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2주년 서베이] 공제인, 공무원에게 바란다
상태바
[창간2주년 서베이] 공제인, 공무원에게 바란다
  • 홍정민 기자 hongchungmin@kongje.or.kr
  • 승인 2021.06.10 08: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제인 56% “공무원 갑질 경험”
공제인 64% “잦은 순환보직, 의사결정 늦어져 답답”
업무는 자율 진행, 전반적 상황만 보고...“공무원과 항시 연락”
“공제기관 실무자를 부하직원 아닌 파트너로 대해주길”

[한국공제신문=홍정민 기자] 공제업계 종사자 10명 중 6명은 주무부처 공무원에게 갑질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악의 갑질 경험은 ‘순환보직으로 바뀐 공무원이 기존에 추진 중인 업무를 무산시킬 때’가 선정됐고, ‘근무시간 외에 잦은 연락 후 업무지시’, ‘급한 일이 아닌데 세종으로 대면보고 지시’, ‘반말 등 비인간적 태도’ 등도 불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한국공제신문이 창간 2주년을 맞아 ‘공제와 공무원’을 주제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확인됐다. 이번 설문은 공제기관 실무자들이 평소 주무부처 공무원들과 업무를 진행하며 마주치는 다양한 상황을 파악하고, 현장의 목소리와 현실적인 고민을 함께 나누기 위해 마련됐다. 설문조사는 5월 25일부터 5월 31일까지 일주일동안 진행됐으며 총 39명의 공제업계 종사자가 참여해 허심탄회한 속마음을 드러냈다.

자료=한국공제신문
자료=한국공제신문

잦은 순환보직 불편, 담당자 바뀌면 ‘프로젝트 리셋’

우선 공무원과 업무 수행시 힘들었던 점(중복응답 가능)을 물어본 결과 응답자의 64.1%가 ‘공무원이 순환보직이라 담당공무원이 바뀔때마다 프로젝트를 처음부터 다시 보고하는 것’과 ‘시간이 촉박하게 자료를 요청할 때’라고 답변했다.

A공제기관 실무자는 “공무원이 순환되는 기간 자체가 짧기도 하고 업무 도중 출산, 승진, 이직 등의 이유로 교체주기가 짧고 횟수도 많아 매번 프로젝트를 처음부터 다시 설명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B공제인은 “갑자기 공무원에게 연락이 와서 시일을 촉박하게 방대한 자료를 요청한 경우가 있어 난감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업무 피드백이 늦게 와서 진행이 지연’(30.8%), ‘업무 수행시 사소한 것까지 일일이 컴펌받으며 진행’(23.1%), ‘공무원이 공제기관에 무관심해 연락이나 미팅이 어려울 때’(20.5%)가 꼽혔다.

공무원의 갑질을 경험해 본적이 있냐는 질문에 56.4%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들에게 어떤 갑질을 경험했냐(중복 응답 가능)고 질문한 결과 ‘순환보직으로 공무원 교체시 바뀐 공무원 성향에 따라 추진 중인 업무를 무산시킬 때’(71.8%)이 압도적인 1위로 꼽혔다.

‘근무시간 외에 잦은 연락 후 업무지시’가 35.9%로 그 뒤를 이었다. 이밖에 ‘급한 사항이 아닌데 세종으로 직접 대면보고 지시’(10.3%), ‘업무 외 사적인 일 지시’(5.1%), ‘반말 등 비인간적 태도로 업무지시, 윽박지르기’(5.1%) 등의 의견이 있었다.

C공제기관 관계자는 “정기감사를 앞두고 시일이 촉박하게 방대한 자료를 요청해 주말에 일한 뒤 세종으로 직접 보고하러 간 적이 있었다”고 전했다.

정기감사 혹은 특별감사를 받은 적이 있는 공제인은 응답자의 56.4%를 차지했다. 감사과정에서 심한 요구사항을 받았던 공제인은 12.8%였다. 이들은 ‘부처출신 직원들의 일방적인 의견중심의 감사’, ‘주어진 시간 대비 과다한 자료, 유사한 내용 관련해 반복된 자료 요구’, ‘조합 내부 규정을 피감기관에 불리하게 일방적으로 해석’, ‘선물 등 김영란법 위반사항을 우회적으로 요구’ 등의 의견이 있었다.

자료=한국공제신문
자료=한국공제신문

업무 협업방식 및 연락 빈도, “주무부처마다 천차만별”

주무부처와 업무협의시 어느 단계부터 협업하는지에 대해서는 ‘공제기관에서 자율적으로 수행하되 전반적인 사항만 공무원과 협의한다’는 의견이 56.4%로 나와 눈길을 끌었다. 이와 함께 ‘첫 기획 단계부터 종료 단계까지 전부 다 관여한다’가 41%를 차지했으며 ‘기획 후 시장조사 및 자료조사 단계부터 컨펌한다’가 2.6%로 나타났다.

D공제업계 관계자는 “주무부처 별로 공제기관과 협업하는 방식이 달라서 이런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주무부처에서 가장 많이 간섭하는 업무(중복 응답 가능)는 ‘상품개발’(38.5%)로 집계됐다. 이어 ‘출자사업 및 산하사업체 관리’(35.9%), ‘자산운용’(30.8%), ‘인사채용’(10.3%)가 뒤를 이었다.

주무부처 공무원과 연락하는 빈도는 ‘항시 연락’(28.9%)이 가장 많았다. ‘매달’(21.1%), ‘거의 안함’(18.4%), ‘매주’(15.8%), ‘분기별’(15.8%)이 그 뒤를 이었다. 연락 빈도의 분포도가 일정하지 않았던 이유는 주무부처의 성향에 따라 연락하는 횟수가 달랐던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공무원과 직접 연락해 좋았던 경험으로는 ‘법령개정 등 국회와 대관업무 과정에서 협조 요청하기 좋다’(56.4%)가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이밖에 ‘신속한 민원처리 가능’(17.9%), ‘주무부처 통해 공제기관 상품출시 및 캠페인 등 적극적인 홍보 가능’(17.9%) 등이 있었다.

공무원에게 바라는 점은?

앞으로 주무부처 공무원에게 바라는 점을 주관식으로 묻는 질문도 설문조사를 통해 물어봤다. 전체 응답자 39명 중 약 70%에 달하는 26명이 답변해 주목된다. 그만큼 평소 공무원에게 쌓인 게 많으며, 이런 고충을 토로할 자리가 없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우선 공무원의 순환보직으로 빈번한 담당자 교체가 이뤄지는 부분에 대한 불만이 상당했다.

“업무 담당자의 잦은 교체로 인한 업무 연속성과 효율성이 저해됩니다”
“1년 순환을 3년 이상으로 바꾸는 식으로 순환보직의 빈번함이 줄었으면 좋겠습니다”
“잦은 인사이동으로 전문분야인 공제의 이해가 필요한 부분이 있으나 짧은 시간 이를 이해하고 적극적인 협조를 받기 어렵기 때문에 자주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담당자가 빈번하게 교체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시일이 촉박하지 않게 검토할 여유를 주고 업무 데드라인을 정했으면 좋겠고, 자주 바뀌더라도 담당자가 책임감 있게 업무를 끌고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공무원들이 공제기관 실무자를 부하직원 대하듯 하지 말아줬으면 한다는 쓴소리도 많았다. 수직적 상하관계로 대하는 태도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산하기관이라는 생각보다 파트너라는 사고가 기본적 소양이 되길 바랍니다”
“수평적 위치에서 동등하게 업무를 진행해 협업했으면 좋겠습니다”
“본인의 판단이 무조건 맞다고 주장하지 말고 상호 동등한 위치에서 함께 고민하고 피드백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자율적인 업무 추진, 촉박한 업무 요청 금지, 빠른 피드백 요청 등에 대한 의견도 눈에 띄었다. 공무원들이 공제조합에 수시로 간섭하거나, 갑자기 방대한 자료를 달라는 등 무리한 요구로 불편한 일이 많았다는 하소연이다.

“기관 운영의 자율성을 보장했으면 좋겠습니다”
“자율성 보장 바랍니다”
“빠른 피드백 바랍니다”
“자료요청시 시간적 여유를 조금 더 주셨으면 합니다”
“충분한 시간을 두고 자료 요청을 하면 좋겠습니다”

이밖에 공제기관에 대한 주무부처의 태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다수 제기됐다.

“공제기관은 공무원이 수행하는 공적인 업무를 돕기 위해 존재하는 산하단체이므로 해당 기관 입장에서 판단하고 행동하는 역지사지의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공제조합도 금융기관으로써 주무부처의 관심과 합리적인 지도감독이 필요합니다”
“어설프게 아는 것보다 완전한 무관심이 낫습니다”
“기관의 성격, 상황을 고려해 지도하고 민관 협력체계를 통해 공익법인으로써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여건 조성과 공무원들의 의식개선이 필요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