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재공제조합, 환경부 낙하산 고위직 독점...방만경영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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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재공제조합, 환경부 낙하산 고위직 독점...방만경영 논란
  • 홍정민 기자 hongchungmin@kongje.or.kr
  • 승인 2021.10.08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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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장, 2억3000만원으로 대통령급 급여
환경부 퇴직관료 특별채용, 별정직 신설해 억대 연봉
환피아, 퇴직금·수당·공로금도 특혜적용
재활용 조사 명목 해외출장, 5년간 4억원 지출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최근 5년간 포장재조합 이사장과 대통령 연봉. 자료=노웅래 의원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최근 5년간 포장재조합 이사장과 대통령 연봉. 자료=노웅래 의원실

[한국공제신문=홍정민 기자] 포장재재활용사업공제조합이 환경부 퇴직관료들이 고위직을 독점하며 방만하게 운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사장 급여가 대통령 연봉과 맞춰 지급되고 전직원의 절반이 법인카드를 사용하는 등 사실상 혈세를 낭비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포장재조합 이사장, 대통령과 동일 연봉...업무차량 사적사용까지

8일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포장재조합 이사장의 연봉은 2억3000만원으로 대통령과 같은 수준인 것으로 밝혀졌다. 2017년부터 포장재조합 이사장 급여는 대통령 연봉과 동일하게 지급받아 왔다. 심지어 2018년에는 대통령의 연봉은 1000만원 절감된 반면 포장재조합 이사장의 연봉은 1000만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장재조합 이사장은 지난 2013년 초대부터 4대까지 환경부 생활폐기물 과장, 대변인, 환경정책실장, 자연보전국장 등 환경부 고위공무원 출신들이 차지했다. 3대 이사장은 수도권매립지공사 사장 역임 당시 업무추진비 횡령 등의 의혹을 받던 중 자진사퇴한 바 있다.

운영세칙에 의하면 이사장, 상근임원 등 특정인에게 전용차량을 배정했으며 대통령 공식 의전차량과 같은 차량을 운행하고 있으며 전용차량을 위한 운전직도 별도 고용했다. 반면 환경부장관 차량은 수소차, 환경공단 이사장 차량은 전기차 등 무공해차량을 이용하고 있다.

또한 차량은 조합 임직원이 업무용으로 사용해야 하지만 운영세칙을 보면 임원이 타는 전용차량에 대해서는 예외를 적용해 자가용처럼 사용할 수 있게 했다.

2016년 이후 포장재조합 신규직원 채용현황. 자료=노웅래 의원실
2016년 이후 포장재조합 신규직원 채용현황. 자료=노웅래 의원실

환경부 출신 퇴직관료들은 공개경쟁이 아닌 특별채용을 통해 포장재조합에 입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포장재조합 운영규정상 신규채용은 공개경쟁을 통해 직원을 채용하게 돼 있으며 제한적인 경우에만 특별채용이 가능하도록 규정돼 있다.

그러나 2016년 이후 15명의 포장재조합 신규채용 가운데 3명이 특별채용됐다. 특별채용된 3명 모두 환경부 출신으로 일반 공채자 연봉은 3000만원~4000만원인 반면 이들의 연봉은 각각 1억5296만원, 8965만원, 1억2764만원의 연봉이 책정됐다.

2016년~2020년까지 포장재조합 법인카드 및 업무추진비 지출현황. 자료=노웅래 의원실
2016년~2020년까지 포장재조합 법인카드 및 업무추진비 지출현황. 자료=노웅래 의원실

임직원 절반 가량 법인카드 사용...2019년부터 법인카드 사용액 4억원 훌쩍 넘겨

노 의원실에서 포장재조합의 법인카드 및 업무추진비 지출현황을 분석한 결과, 2016년부터 2020년까지 매년 평균 8%씩 사용액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포장재조합의 법인카드 사용액은 2016년 2억9500만원이었다가 2017년과 2018년은 각각 3억2600만원, 3억2400만원으로 3억원대를 유지, 2019년 4억1400만원, 2020년 4억600만원으로 급증한 경향을 보였다. 업무추진비 역시 2018년 7500만원에서 2018년 9600만원, 2020년 9700만원으로 증가했다.

포장재조합 내부지침에 따르면 법인신용카드는 임원이나 본부장에게 각 1개씩 배부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실제 발급된 카드 수는 18개로 전체 40명 중 45%가 법인카드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포장재조합은 영업비밀 등의 이유를 대며 구체적인 사용내역 제출 요구를 거부했다.

포장재조합은 이사장을 보좌하고 업무를 집행 관리하는 별정직 이사대우 자리를 2019년 7월 신설했다. 운영규정 및 지침을 보면 별정직 이사대우의 연봉과 성과급, 퇴직급여, 제수당 등은 상임이사의 기준에 준한다.

이러한 방만경영이 가능한 이유는 이사장 뿐 아니라 주요 요직 전부 환경부 퇴직 관료들이 독점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일반직을 제외한 임원 2자리(이사장, 별정직 이사대우) 모두 환경부 출신이 차지하고 있으며, 정원 40명 중 환경부 출신 임직원 4명이 요직을 차지하고 있다.

포장재조합의 상임이사와 별정직 이사대우는 퇴직금, 수당 등에서도 특혜를 누렸다. 각종 수당은 이사장 재량으로 기준을 마련해 지급했다. 퇴직금은 통상 근속 연당 1개월을 적용함에도 포장재조합은 상임이사, 별정직 이사대우에 한해 근속 연당 2.5개월을 적용한 반면 일반직은 1개월을 적용했다. 또한 차량 유지비로 임원과 별정직 이사대우(업무용 차량 미지원자)에게 월 70만원을, 유류비로 이사 대우에게 월 50만원을 지급하는 규정을 마련했다.

포장재조합은 매년 3000만원~5000만원씩 본부장급 이상에게 공로금도 나눠줬다. 임직원에게 이사장 추천과 이사회 의결로 줄 수 있다고 규정돼 있지만 수령자 8명 중 5명이 환경부 출신인 것을 고려하면 사실상 환경부 퇴직자를 위한 특례제도에 해당된다.

또한 포장재조합은 지난 5년간 해외 출장명목으로 임직원이 아닌 여비로 4억원이 지출된 것으로 조사됐따. 포장재조합은 '해외 EPR제도 및 포장 트렌드 조사 연수' 명목으로 2015년부터 2019년에 이르기까지 매년 임직원이 아닌 16~19명의 여비로 약 8000만원을 지출했다. 2018년과 2019년 방문지는 각각 이탈리아·스위스, 체코·오스트리아로 지도점검을 나가는 환경공단 소속 직원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출장보고서에 따르면 여행 후 가이드가 제공한 서비스 및 숙박시설의 만족도까지 조사를 진행돼 업무와 무관한 내용임이 드러났다.

2015년~2019년까지 지난 5년간 포장재조합의 해외출장비용 집행금액. 자료=노웅래 의원실
2015년~2019년까지 지난 5년간 포장재조합의 해외출장비용 집행금액. 자료=노웅래 의원실

환경부, 말뿐인 감사·사실상 방치...“환피아 자기식구 감싸기”

포장재조합의 관리감독 권한을 가지고 있는 환경부 자원재활용과는 한국환경공단과 같이 매년 포장재조합을 대상으로 지도점검을 실시했다. 2016년, 2018년 지도점검 당시 법인 신용카드 사용 부적정, 업무추진비 부적적 사용 및 지출성 경비 관리 미흡을 지적했지만 근거자료를 남기지 않았다.

환경부는 조합이 공익법인으로 등록돼 감사를 받을 법적 의무와 책임이 없으며 단순 점검만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환경부 규정을 확인한 결과, 비영리법인에 대한 감사를 실시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어 환경부가 사실상 감사를 안 하고 그동안 방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노 의원은 환경부 국정감사에서 환경부장관에게 “포장재조합의 방만 운영의 원인은 환피아에 있다”며 “역대 이사장 모두 환경부 낙하산으로 환경부 퇴직관료들이 매번 이사장으로 부임하다 보니 환경부가 자기 식구라고 눈 감아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소비자가 매년 부담하는 수천억원의 분담금을 국회 통제도 안 받는 일개 조합에 맡기고 있다”며 “환피아들의 천국인 포장재조합을 없애고 환경공단으로 기능을 이관하는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 종합국감 전에 보고하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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