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황해선 전국렌터카공제조합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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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황해선 전국렌터카공제조합 이사장
  • 홍정민 기자 hongchungmin@kongje.or.kr
  • 승인 2022.01.24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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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운공제 중 막내, 유일하게 독립공제조합으로 설립
사업비↓, 보험료 절감…전문보상체계 강화에 총력
보험사기 잡는 SIU팀 신설, 과잉진료‧청구 OUT
창립 10주년 맞아 ‘비욘드 I.R.P’ 선언, 제2의도약 기대
황해선 전국렌터카공제조합 이사장. 사진=렌터카공제조합
황해선 전국렌터카공제조합 이사장. 사진=렌터카공제조합

[한국공제보험신문=홍정민 기자] 화물차, 버스, 택시 등 6개 자동차공제조합 중 막내인 전국렌터카공제조합이 올해로 창립 10주년을 맞았다. 설립 당시만 해도 사고율 높은 렌터카사업자가 주 조합원이라서 손해율 관리에 의문이 있었으나, 합리적인 분담금과 할인·할증 제도 운영, 보험사기 잡는 SIU팀 신설, 전문보상체계 구축 등으로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최근 자산규모 3000억원을 달성하고 제2의 도약을 준비하는 렌터카공제조합 황해선 이사장을 만나 그간의 성과와 조합의 청사진을 들었다.

육운공제 중 막내인데, 벌써 10주년이나 됐습니다. 처음에 조합은 어떤 계기로 설립하셨나요?

조합 설립 계기는 다른 육운공제와 비슷합니다. 영업차량 특성상 개인운전자에 비해 사고율이 높을 수 밖에 없는데, 손해보험사가 보험을 잘 받아주지 않아 대안이 필요했어요. 2004년 당시 전국 렌터카 수는 약 20만~30만대에 불과하고 렌터카사업자들도 많지 않았습니다. 그러다보니 보험사 입장에서는 사고는 많고, 산업 규모는 작은 계륵 같았을 겁니다.

하지만 렌터카 사업자 입장에서는 보험이 없으면 사업을 할 수 없으니 난감한 상황입니다. 당시 렌터카산업 시장의 성장속도도 빨랐고, 손보사의 인수·가격 정책으로 사업자가 피해를 보는 부분도 있었기 때문에 ‘렌터카 전용 보험’과 관련 공제조합에 대한 니즈가 컸습니다. 독립된 공제조합이 있다면 적극 활용하겠다는 현장 목소리가 모여 공제조합 설립이 추진됐습니다.

우선 2004년 한국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에서 공제조합 추진 결의를 하고 국토교통부에 인가 요청을 했으나 거듭된 좌절을 겪었습니다.

마침내 2012년 국토부 허가를 받았는데, 조건이 연합회 부대사업 형태가 아닌 독립적인 운영을 하는 공제조합으로 설립한다는 것입니다. 아시다시피 다른 운수사업조합연합회는 공제조합과 독립된 관계가 아니라 하나의 재정을 같이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자칫 잘못하면 재무 건전성이 훼손될 여지가 있으며, 만일의 경우 피해는 결국 조합원, 혹은 조합원 영업차량에 사고를 당한 일반 국민이 볼 수 있습니다.

국토부 입장에서도 경제적 약자인 조합원과 피해자를 보호하는데 허점이 생기니까 그런 점 때문에 굉장히 많이 고민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렌터카 업계에서 다른 자동차공제조합의 시행착오를 다 반영해 독립된 공제조합 형태로 분리해 운영하겠다고 해서 최종 인가가 났습니다. 그 후 공유경제가 도입되며 렌터카 시장이 급성장했습니다. 현재 렌터카는 약 100만대가 넘습니다. 덩달아 저희 조합도 크게 성장하고 성공적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습니다.

공제조합은 위험 관리나 손해율 관리 측면에서 보험사보다 더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렌터카공제조합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은 무엇인가요?

우선 렌터카공제조합은 보험사에 비해 사업비 경쟁력은 월등히 높다고 봅니다. 자동차손해배상진흥원에 공시된 조합 자료를 바탕으로 말씀드리자면, 총 사업비용은 저희 수입에서 약 10~11% 정도에 불과합니다.

마케팅 비용이 안 들어갈 뿐 아니라 손보사에 비해 최소 인력으로 운영하고 있어 간접 비용도 거의 들지 않습니다. 업계와 손보사 전부 통틀어서 사업비 경쟁력은 우리 조합이 가장 크다고 생각합니다.

사고율의 경우 렌터카공제조합도 수치상으로는 높은 편입니다. 손보사에 가입된 렌터카 사고율과 조합 측 사고율을 비교하면 조합이 한 사람당 30% 정도 높습니다.

그러나 손보사의 경우 대부분 개인 승용차 중심에 그중에 한두 대 사고나는게 렌터카 사고이고, 저희는 100% 렌터카 사고입니다. 틈새 시장이지만 조합은 렌터카 사고에 대해서만 집중 연구하기 때문에 기회 요인이 더 있고 사업을 더 안정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보험사기나 과잉수리, 과잉청구 이런 부분에서도 손보사 대비 경쟁력이 있습니다. 보험사기의 경우 개인 승용차의 보험사기 패턴하고 렌터카 사고 보험사기 패턴이 달라요. 손보사의 경우 100건의 사고 중 1건이 렌터카 사고라고 치면, 저희는 100건이 다 동일사고 유형이기 때문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는 것이 차별화 포인트 중 하나입니다.

그럼에도 피할 수 없는 큰 사고는 반드시 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고액 사고에 대해서는 재보험을 통해 저희 리스크가 증가해도 조합원의 보험료 인상을 억제할 수 있습니다. 렌터카공제조합은 할인·할증 제도를 운영합니다. 한 사고 기준 1억원 초과손해시 그 초과분에 대해 할인·할증 평가에 반영하지 않음으로써 고액사고로 과도하게 분담금이 인상되는 문제점을 해소했습니다.

소액사고에서 과잉수리비를 청구하거나, 과도한 치료를 받는 등의 문제가 심각하다고 들었습니다. 이런 부분은 어떻게 대응하시나요?

말씀하신 것처럼 소액사고에서 과잉수리나 과잉 치료비를 요구하는 문제는 굉장히 심각한 부분입니다. 정당한 사고 보상은 당연히 필요하지만, 무리한 보상 요구에 일일이 응하다보면 조합 재정건전성은 물론 조합원에도 피해가 가기 때문입니다.

조합은 최근 2~3년간 전문보상체계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우선 보상실무경력 평균 10년 이상의 고경력자가 경륜있는 보상서비스를 제공하고, 전문 보상인력을 확보해 손해사정사를 두는 등 전문보상체계를 체계적으로 정비했습니다.

또한 전직 경찰들로 구성된 보험사기특수조사팀(SIU)을 신설하고, 대대적인 렌터카 보험사기 소탕작전에 나섰습니다. 이들은 권역별로 책임자를 정해 수상한 사고라든가 제보가 있는 곳을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의심이 가는 부분은 경찰에 수사를 의뢰합니다. 지급 분쟁이 있을때는 소송을 하기도 합니다. 그 결과 렌터카 교통사고율과 공제조합 손해율이 모두 크게 감소했습니다.

저희 조합원들은 약 900개의 중소 렌터카 사업자들로, 저희 공제조합이 잘못되면 생계에 지장이 갈 수 있는 사회적 약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보험금 사기를 당하지 않기 위해, 시스템 관리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평균 사고 건당 지급 보험금을 비교하면, 손보업계에 뒤처지지 않는 수준으로 관리되고 있습니다.

다만, 불필요한 분쟁은 피하려고 합니다. 내부 통제 시스템을 만들어 과도한 제보나 수사의뢰는 지양하고 있습니다. 렌터카 사기 관련 제보나 민원이 접수돼도 담당 직원부터 부서장까지 검토해서 조치되기 때문에 과장·허위 제보가 발 붙이기 어렵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불필요한 소송이나 민원은 내부 거버넌스를 만들기 위해 외부인을 포함한 위원회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경영전략회의에서 황해선 렌터카공제조합 이사장이 직원들에게 발언하고 있다. 사진=렌터카공제조합
경영전략회의에서 황해선 렌터카공제조합 이사장이 직원들에게 발언하고 있다. 사진=렌터카공제조합

주요 공제회들은 주식, 채권, 대체투자 등으로 자산운용을 합니다. 렌터카공제조합은 자산관리를 어떻게 하고 있나요?

자동차공제조합 중 가장 먼저 생긴 화물자동차공제조합의 경우 조 단위 자산을 갖고 있습니다. 저희는 저희는 제일 막내라서 현재 자산 규모가 약 3000억원 정도인데, 실제 자금을 운영해서 벌 수 있는 규모는 약 1000억원 정도입니다. 보험사업에서 조금 손실이 나더라도 자산운용을 통해 수입을 낼 수 있어야 하는데 저희는 이 부분이 약한 상태입니다. 이를 강화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제가 이사장으로 렌터카공제조합에 처음왔을때 조합은 전 자산을 은행 정기예금에 넣어둔 상태였습니다. 이를 알고 ‘노는 돈이 있으면 안된다. 돈이 돈을 벌게 해야 한다’는 생각에 우선 채권을 시작했습니다. 채권 전문가 중 은퇴하신 분을 자문으로 모셔서 그분과 한 달에 한 번씩 검토하고 또 안전한 투자상품 중에 금리 높은 상품을 참고해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4년전부터 조합원 대출을 시작했어요. 이는 조합원이 급전이 필요할 때 시중은행보다 더 싸게 제공하고, 저희도 대출 이자를 통해 이윤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이처럼 앞으로도 자산운용을 좀 더 강화해 보험에서 나는 손실을 메울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육운공제의 막내인데, 그 다음 주자로 배달라이더 공제조합이 손꼽힙니다. 국토부에서 보험 가입이 어려운 배달라이더들을 위해 공제조합 설립을 추진중인데, 이런 부분에서도 렌터카공제조합의 노하우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몇 년전부터 이륜차 공제조합을 만든다면서 찾아오는 분들이 여러명 있었습니다. 저희가 자문을 드리기도 하고 저희 실무진이 여러 번 설명도 드렸습니다. 오토바이는 조금 다를지 모르지만 자동차의 경우 독립된 보험회사로 정상적인 경영이 되려면 최소한 30만대 정도 보유계약을 유지해야 합니다. 그래야 고정비와 여러 비용을 고려했을 때 BP(손익분기점)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륜차도 30만대 이상, 최소한 통계적으로 의미있는 데이터가 형성돼야 가격이 안정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의 경우 악성 물건만 받은 보험사가 따로 있습니다. 이 보험사 가입자는 흑인과 히스패닉계처럼 비주류 노동자들이 많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는 계속 이익을 내고 있습니다. 제가 해당 보험사를 찾아가 보험관리 노하우를 듣고 경험한 결과, 가입자들이 올바른 행동을 해야 올바른 보험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우리나라는 아직 라이더들이 올바른 운전과 이에 대한 규율이 체계적으로 자리잡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 상태에서 아무리 보험상품을 잘 만들고 요율을 잘 만들어도 소용없어요. 국토부에서 낮은 보험료의 상품을 만들어 라이더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라이더들의 준법 의식을 높이기 위한 교육이 우선돼야 한다고 봅니다.

플랫폼업체들은 윤리적, 사회적인 면에서 책임의식을 갖고, 정부 규제가 없어도 자체적으로 운행차량과 라이더에 대한 교육을 해야 합니다.

올해가 렌터카공제조합 창립 10주년입니다. 앞으로 계획 및 비전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렌터카공제조합이 창립 10주년을 맞았습니다. 2004년 최초로 공제조합 설립을 시도한 이래, 7년간 세 차례 좌절을 경험했고, 2012년 11월 15일 육운업계 최초 독립공제 형태로 어렵게 첫 발을 내디뎠습니다.

조합을 설립한 취지는 사회적 약자인 렌터카 사업자들의 보험 가입 문제를 해결하고, 그들이 일하기 좋은 산업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함입니다. 이러한 취지에 맞게 원칙과 법규에 입각해 적법하고 투명한 경영을 해나갈 생각입니다.

앞으로 10년간 렌터카공제조합이 경영 원칙과 시스템, 지배구조, 전문 인력 등 선진 인프라를 완비하는 한편, 혁신을 통해 지속 가능성을 확장함으로서 렌터카 사업자들의 든든한 미래 동반자로 자리매김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10년간 경영의 기본 방향을 ‘비욘드 I.R.P.’(Beyond the Insurance, Beyond the Rent-a car, Beyond the Past)로 설정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완전히 새로운 모습의 조합으로 탈바꿈할 예정입니다. 단기적으로는 2022년의 4대 경영방침으로 본업의 경쟁력 강화, 경영 리스크 선제 대응, 조합원 사업지원 내실화, 새로운 성장기회 모색으로 설정하고 실천해 나가겠습니다.

끝으로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올해는 ‘검은 호랑이의 해’, 임인년(壬寅年)입니다. 예로부터 호랑이는 용맹, 명예, 그리고 해학을 상징한다고 한다. 지난 2년여 동안 누구랄 것 없이 코로나 팬데믹으로 어렵고 힘들었지만 우리 모두 호랑이처럼 용기와 강건함을 발휘하면서 언제나 유머와 소망을 잃지 말고 역경을 헤쳐 나가기를 기원합니다.

지나간 일들은 아무리 후회한들 되돌릴 수 없다. 그리스의 고대 철학자인 헤라클레이토스는 ‘같은 강물에 두 번 발을 담글 수는 없다’라는 명언을 남겼습니다. 지난해 아쉬웠던 부분들은 훌훌 털어버리고 이제 새롭게 다가올 2022년을 맞이해 우리 모두 열 두 척, 새로운 ‘시간의 배’들을 도전의 바다에 띄워 보길 바랍니다. 한국공제보험신문 독자 여러분의 모든 항해 계획과 수고하는 마음에 행운이 함께 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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