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의 사회적 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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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의 사회적 기여
  • 박상범 항공대 경영학부 교수 psb2214@hanmail.net
  • 승인 2021.08.02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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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공제신문=박상범 교수]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마스크를 끼고 다니는 상황에서 무더위는 정말 고통스럽다. 기후이변이 우리에게 본격적으로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 생각된다.

기술과 과학의 발전은 우리에게 편리함과 풍요로움을 선사하고 삶의 외연을 확장시킬 수 있는 기회와 능력을 가져다주고 있다. 다만, 이러한 혜택에는 항상 반대급부가 있다. 편리함에는 운동부족, 풍요로움에는 농약 등에 따른 오염, 삶의 외연확대의 일환으로 지구촌 어디든 24시간 안에 가볼 수 있는 현실은 돌연변이 전염병의 발생과 급속한 확산 등 다시 극복해야 하는 숙제를 동반한다.

기술과 과학의 발전은 자동화와 산업화를 거쳐 지식사회 및 정보화 사회로 우리를 이끌었고, 이러한 과정에서 사회의 질서와 문화는 물론 개인의 삶의 방식과 사고방식까지 변하고 있다. 서구사회와 같이 기독교를 기반으로 하여 사상적 발전과정이 일반인의 생활에 깊숙이 뿌리를 내리고 있는 경우는 개인이나 사회의 변화가 점진적이고 비교적 예측이 가능하지만, 우리나라나 중국과 같이 서구의 문명과 문화의 영향을 급속히 받은 경우 그 변화가 급속하고 예측이 상당히 어렵다.

최근 우연히 미디어를 통해 접하게 된 세계의 이색보험이라는 기사 중에 중국에서 판매되고 있다는 이혼보험을 보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몇 년 전 필자의 보험수업을 수강하던 학생 하나가 이혼보험을 개발하면 어떻겠냐고 문의했던 기억이 나서다. 그때 필자는 그 학생에게 도대체 그런 보험을 어디서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느냐고 힐난에 가까운 비판을 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 보험을 결혼식장에서 판매하고자 하면 몰매 맞을 각오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놀리기까지 했던 기억이다.

이혼보험은 부부 당사자 중 한쪽이 일방적으로 이혼의 원인을 제공했을 경우 남은 배우자가 보험금을 수령하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이혼율이 나날이 증가하고 있고, 관련된 재산권 등에 대한 분쟁 또한 증가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한번쯤 생각해볼 상황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우리나라는 민법에 미풍양속을 해치는 계약은 무효로 할 수 있다는 제약이 있긴 하지만, 알고 보면 이혼보험이 이혼을 조장하는 것이 아니라, 이혼을 하지 않도록 계도하고 상담과 조언을 하여 원만한 결혼생활이 영위되도록 조력한다고 하는 점에서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하기는 뭔가 꺼림칙한 느낌이다.

요즘 들어 우리의 전통이 무엇인가 라는 생각이 든다. 페르낭 브로델(Fernand Braudel)은 역사를 바다에 비유해 3분구조로 설명하고 있다. 역사의 맨 아래층 즉 심연에는 거의 움직이지 않는 바다가 있고, 그 위에 조류와 같은 흐름이 있고, 맨 위에는 파도와 같은 표면의 출렁거림이 있다는 것이다. 심연은 가족이나 인류애 등과 같이 삶의 기초가 되는 부분이고, 조류는 이념이나 주의와 같은 사조가 이에 해당할 것으로 볼 수 있고, 파도는 유행이나 트렌드 정도로 보면 적절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최근의 우리의 삶의 형태는 심연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우리와 같이 사회를 지탱하는 가치관이나 전통, 고유의 전통사상이 견고하지 못한 경우 변화의 속도와 변화의 방향을 예측하기 어렵다. 이럴 경우 역할을 기대해 볼 수 있는 부분의 하나가 집단지성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보험 역시 대중의 필요에 의해 집단지성을 활용해 고안해 낸 사회적 산물이라 볼 수 있는 매커니즘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그 역할의 외연을 넓혀야 할 시기라 본다.

소액단기보험 등 실생활에 필요한 여러 보험상품들이 생겨나고 있다. 중국의 이색보험 중에 사소하다고 볼 수 있는 반송보험과 같은 보험들이 존재하는데 이러한 보험은 보험의 기능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동시에 보험을 더욱 친숙하고 필요한 존재로 인식하여 그 역할에 대한 사회적 공감을 이끈다고 볼 수 있다. 국내의 보험업도 사회적 기여에 좀 더 중점을 둔 보험들을 개발하여 급변하는 사회가 집단지성에 기대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화해가는데 조력자가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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