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퀀시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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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퀀시 마케팅
  • 남상욱 서원대 경영학부 교수(한국보험교육연구원 대표) sangwooknam@hotmail.com
  • 승인 2021.07.1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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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공제신문=남상욱 교수] 한동안 커피를 안 마셨다. 커피를 마시면 잠도 안 오고 몸에도 썩 좋지 않아서였다. 그런데 요즘 다시 커피가 늘었다. 아무래도 코로나 19로 활동이 적어진 탓인 듯싶다.

습관이라는 것이 참 무섭다. 아침에 커피 한잔을 안 마시면 뭔가 빠트린 것 같은 찜찜함에 계속 눌린다. 그래서 커피를 끊지 못하고 있다. 이미 중독 단계로 들어선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가뜩이나 모닝커피에 빠져 있는 참인데, 식사 약속이 있거나 하는 날에는 으레 후식으로 커피를 마시곤 한다. 그렇게 마시다 보면 하루 서넛 잔을 넘기는 날도 종종 있다.

아마도 필자만 그런 것 같지는 않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독자도 곁에 커피 한잔 놓여 있을 성싶다. 또 길을 걷다 보면 유명 커피 프랜차이즈의 강렬한 손짓을 뿌리치지 못하고 자동으로 발길을 옮기는 독자도 상당하리라 생각된다.

커피도 커피지만, 커피를 몇 잔 마시면 커피점 로고가 그려진 아주 예쁘고 폼 나는 사은품을 받는다고 하면 커피점은 이내 북새통이 된다. 커피 주문 줄이 한없이 길어진다.

그 사은품은 시중에서는 살 수 없다. 해당 커피 프랜차이즈에서만 구할 수 있다. 물론 품귀현상 때문에 장외에서 고가로 거래되기도 한다. 더욱이 사은품의 정확한 증정 수량을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는다. 이 모두 희귀성을 높여 갖고 싶은 소유욕을 배가시키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유명 커피 프랜차이즈의 경우 때와 철에 따라 유혹 품목을 달리 가져간다. 소비자가 늘 관심을 두고 사은품 증정 행사가 언제나 개시될지, 이번에는 어떤 품목이 나올지 지켜보게 만든다.

가령 여름철에는 음료수를 시원하게 보관하는 쿨러, 캠핑이나 여행갈 때 요긴한 작은 트렁크 등이 나온다. 그러다 해가 바뀌는 때에는 플래너를 내놓는 식이다. 특히, 매년 겉 색상과 디자인이 달라지는 플래너는 매해 인기가 대단하다. 플래너를 받기 위한 경쟁이 최고조로 오른다.

당장 새로운 해가 시작되면 새 다이어리도 필요하고, 새해 1년 계획도 야무지게 세우고 싶은데 그것을 자기가 좋아하는, 또 남들이 가지고 싶어 하는 유명 커피 프랜차이즈의 로고가 박힌 플래너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기 때문이다. 소비자의 욕구를 이만큼 충족 시켜 주는 것이 또 없다.

갖고 싶고, 모으고 싶고, 옆에 두고 항상 바라보고 싶은 것을 만들어 소비자를 집중 공략한다. 그리고 소비자는 그것을 어렵사리 얻게 되면서 곧 마니아층으로 올라서게 된다. 충성 고객층이 형성되는 순간이다.

이것이 프리퀀시(frequency) 마케팅 전략이다.

어느 특정 제품을 다량 구매하거나, 서비스를 반복적으로 자주 이용하는 단골을 파악해 장기적으로 충성 고객으로 만드는 동시에 매상도 올리고 이익도 높이는 이 프리퀀시 마케팅 전략이 지금 시장에서 강렬히 먹혀들고 있다.

사실 우리 공제업이 공제회원을 대상으로 이 프리퀀시 마케팅을 벌이기에는 한계가 있다. 공제상품을 많이 가입하면 증정품을 준다 하면서 공제가입을 유인할 수도 없다.

하지만 프리퀀시 마케팅에서 따 올 수 있는 것이 있다. 간단하게는 공제협회 또는 공제회사 웹페이지에 회원들이 날마다 들어와 출석 도장을 찍게 하고, 그 출석 횟수에 따라 작은 보상을 해 줄 수 있다. 그러면서 공제업, 공제상품에 대한 이미지 변신도 꾀하고, 공제회원이 공제에 대해 좀 더 친밀하게 다가설 수 있는 분위기도 만들 수 있다.

또 하나는 작은 것이라도 고객이 갖고 싶고, 곁에 두고 싶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구매에 나서고 기꺼이 소비하도록 정성을 다해야 한다. 그래야 승산이 있다.

그리고 고객의 움직이는 성향을 잘 파악해야 한다. 소비자 연구가 필요하다. 공제회원의 마음에 쏙 들고, 가입해 소유하고 싶은 공제상품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장마가 시작됐다. 차랑차랑 유리창에 부딪히는 빗소리를 들으며 마시는 커피 맛이 참 깊다. 아무래도 커피는 못 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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