설립 관련 공무원들에게 학교건축 및 공간에 대해 강의하면서 학교건축 전문가와 담당 공무원의 접근방식에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설명해왔다. 학교 현장의 변화와 요구는 무엇인지, 학교에서 왜 이런 건축공간이 필요한지, 왜 예산이 많이 드는지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그러다보니 이런 강의 프로그램이 정례화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육부나 시도교육청 공무원들에게 학교건축 및 공간에 대한 식견을 넓혀주는 교육, 연수 기관이 있으면 좋겠다는 주변의 요청도 많아서 비영리단체인 사단법인 학교건축창의융합포럼을 설립하게 됐다.

포럼 설립 목적을 보면, ‘우리나라와 아시아 국가의 학교건축, 교육시설 전반의 발전에 기여한다’고 명시됐다. 여러 국가 중 아시아 국가와 교류·협력하는 이유는

우리나라는 2000년대 초반부터 지금까지 핀란드 등 북유럽 학교나 교육환경을 쫓아 집중·조명하는 경우가 많았다. 물론 북유럽 국가들이 교육분야 선진국인 것은 틀림없지만, 교육 시스템이나 교육환경, 학교건축이 우리나라 상황과 잘 들어맞진 않는다.

학교건축은 교육에 관한 국가 및 국민의 가치관과 인식, 교육정책, 교육과정, 대학입시 성격, 대학에 들어가는 학생들의 숫자 등의 교육제도적 측면과 학교부지면적, 학교 전체·학급별 학생 수, 공사비, 특히 기후 및 자연조건 등 물리적인 측면을 고려하는데, 이 부분이 다르기 때문이다.

반면 일본이나 홍콩, 싱가폴, 대만처럼 국토면적이 작고 인구가 많으며 교육열이 높은 아시아 국가들은 교육정책, 교육과정 등이 우리나라와 유사한 측면이 있어 학교건축과 공간을 상호 비교하기 훨씬 쉽다. 이미 아시아의 여러 나라마다 고유한 정체성이나 지역성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지금의 차별성 있는 학교건축에 이르고 있다.

물론 유럽과 미주권의 학교건축도 좋고, 지속적으로 교류하는 것이 필요하다. 거기에 더해 이미 일정부문 최고의 위치에 올라있는 우리나라 학교건축을 아시아국가들에게 알리고, 상호간에 발전된 학교공간을 참고할 수 있는 요소들이 있다면 서로 교류하며, 함께 성장시켜야겠다고 생각했다.

아시아국가를 대상으로 학교건축, 교육시설 등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학회나 기관은 우리 포럼이 유일하다. 앞으로도 아시아학교 건축에 동반 성장을 도모하며, 우수한 사례를 우리 포럼이 발간하는 잡지(CFSA REVIEW)에 소개하고 상호 교류를 활성화하는 것이 포럼의 목표 중 하나다.

포럼에서 ‘CFSA REVIEW’라는 국제 계간지도 발행하고 있다. 자세히 소개해 달라

‘CFSA REVIEW’는 국제 계간 잡지로 2020년 6월 시작해 연 4회 발간하고 있다. 한글, 영어 2개 국어로 출간되며 국제표준연속간행물에 등록됐다.

주요 콘텐츠는 아시아의 우수한 학교 건축을 소개하는 것으로, 이런 주제를 다루는 곳은 우리가 유일하다. 이를 통해 아시아 학교 건축의 전체적인 동반 발전에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잡지는 포럼 회원, 교육부, 시도 교육청 학교설립 및 시설 관련 담당자, 국외 학교건축 전문가들에게 무료로 배포된다. 포럼 홈페이지에서도 e-book을 통해 누구나 무료로 볼 수 있다.

CFSA REVIEW에는 일반 잡지에서 보기 드문 편집위원회가 있다. 국내 논문집의 경우 어떤 주제의 논문을 실을지 편집위원들이 엄격히 선정하는데, 우리 잡지도 이와 비슷하게 학교건축분야 최고 전문가들이 편집위원회를 통해서 어떤 학교를 소개할 지, 어떤 칼럼을 게재할지 결정한다.

잡지도 학술논문집처럼 수준에 따른 등급이 있다. CFSA REVIEW는 창간한지 2년이지만 창간호부터 편집위원회를 구성해 잡지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노력 중이다. 5~10년 뒤 심사를 받아 수준높은 저명한 국제 건축잡지로 인정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포럼 임원진들은 어떠한 사람들인가

포럼 임원진들은 아시아의 저명한 학교건축 전문가와 학자들로 구성돼 있다. 국제 명예고문인 나가사와 사토루 일본 교육환경연구소 소장은 일본의 학교건축분야에 있어서 최고의 대부이다. 또 한 분의 고문인 최두호 토문건축사사무소 대표는 국내 공동주택 설계분야에서 유명한 회사 대표로 공동주택 신축시 반드시 포함되는 학교건축 설계에 남다른 공헌을 해왔다. 포럼의 부회장과 CFSA REVIEW 잡지 초대 편집위원장을 맡고 있는 조도연 디엔비건축사무소 대표는 약 30여년간 학교건축과 교육시설 발전에 기여한 우리나라 학교건축계의 대가다.

이밖에 국내 학교건축 분야에 전문성을 가진 여러 설계사무소의 대표나 임원들, 관련 전문기관이나 연구원의 대표, 교수들도 포럼에 참여하고 있다. 최근 일본 도쿄의 후지유치원을 통해 세계적으로 알려진 건축가 타카하루 테즈카를 비롯한, 대만, 베트남, 네덜란드 등의 훌륭한 학교건축 전문가들이 역시 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회장을 맡고 있는 저는 1999년부터 학교건축 한 분야만을 연구하고 학교를 직접 설계하고 있는 학교건축 학자다. 교육부 교과교실지원센터 시설부문 컨설턴트 회장, 미래교육환경학회 부회장을 역임했으며, ‘학교+플러스’(2019), ‘미래교육환경 창출을 위한 여정: 일본 우수학교건축탐방’(2018) 등의 저서 및 논문과 ‘초·중등 학교시설사업 교부기준 개선방안(2019)’, ‘초·중등 학교시설사업 학교용지 교부기준 개선방안’(2020) 등, 다수의 교육부 정책연구를 수행했다.

지난해 지방교육재정연구원과 온라인 화상회희 플랫폼 줌(ZOOM)으로 국제포럼을 진행해 각국의 전문가들이 각각 학교건축에 대한 정보를 교류했다. 사진=학교건축창의융합포럼
지난해 지방교육재정연구원과 온라인 화상회희 플랫폼 줌(ZOOM)으로 국제포럼을 진행해 각국의 전문가들이 각각 학교건축에 대한 정보를 교류했다. 사진=학교건축창의융합포럼

코로나19 이후 포럼이 발족돼 아시아국가와 대면 행사나 교류에 어려움이 많을 것 같다. 2020년~2021년에 지방교육재정연구원과 온라인 공동 포럼을 개최했는데 이를 보완하기 위함인가

포럼은 2020년 2월에 발족하고 그해 4월 비영리법인으로 인가받았다. 지난 2020년 1월에 코로나가 발병했으니, 말씀하신 것처럼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할 때 생긴 셈이다.

우리 포럼의 주요 업무 중 하나는 국내 공무원들이나 학교 관련 분들에게 교육과 연수를 하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가 국내 학교 건축과 해외 우수한 학교건축을 찾아가 직접 방문 답사하고 서로 발전된 모습을 교류하는 것인데, 코로나 때문에 막혀있는 상황이다.

외국을 자유롭게 갈 수 없는 상황에서 이동과 모임의 제약이 없는 온라인 국제포럼을 우선 개최하게 됐다. 국제포럼 첫 회인 2020년은 유튜브로 실시간 방송을 했고 2021년은 온라인 화상회의 플랫폼 줌(ZOOM)을 통해 수백명이 동시에 접속해 국가·지역간 경계없이 각국의 우수한 학교건축에 대한 내용과 정보를 교류하는 장을 마련했다.

지방교육재정연구원은 교육부 지방교육재정과의 관리감독을 받는 연구기관인데 우리 포럼의 목적과 지향하는 바가 유사해 적극적인 상호 교류를 하고 있다. 교육부 후원하에 2020년, 2021년 연속해서 공동 온라인 국제포럼을 함께 개최했고 앞으로도 공동 국제포럼을 정례 행사로 이어갈 예정이다.

‘THE CFSA PRIZE’라는 국제 건축상도 만들었다고 들었다

THE CFSA PRIZE는 2021년 제정돼 올해 첫 시행될 예정이다. 이 국제상은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 전체 지역에서 가장 우수한 학교건축을 설립한 1명의 건축가에게 수여되는 상이다. 아시아 지역의 인류와 교육환경에 중요한 공헌을 한 건축가가 받게 된다.

그래서 공식적으로 수상자 선정위원회를 열고 심사를 통해 1명을 결정해 2022년 말이나 2023년 초 정기총회 행사 때 시상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상금 500만원과 금메달을 수여할 계획이다.

이 상을 제정한 이유는 상업적 시선과 접근보다는 학교건축에 대해 사명감과 진심어린 애정을 가지고 헌신하는 ‘학교건축가’에게 존경과 예의를 표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들의 공헌을 존경하고 이를 널리 알리는 것이 우리 포럼의 또다른 중요한 역할 중 하나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

최근 학교건축의 변화와 발전이 더디다는 비판이 있다. 이에 충분히 공감하지만, 일선 현장에서 끊임없이 연구하고 학교건축 발전에 전념하는 학자와 관계자들이 있음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교육부, 시도교육청, 건축사사무소, 학교건축 연구자 등 관련자의 노고를 인정하고 지금보다 더 노력하자고 격려하는 마음도 더욱 필요하다고 말해주고 싶다.

우리는 학교 관계자 및 교육자는 학생의 입장에서 교육하고, 학교건축 전문가는 학생의 변화와 요구를 수용하는 건축과 공간을 제공하려고 노력했는가를 끊임없이 되묻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물음에 당당히 그렇다라고 답할 수 있는 포럼이 되겠다는 것이 학교건축창의융합포럼의 비전이다.

학교는 아이들이 친구들과 선생님을 만나러 오고, 만나서 즐겁게 노는 곳이다. 그래서 아이들이 즐겁게 교류하고 노는 곳을 가장 좋은 곳에 가장 근사하게 설계하고, 남는 공간에 필요한 교실을 만들면 좋은 학교가 된다는 것이 저의 학교건축에 대한 철학이다.

앞으로도 학생들이 공부를 잘하도록 도울 뿐 아니라, 학생들이 놀면서 생활하고 교류하고 즐기는 곳이 되도록, 그리고 사회와 패러다임의 변화, 사용자의 변화를 반영하면서도 학교 그 자체와 학교건축의 근본적 가치에 더 충실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학교건축 학자로서, 그리고 어른으로서 의무를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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